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통상진흥원 교육후 한 달 만에 문열어 / 초기 어려웠지만 이젠 학부모 사랑방 자리잡아
"창업을 하기 전까지는 생각만 많았어요. 여러가지를 배우면 뭣 합니까. 일단 저질러야 쓸 수 있죠. 그리고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전주시 송천동 신동초 앞에서 토스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수화 씨(43). 이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사장님이 됐다. 혼자 3개의 냉장고와 5개의 기계 앞을 오고가며 주문받고, 조리·계산하느라 손님이 조금이라도 몰리면 정신이 없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두 자녀가 '왜 엄마는 집에 있으면서 잔소리만 하냐'라는 말을 듣고 취업전선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건설회계를 수강했다. 하지만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마흔이 넘어 건설회계 하나 배워 취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죠. 나이도 어리고 더 많이 준비한 친구들에 비하면 면접기회도 적었죠. 집단 상담 중 성격·적성 검사를 했는데, 창업이 더 맞겠다 싶었어요."
이 씨는 지난해 9월 전북경제통상진흥원에서 시니어 창업교육을 받던 중 지인의 소개로 한 달만에 가게를 열었다.
그는 "부모님도 구멍가게로 딸 셋을 키웠죠. 장사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은 갖고 있었다"면서 "프랜차이즈라 특별한 비법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고 급하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개업 직후 찾아온 방학이었다. 개학 때까지 3개월 동안은 적자였다. 1200~4000원의 토스트, 커피, 각종 음료 등 40여개의 메뉴를 취급하며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개업 뒤 한동안은 발이 부르트도록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
이제는 학부모의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단체주문도 왕왕 들어온다. 멀리서도 안부 인사를 건네는 자식같은 단골도 생겼다. 이 씨는 "저도 엄마니까 먹을거리에 좀 더 신경을 씁니다. 맨날 토스트를 사먹는 아이를 보면 '밥을 먹어야 할 텐데'라는 걱정도 든다"고 귀띔했다.
주부였던 그가 장사를 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은 가족의 협조였다. 가장 큰 힘은 바로 남편. 보증금 대출부터 계약서 작성, 본사로의 의견 전달 등을 남편이 도맡았다. 그리고 두 아이는 오전 8시30분 개점, 저녁 9시 폐점하는 엄마를 이해했다.
이 씨는 창업 자체가 자신감의 밑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평균 150만 원 안팎의 수입으로 아직은 인건비를 건지는 정도지만 앞으로 더 좋은 가게를 하기 위한 경영수업이라 여깁니다. 이걸 잘 해내면 무엇이든 더 잘 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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