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손가정·저소득층 자녀 대상 학습지도 / 뿌듯 늦깎이 공부 사회복지사·방과후지도사 취득
가정에서는 무엇이든지 억척스럽게 해내고야 마는 든든한 엄마이자 일터에서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생님으로 인정받는 것도 그 부지런함 덕분.
완주 화산지역아동센터에서 돌봄이 필요한 조손가정과 저소득층 자녀의 학습지도를 하고 있는 조지은 씨(42)가 그 주인공.
화산지역아동센터에는 3명의 선생님과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30여명의 학생이 있다. 일주일에 두 번(화·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아이들을 지도한다.
"가정형편 때문에 할머니·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에요. 여러모로 상처가 많은 이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여는 게 가장 힘들었죠. 이제는 스스럼 없이 안기며 오늘(15일)이 스승의 날이라고 색종이로 접어 만든 카네이션을 달아 준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껴요"
그는 지난 2010년부터 한일장신대 사회서비스지원센터 소속으로 완주 소양과 화산 지역에서 아동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진로·학습 지도와 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
결혼 전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살리고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평소'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라는 신념으로 4년전부터 관련 자격증(사회복지사·방과후 지도사) 취득을 위한 공부에 매진했다.
자격증 취득과 더불어 틈틈이 독서지도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공부도 하며 자신이 쓰임 받을 곳을 기다렸다.
그때 전북여성일자리센터의 도움을 받아 꼭 맞는 일을 찾게 되었단다.
"처음엔 내가 과연 이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당신은 할 수 있어, 엄마는 잘할 거야 '라며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덕에 용기를 냈죠"
그는 나이와 학벌, 육아문제로 고민하며 취업을 주저하는 여성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도전하세요. 해보지도 않고 집안에만 있다면 아무도 손 내밀어 주지 않아요. 용감하게 한 발자국만 나와 주위를 둘러보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선택도 받을 수 있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일하면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인터뷰가 있던 이날(15일)도 그는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아직 수업 시간은 아니지만 쉬는 학교가 많아 '제때 식사를 못하는 아이들이 있지나 않을까'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그는 베푸는 사랑은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찾게 되어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 학습 지도뿐만 아니라 상담 업무도 보면서 제 자신의 한계점을 알게 됐어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성인과 달라요. 그에 맞는 적절한 상담 기법이 필요한데 그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이들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해하기 위해서죠"
천직이라는 건 그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고 쉼없이 성장하는 그의 앞날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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