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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아이, 키 안 큰다

키 크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 말은 현재로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현재 북한처럼 먹는 절대량이 부족했던 1960~1970년대에는 이 속설이 맞았겠지만 초·중·고등학생 7명중 1명이 비만인 요즘에는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되어 도리어 키가 크지 않게 된다.

 

비만인 아이들을 얼핏 보면 키가 커 보인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확실히 살이 많이 찐 아이가 다른 아이들 보다 빨리 큰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에 이르러서는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게 되고 중학교에 들어서 다른 아이들이 계속 자라고 있을 때 2차 성징이 끝남과 동시에 성장판도 빨리 닫히게 되어 키가 1~2cm 정도밖에 안 자라 결과적으로는 키가 작은 아이가 된다.

 

몸에 체지방이 많으면 이 지방세포에서 렙틴이라는 물질을 만들고 이는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만 10세 이전에 초경을 하는 경우, 남자아이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4ml 이상 커진 경우를 성조숙증이라 하는데 비만은 곧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따라서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너무 먹지 않는 영양실조의 경우도 주의해야겠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으로 키가 안 크는 경우 또한 요즘에는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비만한 아이를 키 크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비만하다고 해서 어른처럼 무작정 안 먹게 하는 다이어트를 시키면 이 또한 성장에 방해가 되므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식단을 바꾸는 것이다. 열량 높은 고칼로리 음식을 피해서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하루 1800kcal, 고학년의 경우 남자가 2200kcal, 여자는 1900kcal 에 맞춰서 먹이되 볶음, 튀김 요리는 피하고 저지방 고단백질인 달걀흰자, 생선, 닭가슴살, 저지방우유, 연어, 굴, 홍합 등의 음식을 먹이는 게 좋다. 두 번째로는 좋아하는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살찐 아이들은 대체로 운동을 싫어하는데, 그러다 보면 근육의 힘이 약해져 운동능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나중에는 체력이 약해 운동을 잘할 수 없다는 열등감마저 생겨 더더욱 운동을 기피하게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시키지 말고 운동량이 적고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보고 운동을 시킨다. 아이의 성향과 관심도에 따라 분명히 좋아하는 운동이 있으니 무작정 한군데 보내서 안 한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다만 기계체조, 역도, 씨름, 레슬링, 유도 등과 같은 무거운 것을 들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운동, 체중을 너무 많이 싣는 운동은 삼가야한다. 다리에 무리를 주어 성장판에 혈액 공급이 잘 안되거나 충격으로 인해 성장판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을 빼면서도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과 마사지 등으로 이루어진 전문 클리닉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동윤(전주 드림솔병원 한방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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