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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총회 NGO 사전회의

중국·몽골 등 아시아 사막화 주요 의제 부각

 

중국 내몽골 차깐노르 초원의 친구들이 한국에 왔다. 10월10일~21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 NGO 사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여름 전북환경연합 해외환경봉사단 30명은 모래 바람을 맞으며 차깐노르에 나무울타리를 쳤었다. 말라버린 호수의 알카리 분진이 날아가지 않고 울타리에 잘 쌓였는지, 감봉(나문재) 풀씨는 잘 자라는지, UNCCD에 참가한 소감은 어떠한지 묻고 싶어 창원으로 달려갔다.

 

◆ 사막화의 위기, 전 지구적인 위기

 

사막화는 지구 전체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UNEP(유엔환경계획)의 조사에 의하면 지구의 대기 대순환 변화에 따른 강수량 감소라는(연평균 200㎜ 이하)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한 사막화는 13%. 1951년 이후 약 300㎞나 남하한 사하라 사막이 대표적이다. 나머지 87%는 관개농업 증가, 토양의 산성화, 산림벌채 등 인위적인 영향에 의한 사막화로 추정된다.

 

1981년~2003년 사이 지구 토지면적의 24%가 황폐화 되었으며 지표 면적의 35%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우리나라의 산림면적 수준인 600만 ha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으며 지난 40년간 2천400만 명이 사막화로 고향을 떠났다. 세계 곡물 재배지와 목축업 면적의 3/1을 차지하는 반건조 지역의 사막화는 식량 가격 폭등과 빈곤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적도이남, 인도차이나, 미얀마, 말레이시아, 중국, 몽골의 사막화가 심각하다.

 

◆ 아시아 사막화가 주요 의제로 떠올라

 

139개국 정부대표,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의 관계자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UNCCD 10차 총회는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회의다. UNEP 보고서에 의하면 아시아의 사막화 율은 37%로 아프리카의 32%보다 높다. 하지만 국제적인 관심과 활동은 아프리카에 몰려 있었고 아시아권은 뒷전이었다. 한국이 개최국으로 의장국을 맡고 있는 창원 총회는 자연스레 아시아의 사막화가 주요 의제로 부각되었다.

 

초지와 산림에 대한 무분별한 개간과 벌목, 수자원의 남용과 사막 식생의 파괴로 인한 사막화면적이 국토의 27.4%를 차지하는 중국, 특히 가장 빠르고 넓게 사막화 되어 가고 있는 내몽골 자치구의 사막화가 이슈로 떠올랐다. 기온 상승과 낮은 강수량, 과다한 목축과 미숙한 농업기술, 산불 등 전 국토의 40%가 사막화 지역인 몽골의 사막화도 주목받았다. 전체 산림 면적의 32%가 개간산지, 무립목지, 민둥산인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한국의 CSO(시민사회단체)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 황사, 피해 부각보다는 근본적 해결책 마련해야

 

사막화로 인한 황사 피해도 관심을 모았다. 매년 봄철마다 중국 및 몽골 사막에서 발생하는 황사로 인하여 경제적인 피해는 물론 신체적ㆍ정신적 피해도 크기 때문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황사관련 피해액만도 연간 약 3조8천억원 ~ 7조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사막화가 가속화 되면서 황사 발생 기간도 가을·겨울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 황사피해를 부각 시키는 것은 개최국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호(에코피스아시아 중국사무소) 소장은 " 황사는 원래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자연현상이고, 황사 자체만 주목해서는 황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며 "피해에만 집중되어 있는 관심을 황사 발생지의 사막화를 막는 근원적인 해결에 대한 관심으로 돌려야 한다." 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삼북방호림' 사업 등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해 식수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지역의 지리 생태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효과가 미비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수량이 적고 바람이 많은 초원에 나무심기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남은 초원을 지키면서 목축민이 주체가 되어 사막화된 초지나 호수를 초원으로 복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 기업이 참여하는 비지니스 포럼 눈길

 

특별회의로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제안해 이번 총회에서 처음 개최되는 '비즈니스 포럼'이 어제부터 열리고 있다. 풀무원, 유한킴벌리를 비롯해 네슬레, 카길 등 총 90여개 국내외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다. 다국적기업들이 사막화를 확산의 주범이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곡창지대이자 목축지대인 반건조 지역의 사막화는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곡물 시장 안정을 위해 다국적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서다. 총회는 고위급 회담 결과를 담은 '창원선언문' 발표로 21일 막을 내린다. 선언문은 사막화방지협약의 장기 이행목표 설정 및 이행을 위한 과학기반 구축, 사막화의 효과적 저감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과 자원 동원, 지속가능한 토지 관리를 권장하기 위한 "생명의 땅(Land for Life)"상(賞) 창설 등이 담겨질 예정이다.

 

/ 이정현 NGO 시민기자(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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