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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산성공작소 이준규 대표

"마을기업 한지우산 제작…시각적 공간 재창조 노력"

 

"골목골목 가파른 경사에 세워진 집, 대로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붕과 담장을 모자이크해서 시각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작가들이 빈집을 개조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마을 자체가 경관이 되는 작업을 원했어요." 이준규(43) 산성공작소 대표가 산성마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산성마을의 서른 한개 다리는 그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2005년의 일이다.

 

이 대표가 '주민의 손으로 만드는 예술마을(Art Village)'을 목표로 공공미술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다리 건너 명동정육점 자리에 산성공작소를 연 것은 지난해. 저소득층과 노인층 비율이 높은 산성마을에서 가장 고민한 것은 일자리였다. 그래서 찾아낸 아이템이 우산이다. 1960년대 마을엔 대나무와 한지를 이용해 지(紙)우산을 만들던 공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지우산 공장에서 일했던 분들이 공장장을 비롯해 세분이 지금도 마을에 살고 있어요. 한동안 몰려드는 주문량이 많아서 아침마다 사장이 직접 동네 주민들에게 일거리를 나눠주고 저녁에 리어카로 걷어갔다고 해요."

 

자연스레 마을 협업 체계가 이뤄졌고 그 맥을 다시 이어내 마을 공동체도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우산 공장뿐만 아니라 미투리, 발 등이 마을에서 만들어졌고 전주 한지공장이, 반석천이라고 불릴 정도로 너른 바위와 돌을 이용한 돌 공장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산성공작소 마을 사업의 또 다른 축은 산성천 다리의 조형물화, 산비탈의 빈집, 벽면을 시각적으로 재창조 하는 마을 에코디자인이다.

 

마을 기업 사업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이다. 도와 시가 지원한 8천만원 예산으로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공식적인 첫 행보는 7.29일 열린 마을기업 산성마을 설명회. 4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지우산은 이르면 9월부터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올해 생산 목표는 1,000개다. 작품용, 전시용, 체험용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고 판로는 우선 한옥마을의 아트마켓이나 공예품전시관을 이용할 예정이다.

 

마을기업의 성패 여부는 어디까지나 주민들 몫이라는 이 대표. 주민 스스로 마을에 애정을 갖고 공동체를 가꿔갈 수 있을 때까지 힘을 보탤 셈이다. 완주 소양의 작업실도 옮겨올 생각이다. 산성천 다리를 소재로 한 공공미술 퍼포먼스도 준비 중이다.

 

산성천 환경정비사업은 그에게도 걱정거리다. 시는 친환경 문화 하천을 만들겠다고는 하지만 부서별로 따로 추진하는 사업의 연계가 잘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성천 다리를 일부라도 보존하고 활용하는 좋은 방안이 공론화되길 바란다며 말을 마쳤다.

 

/ 이정현 NGO전문기자(전북환경운동연합 국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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