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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누가 통합을 반대하는가 - 백성일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전주나 완주가 이름 값을 제대로 하려면 통합되야 마땅하다. 전주나 완주는 한글로 표기 했을 때 차이가 나지만 한문 표기상으로는 같다. 역사성 생활권 문화권이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통합의 당위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지만 정치권 등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반대하거나 주춤거려 진전이 안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완주군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반대측이 더 많게 나타나 자칫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전주 완주 통합의 첫번째 걸림돌은 정치권이다. 국회의원들과 시장 군수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김제 완주 국회의원 선거구역이 하나로 묶여 있는 것이 통합을 방해하고 있다. 김제와 완주가 하나의 국회의원 선거구로 획정된 것 자체가 잘못이다. 게리멘더링과 같다. 김제와 완주는 역사적으로 봐도 동질성이 없다. 완주군 운주면 사람들과 김제시 진봉면 사람들의 정치적 이해가 같은 수는 없다. 잘못된 선거구 획정이다.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당장 최규성 의원이 타격 받을 수 있다. 최의원은 주민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속내는 통합에 반대다. 전주 국회의원들도 입장이 다르다. 시민 절대 다수가 찬성 입장을 보인데도 정동영 신건의원과 장세환의원의 입장이 다르다. 복당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정 신 두의원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강력한 액션은 없다. 굳이 최의원의 심기를 거스를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이 처한 현실적 상황에 따라 각자 셈법이 다른 것이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간 단체가 나서서 찬 반 운동을 벌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권이 '보이지 않은 손'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런 깊은 뜻도 모르면서 꼭두각시 마냥 놀아 난다. 선출직 공직자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자신의 한몸을 불사르겠다고 밝히지만 속내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대중을 기만하고 속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게 한국 정치인의 실상인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나 기초 광역의원 출마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너무 살피는 것도 문제다.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틀어 쥐고 있어 꼼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 정치적 생명줄이 걸려 있는 전주 완주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주 사람들의 의식과 기질도 문제다.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한 어정쩡한 태도가 문제다. 기회주의적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옳은 일에 적극 나서는 것이 행동하는 양심이 아닌가. 전주시민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니까 대접 받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지금 전주 완주 통합 문제는 중대 국면을 맞았다. 가장 이성적으로 판단해야할 문제가 비 이성적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수 강경반대파가 상당수 주민을 몰모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걸린 반대 플래카드 내용을 보면 확연하다.바람몰이식과 다름없을 정도로 감성으로 내몬다. 마치 섬뜩할 정도로 부안 방폐장 사건처럼 몰아 가는 느낌도 받는다. 그러나 통합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다' 와 '결국 통합이 될 것이다'라는 응답이 각각 41.8%와 41.5%로 조사돼 양 지역의 통합 여지를 남겼다.

 

전주 완주통합에 민간인만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통합문제에 정동영의원 등 정치인들이 디딤돌로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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