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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진안 마이라디오

제4회 마을축제기간동안 운영…축제 안내등 31개 프로그램 구성 '인기'

진안 장애인복지관에서 ([email protected])

진안군에서 열린 제 4회 마을축제(7월30일~8월3일)기간 동안 운영된 '진안마이라디오'가 그것이다. 진안마이라디오는 진안주민들의 소소하지만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통의 공간이 되었다.

 

진안마이라디오는 마을축제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된 지역 공동체라디오 방송이다. 2009년 진안 마을축제 기간에 첫 방송을 내보냈다. 이번이 세 번째 방송이다. 이미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진안은 고원지대인 지역 특성상 기성 라디오 방송이 잘 잡히지 않는 난청지역이어서 마이라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해도 마이라디오를 알아보고 주파수를 문의한 지역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FM 주파수가 아닌 인터넷라디오로 진행되었다.

 

방송은 일주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진안마을 축제 안내, 진안의 맛, 역사속의 진안, 진안우체국알기, 진안의 보물, 책 읽어주는 오빠, 라디오 스타, 며느리 수다, 서울내기 시골나들이 이야기 등 31개의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방송 기획과 제작, 진행에는 진안 주민들이 직접 참여했다. 귀농인, 이주여성, 장애인, 청소년, 주부, 어르신 등 진안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이다.

진안군민이 본 신청곡 메모지. ([email protected])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새로움이 더해졌다. 올해는 지역주민의 소통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접목했다. 두 번의 마이라디오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물론 진안시장 상인들이 함께했다. 스튜디오는 상설시장 기능과 오일장을 병행하는 재래시장의 열린공간에 설치됐다.

 

방송에 참여한 시장상인들은 라디오 방송을 위해 주경야독을 하면 준비를 했다. 다들 라디오방송이 처음인지라 가게문을 닫은 저녁시간에 함께 모여 대본 쓰기부터 진행까지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에서 진행했다. 영시미는 3년 전부터 마이라디오에 대한 교육과 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영시미 고영준 팀장은 "올해 마이라디오 방송은 지역주민의 참여, 소통과 함께 시장 활성화에도 중점을 두었다. 그 일환으로 상가 홍보방송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방송을 했다. 실제 홍보방송이 나간 후 가게의 위치를 물어 오기도 했다. 또 라디오 스튜디오가 시장 입구이자 중앙에 있어서 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상품이나 주차안내 등 시장의 안내센터로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이라디오는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 흥겨운 음악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절로 어깨춤을 추게 했다. 오며 가며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스튜디오는 누구나 쉽게 방송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방송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이 오고, 예정에 없던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지역민과 외지인을 불분하고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스튜디오에 찾아와 함께하고 소통했다. 편성에 없던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다. 때론 누가 진행자고 누가 청취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시장 상인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진솔한 이야기도 함께 했다. 방송을 진행한 상인들은 젊은 시절 장사를 하면서 겪었던 힘든 일, 육남매의 맏며느리로 살아온 이야기 등 가슴 깊은 속에 담아 두었던 사연을 마이크를 통해 전했다. 진행자도 청취자도 같이 웃고, 울었다. 매일 보고 가깝게 지냈지만 쉽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라디오를 통해 나누고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마치 영화 라디오스타처럼 말이다.

 

'며느리 이야기 보따리' 방송을 진행한 김옥순(수경이네)씨는 "방송이 처음이라 떨리고 자신이 없었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아 육남매의 맏며느리로 살아온 이야기를 방송으로 진행했다"며 "좋은 경험이 되었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며" 진안에 이런 라디오 방송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진안시장 유종철 상인회장은 "이번 라디오 방송에 대해 시장상인들이 재밌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협조를 해주었다. 시장을 찾아온 손님들 호응도 좋았다. 전파를 통해 들을 수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시장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축제 후 에도 장날이나 주말을 이용해서 시장을 홍보하고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중이다"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번 라디오방송에서 평소에 본인이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는 '책읽어주는 오빠'라는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주일간 진안시장을 흥겹게 만들었던 마이라디오 스튜디오의 불이 꺼졌다. 하지만 곧 다시 정다운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은 진안 소식과 진안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상시적인 공동체라디오방송이 세워지는데 기초가 될 것이다.

 

◆ 공동체라디오란

 

공동체라디오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작은 출력의 비영리 라디오 방송이다. 기성 라디오 방송에 비해 출력이 작아 시, 군, 구 단위 지역에 한정해서만 들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역밀착형 매체로서 그 효용성이 인정받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에서는 수 백개의 공동체라디오 방송이 지역밀착형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는 2005년 제도적으로 도입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7개(관악, 마포, 분당, 공주, 영주, 광주, 대구성서)의 공동체라디오가 방송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30여 곳에서 공동체라디오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일본의 사례처럼 공동체라디오가 지진이나 홍수 등 재난상황에서 주민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지역 재난방송으로 역할을 조명하는 토론회가 열리는 등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최성은 NGO시민전문기자 (전주 시민미디어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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