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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왜 영혼을 파는가 - 백성일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선거가 일상이 돼버렸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인간들의 탐욕들이 얼마나 서려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말이 선의 경쟁이지 피튀기는 게임이다. 내년 6.2 지방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들의 윤곽과 당 공천과 관계되는 말들도 나돈다. 전북에서는 민주당 주가만 올라간다. 요즘같으면 국회의원도 할만하다.

 

현역 단체장들은 또다시 해먹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분댄다.업무도 선거와 다 관련된다. 행사에 참석해서 축사하고 낯내는 것이 다반사다. 행사 끝나면 TV와 신문에 크게 난다. 요즘같으면 하루에도 단체장들은 몇차례씩 행사장에서 만나 서로를 추켜 세우기에 바쁘다. 단체장은 역시 매력 있는 자리다. 어렵게 고시합격해도 그만한 영예는 못 누린다. 본인만이 아니라 부인들까지도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대접받는다.

 

현직들은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이나 다름없다. 밥먹는 것도 홍보하는 것도 자기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물론 조직 관리하는데는 큰 돈이 들겠지만 일단은 절반의 성공을 안고 나선다. 단체장은 잘 훈련된 공무원들을 때로는 사병 부리듯이 할 수 있다. 노조가 있어도 인사권을 갖고 있어 왕 노릇 한다. 의원들이나 잘 길들여 놓으면 단체장 잘 한다는 소리 듣게 돼 있다.

 

단체장의 인사권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공무원들이 단체장 눈밖에 나면 공직 생활은 끝장이다.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좋은 자리로 가서 승진하기 위해 줄서기를 한다.고시 합격자도 마찬가지다. 한직으로 몇번 내몰리다 보면 고시 합격한 것이 후회스러울 수도 있다. 선거 때 기쓰고 돈 갖다주거나 운동해서 줄서는 사람보다 못한다. 영혼 없는 사람들이 이래서 만들어 진다.

 

선거는 편나누기로 끝난다. 선거 때 캠프를 오가며 직 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은 후일이 보장된다. 인사 때마다 전리품 나눠 갖듯이 승승장구한다. 공직자들의 유혹은 계속된다. 오직 단체장 한 사람만을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팔면 되기 때문이다. 그 댓가로 자신은 호가호위할 수 있다. 공직 생활하는 동안 단체장이 챙겨주고 승진 잘되면 이만한 장사는 없는 것이다. 보험을 왜 들겠는가.

 

그러나 몇 사람만 감싸고 좋게 하다보면 그 부작용은 커진다. 능력도 없는 사람이 손바닥만 잘 비벼서 좋은 자리에 앉으면 그건 조직을 병들게 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인사 불만도 못한다. 공무원 생활 그만 두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불이익을 봐도 가만히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다. 단체장의 능력과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사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잘들 활용한다. 몇년하다보면 귀신이 돼 버린다.

 

공무원 이외에도 선거꾼들은 많다. 선거가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논공행상을 한다. 단체장들이 챙겨 줄 수 있는 자리가 꽤 많다. 막말로 교수나 전문가들은 용역을 주거나 각종 위원회에 끼워주면 된다. 유공 정도에 따라 임기동안 보이지 않는 실력자가 되는 것이다. 공무원들도 이들 눈치를 살피게 돼 있다. 한마디로 호가호위하면서 산다. 지역유지 행세하면서 떵떵거린다. 이 맛에 길 들여져 선거 때 운동한답시고 천방지축 설치는 것이다.

 

아무튼 민주당은 전북에서 매너리즘을 벗어나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조자룡 헌칼 쓰듯 상식에 어긋난 공천을 하면 안된다. 전북 공천부터 잘하면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지역 망치는 얼간이 공직자도 사라진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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