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눔 '공정여행' 함께 떠나실래요?
올 여름의 찜통더위와 폭우로 인한 피해들은 여름휴가의 달콤함까지도 앗아가고 말았다.
휴가에 대한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작년에 이어 지난 6월 빈곤 여성들의 자활을 위한 재봉틀을 나누러 인도를 다녀오셨던 어울림문화공간 배정희 대표와의 인터뷰가 바로 새로운 여행과 새로운 기부에 대한 이야기다.
배정희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지난 6월 강연을 통해 만났던 평화여행가 임영신씨의 "좋은 여행은 나를 바꾸고 성숙한 여행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가 다시 살아 숨쉰다.
배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 6월에 사랑의 집수리 해피 천사로 활동하서 인도의 빈곤여성들에게 희망 재봉틀을 나누러 다녀왔다. 인도의 그녀들에게 희망 재봉틀을 나눈 소감이 가슴에 와 닿게 한다.
그녀는 "사랑의 집수리 모임은 모든 인간의 삶의 자리는 거룩한 공간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든 모임"이라며 "생명이 깃들어 사는 삶의 자리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희망사업을 펼칠 때 비로소 그들도 봉사자들도 함께 기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아프리카에 필요한 봉사는 우물파기사업, 인도에는 희망재봉틀사업,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학교 짓는 교육사업 등으로 분류, 봉사의 개념을 파악하는 봉사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것.
그녀가 소개했던 쓰리 시스터즈 트레킹 여행사는 안나프르타 트레킹을 다녀온 여성들이 남자 가이드의 성추행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 자매가 여성들이 편안하게 산을 오를 수 있도록 여성들을 위한 여성가이드가 있는 트레킹 회사를 만들었단다.
네팔에서 여자들이 트레킹 가이드로 산에 오른다는 건, 어떤 사업적 경쟁이 아니라 남자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미친 짓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비웃음과 불신, 악담을 넘어 이제는 수많은 여성 가이드를 양성하고 여성들의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었다고 한다.
공정여행(fair travel)이란 우리가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여행, 우리의 여행을 통해 숲이 지켜지고 동물들이 살아나는 여행,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여행하는 이와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여행, 쓰고 버리는 여행이 아닌 관계의 여행을 의미한다고 한다.
인도의 빈곤여성들에게 공정여행을 넘어 재봉틀 기부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여행에 동행이 되지 않겠는가?
새로운 여행, 새로운 여행자에 대한 가이드북 속 글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공정여행의 출발점은 '돌아봄'이다.
여행은 '떠나는 것'만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여행을 떠나 도착하는 곳은 무인도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며 마을이며 일상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에서 공정여행은 출발한다.
/ 태리명희 NGO전문기자(전북여성단체연합연합 교육국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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