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지고 뜨는 '삼라만상'…그 누군들 막을소냐…무자년이여! 잘가시오
해는 오늘 지면 내일 떠오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연말이면 같은 일몰이지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무언가 아쉽고, 짧게만 느껴지고, 부끄러움마저 들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끝은 아닙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다짐을 하며 변화를 꾀합니다. 촛불시위에 담긴 뜨거운 열정과 변화에 대한 갈망, 비록 밑바닥을 보인 펀드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등을 담아 새날을 맞을 채비를 합니다.
탁트인 바다, 또는 산 꼭대기에서 서서 마지막 붉은 빛과 노을을 토하는 오늘의 해를 떠나 보냅니다. 새로운 해와 새로워진 '우리'에게 그 자리를 내주는 의식인 셈입니다.
철썩 철썩…. 서해 바다가 소곤거리는 듯한 파도소리만 지구의 시간을 알리듯 재깍거립니다.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에서의 일몰, 함께 하시겠습니까?
1.7km에 이르는 백사장에서 마주하는 해넘이는 한적한 구시포 해수욕장이 주는 황홀경입니다.
바닷가를 아늑하게 에워싼 소나무숲 아래서 서쪽을 바라보면 수평선에 걸린 석양이 마지막 붉은 빛을 토해냅니다. 반짝 반짝 빛나던 금모래도 함께 수줍은 새색시 마냥 홍조를 띱니다.
해는 또 해수욕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가막도 허리 위에서 춤을 추다가 반쯤 걸리며 오메가 형상을 만들었다가 이내 지친 몸을 쉬려는 듯 바다 속으로 빠져 버립니다. 그렇다고 해넘이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해는 수평선 넘어로 모습을 감췄어도 하늘과 구름을 한 번 더 찬란하게 형형 색깔로 물들이며 사람들의 감탄사를 자아낼 기회를 줍니다.
고창군과 구시포 상가번영회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5시부터 구시포해수욕장에서 해넘이 축제를 엽니다.
'기축년 새해 희망과 번영, 그리고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여행, 낭만을 위하여'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해넘이와 송년·새해 메시지 적기, 통기타 라이브 공연, 모닥불 점화, 방문객 다 함께 노래 부르기 등으로 새해 첫날 새벽까지 이어집니다. 고창농악보존회와 지역 사물농악대원 100명이 풍물놀이로 흥을 돋우고 1천 발의 불꽃 쇼도 펼쳐집니다.
이날 일몰 시작 시각은 오후 5시 30분으로 20여분 동안 붉은 노을을 안고 서해로 잠기는 무자년(戊子年) 마지막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넘이 파노라마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1시간 전에는 현장에 도착해서 명장자리를 탐색해두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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