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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동아원 피해대책위 조영호 위원장

"행정처분 받고나면 마찬가지…폐수 방류 근절 계기 되었으면"

 

" 돼지를 10,000 두 이상을 기르는 대 농장이고 자체 퇴비화 시설도 있는데 이렇게나 엄청나게 많은 가축폐수를 방류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지요. " 두 달 가까이 주민들과 함께 농성을 이끌어가고 있는 완주군 비봉면 동아원 축산폐수 피해대책위 조영호(52)위원장의 말이다.

 

지난 7월25일 새벽, 그는 (주)동아원 임대 농장인 하나더 농장에서 비봉천으로 축산 폐수가 흘러드는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 했다. 때마침 돈사 임대기간이 끝나고 축사가 비는 틈을 타 축사 진입로에 진상규명과 재 임대 저지를 내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여러 차례 민원에도 불구하고 질병 전파 등을 이유로 발을 들여 놓을 수 없었던 농장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농장 전체가 거대한 축산분뇨 탱크였다. 국비를 지원 받아 지은 퇴비화 시설에 언제 가동이 멈췄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아예 교반 시설에 둑을 쌓아 수 백 톤에 이르는 축산 분뇨를 담아두고 있었다. 축사 아래 폐수 저장고에서 퇴비화 시설로 가는 관로와 하천으로 가는 우수관로를 불법으로 연결시켜 밸브만 열면 축산 폐수가 하천으로 쏟아지도록 만들었다. 농장이 들어 선지는 1994년. 운영자가 세 번 바뀌는 동안 수차례 축산폐수 무단 방류를 지적했지만 벌금이나 행정 처분만 받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도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 가축분뇨 퇴비화시설 운영 신고도 안한 상태에서 돼지를 길렀어요. 외부 위탁 처리한 내역도 없지요. 그러니 하루 50톤씩 발생하는 양돈 폐수가 어디로 갔겠어요." 하나더 농장이 운영한 2년간은 집중 호우 때마다 수 백 톤씩 비봉천을 거쳐서 만경강으로 흘러들어갔을 거라는 조위원장의 말이다. 단순 계산해도 2만톤~3만톤은 될 거란다.

 

축사 운영 안한지 겨우 두 달이 지났는데 다슬기가 올라오고 물이 맑아지는 등 마을 앞 하천이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 역시 소를 기른다. 한우만 200여두 가까이 기르는 대농이다. 무항생제 인증과 HACCP(위해요소중점 관리기준)인증을 받았다. 허가를 받은 퇴비사가 있지만 전량을 경축자원순환센터에 위탁 처리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지속가능한 축산을 고민한다는 조위원장. 다른 지역 축사도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 주민 농성이 가축폐수 무단 투기를 근절하고 자체 퇴비화 시설이 제 기능을 하도록 바로 잡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재 임대를 막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비봉면 축산폐수 무단 방류 사건에 관심을 가져왔던 전라북도의회 정진숙의원은 15일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축산폐수 무단방류 적발 건수가 2006년 17건에 비해 지난해는 63건이 적발되어 4배 가까이 늘었다" 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는 비가 많이 내리는 6~9월 사이에 무단방류가 빈번했고, 전체 171건 중 민원 접수가 142건인 것으로 볼 때 행정의 정기 점검이나 불시점검은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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