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무직 거쳤지만 미래 불투명해 결정 / 업무 특성상 집중력과 꼼꼼함은 여성의 강점
강경아(39)씨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문을 두드린 것은 부품 조립에 눈을 돌리면서다. 다양한 사무직도 경험해봤지만, 미래를 보장할 수 없었다. 애당초 부품 조립 관련 제조업에 취업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강씨는 좀 멀리 내다봤다. 오히려 여성들이 쉽게 눈을 돌리지 못했던 분야에 도전하는 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섰다.
경북 영주가 고향이지만, 이젠 '전라도 사람'이 다 된 그는 5년 전 두 아이들의 과제를 돕기 위해 컴퓨터 교육을 받으러 직업전문학교를 찾았다. 그는 "그렇게 많은 교육과정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호기심 나는 대로 이것 저것 수업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남들이 어려워하는 캐드·세무 회계 수업은 특히 그의 관심사와 맞아떨어졌다. 강사의 과제를 단숨에 풀어낼 정도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몸에 밴 부지런함으로 세무 회계 자격증까지 땄다.
"처음엔 세무 회계 사무실에 취업했다고 안심했더니, 그것도 한 달밖에 못 갔어요. 신참인 제가 고참의 연배와 비슷비슷해져서요."
결국 그가 눈을 돌린 것은 부품 조립업. 지난달 (주)제논전장(대표 조영호)에 취업한 그는 자동차 전기 조절 장치를 손으로 직접 조립하는 일을 맡고 있다.
"처음엔 잘 몰라서 힘을 많이 썼는데, 익숙해지니까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겠구나 싶어요."
자동차 부품 조립은 순간의 집중력과 꼼꼼함이 요구 돼 여성의 강점이 잘 발휘되는 분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취업한 1기 졸업생 '군기 반장'을 비롯해 14명의 여성 직원들은 가정의 소소한 고민거리까지 나누는 끈끈한 가족이 됐다.
근무 시간은 대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원 다니느라 나보다 더 바쁜"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니 신경 쓸 일은 더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물론 남편까지 그의 일을 존중해주는 덕분에 매일 생활체조로 체력 관리까지 하고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질까 고민하는 주부들이 있다면,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로 가서 전문가들의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쉽게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했으면 해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먼 훗날 대기업에도 취업문이 열리지 않을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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