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길었던 장마가 끝남과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삼복 더위가 전국을 엄습하고 있다.
갑작스런 더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많은 땀을 흘리고 소화 장애와 배변 장애을 겪고 있다. 또 무더위에 다른 두통과 식욕부진, 그리고 기력과 집중력 저하 현상을 보이면서 고충을 호소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더위 먹었다'라고 표현되어지는 병으로 한의학 병명으로는 '주하병(注夏病)' 이라고 부른다.
또한 주하병은 두뇌의 정신집중장애를 일으키므로 직장에서의 작업능률과 판단력을 저하시키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주하병 증세가 심해지면 잦은 짜증과 함께 망각증상 등의 정신활동 및 행동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주하병은 특히 평소 체질이 약한 사람과 소아, 노인들의 경우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주하병은 더운 날씨로 인해 입맛을 잃어 체내로의 충분한 영양 공급이 안 된 상태에서 찬 음식의 섭취로 인해 위와 장의 기능이 저하될 때 주로 발생한다.
즉, 더운 날씨로 인해 과도한 발한(땀을 분비해 체온을 조절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어 우리 몸의 진액이 부족해짐으로써 음허(陰虛)의 상태가 되고, 그로 인해 우리 몸의 내부 장기의 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 주하병이다. 그 중에서 특히 평소 체질이 허약하고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허약한 부류에 속한 사람들이 더위 속에서 과로하게 되면 쉽게 발병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주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너무 높은 날이나 시간대에는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직사광선에의 노출을 피해야 하며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여 빼앗긴 수분을 몸 속에 공급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수분 섭취는 무조건 많이하면 좋은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1.5~2리터(L) 수준을 유지해주는 게 좋다. 과량의 수분 섭취 자체가 때로는 위장의 소화기능을 저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충분한 운동을 병행하게 되면 우리 몸이 체외의 온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져 주하병에 걸릴 확률도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여름이라 하여 지나치게 차가운 음료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특히 위와 장의 기능을 크게 저하시키므로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여름철에 기운이 없고 땀을 자주 흘리는 경우에는 주로 생맥산(生脈散), 청서익기탕, 익원산, 보중익기탕 등의 처방등을 기본으로 하여 위에서 언급한 증상들에 따라서 적절한 한약재를 가감하여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다 냉방기구에 의한 냉방병도 조심해야 한다. 실외와 실내의 온도차가 큰 상태에서 시원한 곳에만 너무 오래 있으면 두통과 오한이 나고 몸이 찌뿌드해질 수 있다. 여름철 냉방병은 가을까지 이어져 호흡기나 소하기 질환으로 이환되기도 하므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을 지내기가 너무 힘이 들고 몸이 허약할 때에는 가까운 한방의료기관을 찾아 진찰 받고 주하병 예방 및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 김귀룡(효사랑전주요양병원 한방2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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