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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강현욱, 김완주 그리고 송하진 - 조상진

조상진(본보 논설위원)

지금은 신구(新舊) 권력의 교체기다. 이제 열흘 남짓 지나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노무현 정부는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취임에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가 설익은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이 당선자의 지지율이 하향세라고 한다. 당선자측 자체조사 결과 최고치에서 10%포인트 빠져 60%대라는 것이다. 벌써 이명박 브랜드의 신선감이 떨어지고, 피로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출범초 9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중 하나가 신구 권력의 갈등 양상이다. 대표적인 게 정부조직 개편안이다. 노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대폭 줄인 인수위 안에 대해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허무는 것”이라면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나가는 사람 등 뒤에 구정물을 뒤집어 씌우거나 소금을 뿌리지 말라”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거부권 행사의 뜻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나 인수위측에서는 ‘몽니 부리지 말라’ ‘대한민국 역사를 10년 뒤로 후퇴시킨 역사의 죄인’이라는 비난을 퍼부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 당선인이 나서 참여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진정세에 들어섰다. 통일부 존치 등 타협안도 내놓았다. 이같은 갈등은 권력 이동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0년만에 진보에서 보수로 이동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이를 지방권력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2006년 5·31 지방선거 과정에서 강현욱 지사와 김완주 전주 시장은 꽤 불편한 관계였다. 지사 자리를 놓고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선거 1년 전부터 김 시장은 전북도가 전주시정에 발목을 잡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강 지사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대단히 서운해 하는 가운데 도정의 수장이 김완주 지사로 교체되었다. 서먹한 관계는 1년 이상 지속되었다. 중간에 사람을 넣어 ‘골프회동’을 갖기도 했지만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이후 인간적 만남을 통해 앙금이 일부 풀렸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런 와중에 정권이 바뀌고, 강 전지사가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새만금 TF팀장으로 발탁되었다. 위상이 오히려 역전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러한 양상은 2008년 현재 김 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주시 주변에선 김 지사가 전주시의 주요사업에 번번이 브레이크를 건다고 불만이다. 전라감영 복원에 대한 반대가 대표적인 예다. 이에 앞서 영상위원회나 콜센터 유치 등 부딪치는 사업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송 시장이 김 지사의 시장 재임시 역점사업이었던 경전철 사업을 취소한데 대한 보복조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가 김 지사의 측근들이 송 시장을 잠재적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반면 김 지사측에선 아직 깜도 되지 않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권력을 놓고 벌이는 파워게임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이나 도민들은 불안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배려라 하지 않던가.

 

/조상진(본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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