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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선거가 아직도 쩐(錢)과의 전쟁 - 백성일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SBS에서 수목드라마로 방영했던 박신양 주연의 "쩐의 전쟁"이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다.사채업자가 등장하는 다소 엉뚱한 소재였지만 흔히 돈에 죽고 사는 우리네 아픈 생활상을 떠올리게 한다.극중 박신양의 아래 멘트는 머리에 비수처럼 와서 꽂힌다."아직도 모르겠어,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라구" 돈이 웬수다.돈 때문에 죽고 사는 일이 너무도 많다.돈만 있으면 명예도 권력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3월로 접어 들면서 선거 공기가 확 달라졌다.입지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빨라졌다.각당 도지사 후보들의 윤곽과 민주당 후보 공천 방식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정당 공천 없는 교육감선거는 최규호 현교육감 불출마로 지금껏 5명이 각축을 벌인다.최감이 누구를 지원한다더라는 배후지원설과 줄세우기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여기에다 전북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 꼴찌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학력 꼴찌 말고 청렴도도 하위권이어서 전북 교육은 한마디로 중증환자나 다름 없다.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다고 장탄식을 늘어 놓는다.이런 상황에서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 짓지 않고 오히려 선거에 나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8가지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몹시 헷갈린다.후보의 지명도 싸움으로 끝날 공산이 짙다.현직들이나 도전자들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처럼 여긴다.지사 선거는 아직껏 분위기가 잡히지 않았지만 교육감 선거는 본선거여서 경쟁이 치열하다.전국 동시 선거라는 특성 때문에 지역 정서의 높은 벽이 또다시 쳐졌다.도내서는 이 때문에 정동영의원의 주가만 상종가로 치솟았다.

 

그간 여러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지역마다 선거꾼들이 많이 늘었다.2년 간격으로 선거가 교대로 치러지자 거의 직업이 되다시피한 선거꾼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이들 선거꾼들은 일찌감치 당선 가능성과 인지도가 높은 쪽으로 대거 몰렸다.대다수 선거꾼들은 그간 선거판에서 배우고 익힌 내용을 선거판에 접목시켜 한가락 한답시고 부산을 떨고 있다.메뚜기도 한철인데 그냥 지나칠리 만무하다.

 

문제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조직 선거를 한다는데 있다.이 때문에 정치신인이나 돈 없는 사람은 선거에 나섰다가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아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현행 선거법이 예전에 비해 엄격해졌지만 지금도 조직을 갖춘 후보들은 엄청나게 실탄을 쓴다.실제로는 공천 받기 위해 들어간 '공천 헌금'까지 합치면 법정선거 비용 보다 두 세배 이상은 더 쓴다.직접 유권자에게 돈을 뿌리는 경우는 줄었지만 비공식 선거운동원의 활동비와 유권자 접대비 등으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예비후보 등록 전부터 산악회,향우회,종친회,학교 동창 모임 등 모임들을 가동하고 거기에서 술과 밥을 제공하는데 돈이 필요하다.자칫 한강 투석이 될 수 있지만 돈 주지 않으면 선거조직이 움직이지 않아 친 인척 한테도 돈을 준다는 것이다.후보의 인물 됨됨이나 정책 공약등을 비교해서 후보를 판가름 하면 모든게 끝나는데 그렇지 않은데서 사단이 난다.이번에도 선거기일이 가까워지면서 알게 모르게 '쩐과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돈 많은 쪽이 벌써부터 후끈거리고 있다.임기동안 선거 비용 충당하기도 어려운 판에 왜들 원가계산도 안하고 겁없이 무작정 출마하는지 모르겠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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