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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넘어 일해 손주들 용돈 주니 좋지 좋아"

농산물 전처리 시설서 일하는 윤점례 어르신

▲ 윤점례 할머니가 완주군 원금당 마을사업장에서 딸기꼭지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90이 넘었는데 어디가서 일 허겄어. 여기 동네에서 일하면서 돈도 솔찬허니 번게 좋지. 좋아"

 

완주군 운주면 원금당마을 윤점례 어르신(92)은 요즘 신났다. 지난 3월 마을에 농산물 전처리 시설이 생긴 이후 딸기 꼭지 따는 일을 3개월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급으로 보수를 받는데 지난주엔 18만3000원을 받았고 지금까지 100여만원이라는 거금을 벌었다.

 

"생활비와 용돈으로도 쓰고 손주들 학비도 보탤 수 있으니 얼마나 재미지겄어"라고 즐거운 표정을 짓는 윤 할머니는 기력이 정정하고 기억력이 좋은데다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완주군이 추진하는 로컬푸드 마을상품 발굴에 선정된 원금당마을은 농산물 전처리 시설을 건립하고 3월부터 완주군 지역과 충남 논산 등에서 모아진 딸기의 꼭지를 따서 다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지역기업인 대둔산원예영농조합법인(대표 윤여설·41)이 사업장 관리·유통 등 전문 분야를 담당하고, 마을 어르신·주민들은 법인에 고용돼 농산물 전처리 즉 딸기 꼭지제거, 선별 및 포장 등 고령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한다.

 

이 곳의 지역 기업과 마을주민이 참여해 마을사업을 이끌어 가는 형태는 완주군내 마을사업의 첫 사례이며, 주민과 기업이 모두 상생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원금당마을 마을사업장에는 마을주민 및 인근 지역주민 50여명이 딸기 꼭지제거 사업에 고용돼 하루 6~8시간씩, 일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일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이 대부분인데 70대도 적지 않다.

 

이 곳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봄철에는 딸기꼭지 제거, 여름철에는 블루베리 선별 및 포장, 가을·겨울철에는 대추 및 곶감 선별·포장 등의 사업이 이어져 연간 어르신들의 소득이 지속될 예정이다.

 

운주가 고향인 윤여설 대표는 "지역을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10년 시니어 클럽 어르신들을 고용해 시작했던 사업에서 아이템을 얻어 농업기술센터 지원사업에 공모해 일자리 창출형 마을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복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성공하는 마을 사업장을 육성하기 위해 2012년에도 '마을 공동체 가공 사업장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기존의 획일화된 마을사업이 아닌 마을의 특징을 살려 주민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사업화 하는데 초점을 맞춰 마을 사업장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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