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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후보자의 덕(德) - 백성일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뛸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준비가 미흡한 선수까지도 허겁지겁 링에 올라왔다.선거 때만 닥치면 메뚜기처럼 출마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마치 선거를 즐기는 것 같다.웃기는 대목이다.한마디로 깜도 안되는 사람이 출마한 경우도 있다.뒤에서 손가락질 하는줄 모르고 마냥 기고만장한다.코미디 같으면 재미라도 있지만 씁쓸하다.선거는 자신이 살아온 내력이 모두 벌거 벗겨지는 과정이다.그래서 동냥 벼슬 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에 나오는 주인공 임종술이 떠오른다.완장 찬 종술이 처럼 보이는 후보가 있다.무식하면 용감해 지듯이 저 사람은 아닌데 하는 사람까지도 후보자 이름에 올라 있다.선거직은 아무나 나가는 자리가 아니다.그간 정치판에 오래동안 기웃거린 사람들이 선출직에 나가다 보니까 쉽게 생각한 것 같다.우리 정치 풍토하에서는 선거에 맛 들이면 말로가 안좋다.본인은 말할 것 없고 주변 사람까지도 힘들어 진다.

 

아무리 깨끗하게 선거를 치른다 해도 돈 아니면 안된다고 각 후보들은 볼멘소리를 한다.요즘에는 5만원짜리 고액권이 나와 돈 쓸게 없다는 것이다.자칫 한강 투석이 된다는 것이다.벌써부터 각 후보 사무실에는 돈 냄새 맡고 선거꾼들이 찾아든다.마치 부나비처럼 몰려든다.돈 있는 후보가 돈 안쓰면 엉뚱한 흑색선전으로 괴롭힘을 당한다.후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기에 이들을 야박스럽게 내쫓기도 어렵다.그간 지방선거가 여러차례 실시된 바람에 지역에도 선거꾼들이 많아졌다.좋게 말해 전문가지 실상은 브로커나 다름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나 수사기관에서는 돈 선거에 철퇴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그러나 이미 예비후보자 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상당액의 자금을 썼다.사무실 연 날부터 돈은 소리없이 들어간다.기본 경비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후보자와 참모들이 보이지 않게 쓰는 돈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당선 가능성이라도 높은 후보는 그나마 괜찮다.그렇지 않은 후보는 실탄이 동나 사람들의 발길마저 뜸하다.세상 인심은 그렇게 냉정한 것이다.

 

유권자의 이율배반적인 면이 문제다.깨끗하고 능력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마땅하지만 속내는 그렇지가 않다.앞에서는 깨끗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면서도 돌아서면 돈 많은 후보로 줄서는 경우가 많다.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번진 경우도 많다.정당공천제가 결국은 돈 선거의 주범이 됐다.국회의원들이 후보를 줄세우기 하는 바람에 선거가 혼탁해졌고 돈 선거가 횡행해졌다.

 

사실은 원가계산으로 맞지 않은 것이 선거직이다.명예나 봉사 하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아예 접는 편이 낫다.4년간 월급을 다 합해도 본전을 채울 수 없다.결국 본전 뽑기 위해 무리한 짓을 한다.본인 혼자 감옥 가는 것으로 불행은 끝나지 않는다.자치단체도 거들 난다.공이 유권자에게 넘어 온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돈 많이 쓰는 후보는 반듯이 떨어 뜨려야 한다.

 

유권자는 아무리 생업에 쫓기더라도 잠시 틈내 후보들을 살펴야 한다.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살피면 그만이다.깨끗하게 열심히 살아왔느냐를 보면 그만이다.그래서 재산형성 과정이 뭣보다 중요하다.선출직에 대한 여론은 건설회사 오너들이 너무도 잘 안다.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이해관계를 가져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정확하다.평소 덕을 쌓은 후보는 선거판에서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결국 승리한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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