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다수 사망자를 낸 신종 변종 박테리아공포가 유럽 대륙을 넘어 미국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신종 박테리아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발생원인이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음식물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유럽산 채소 수입 금지 조치로 이어지면서 외교갈등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 "美, 英서도 의심 환자 발생"=2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날 새 변종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3명의환자가 발생했으며 현재 정확한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독일을 여행하고 온 뒤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보건당국도 최근 독일을 여행하고 온 영국인 3명과 독일인 4명이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됐으며 최근 독일에서 발생한 변종 박테리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에서 발생한 환자 3명은 심각한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세가 나타났으며 나머지 4명은 혈변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변종 박테리아는 지난달 22일 독일에서 처음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약 2천 명 이상이 감염됐으며 독일 17명, 스웨덴 1명 등 유럽에서만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니더작센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함부르크 등 독일 북부 출신이거나 이들 지역을 여행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실체는 변종 병원성 대장균"=2일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 박테리아가 병원성 대장균(E.coli)의 변종인 '시가 톡신 생성 대장균'(Shiga toxin-producing Escherichia coli STEC)'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병원체는 'STEC 혈청군 0104:H4'으로 드러났다.
STEC 0104 대장균 감염으로 인한 HUS 증세는 주로 5살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어른, 특히 3분의 2 이상이 여성들에게서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웨덴 질병통제센터도 지금까지 스웨덴에서 발생한 46건의 HUS 중 90%는 40세 이상에서 발생했고 특히 50~69세 사이가 대부분이며 20세 이하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CDC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에서 최근 발병과 연관된 HUS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ECDC는 "STEC에 감염되면 전형적으로 미열과 구토와 함께 복통이 발생하며 흔히피가 섞인 설사를 동반한다"며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5일에서 7일 내 회복한다"고 말했다.
◆ 감염 경로 몰라 공포 확산=그러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ECDC는 "오염된 음식이 감염 수단인 것으로 보이지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생우유나 익히지 않은 고기와 관련이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동물이 감염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채소에 사용되는 오염된 거름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식을 통한 감염을 피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은 완전히 익혀서 먹을 것을 권했다.
러시아는 2일 유럽에서 확산하는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우려로 EU 27개 회원국으로부터 채소 수입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연간 유럽으로부터 8억6천800만달러어치의 채소를 수입한다.
아랍에미리트도 앞서 독일과 스페인, 덴마크, 네덜란드산 오이 수입을 금지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수입 금지 조처를 즉각 해제하라고 요청했으며 러시아 당국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日, 0-157 식중독균 비상=이런 가운데 일본 도요마현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 0-157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교토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이 지역에 있는 한식 체인점 '규가쿠'에서 식사를 한 뒤 식중독에 걸린 20명 중 15명에서 0-157이 검출됐다고 현지 관리가 전했다.
이 대장균은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신종 변종 박테리아와는 다른 것으로, 해당 식당 운영업체 측은 호주산 수입 쇠고기로 인해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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