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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들 "노동권·최저 임금 보장하라" 두 달째 파업 투쟁

"새벽 3시까지 일하고 받은 수당 고작 2~3만원" / 대학측 "용역업체가 책임질 일" 나몰라라 일관

▲ 전주대 청소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과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 지난 29일 장맛비가 내리는 팔달로에서 전주대 청소노동자와 시민 70여명이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30년만의 가뭄 끝에 내린 단비. 타들어 가는 대지와 농부의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파업 57일 훌쩍 넘긴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목이 탄다.

 

이태식 평등노조 지부장의 서울 밀알교회 앞 노상 단식이 46일째다. 11일 시작한 삼보일보도 4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작가 공지영씨를 비롯한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이 연대를 표하며 후원금과 함께 쌀, 떡, 미나리, 달걀, 수박 등 마음이 담긴 물품을 보내왔다. 시민사회의 파업 지지도 확산되고 있다.

 

"공감과 연민이지요. 함께 사는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말하면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과 인간다운 처우를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의 물결이라고 봅니다"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소식을 트위터에 올려온 대표떡장수(필명) 임복래씨의 말이다.

 

28일 그가 올린 글은 잘 알려진 트위터 사용자도 쉽지 않다는 600RT(재전송)를 넘었다. 하지만 용역업체인 (주)온리원과 대주주인 전주대학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3년 동안 한달 임금 72만1000원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들은 (주)온리원 소속이다. 이 회사는 2000년 신동아학원과 두 대학 교직원의 공동 출자로 만들어졌으며, 신동아학원은 (주)온리원 주식의 30%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두 대학은 지난 11년간 (주)온리원에게 수의계약으로 청소, 경비, 시설업무를 위탁해 왔다. 수의계약에 힘입어 (주)온리원은 천냥마트로 고속성장한 반면 청소노동자들은 저임금과 부당한 지시에 시달렸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 지금 생각하면 억울하죠. 안 해도 될 일을 다 하고 다녔으니까….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했지요"

 

청소노동자 정영숙씨(53). 그는 (주)온리원의 천원마트 매장 청소와 상품 진열까지 해야 했다. 하루 일을 끝내고 가서 새벽 3시까지 일하고 받은 추가 수당은 고작 2~3만원 이었다. 심지어 김장에도 동원시켰다.

 

△잃어버린 1.5시간과 체불임금 4억원

 

(주)온리원은 지난 2005년 7월 직원들의 하루 근무시간을 기존의 8시간에서 7.5시간으로, 일 년 후 7시간으로 줄이다가, 2009년 1월에는 6.5시간으로 줄여 계약했다.

 

하지만 담당 청소 구역이나 청소 인원은 그대로다보니 노동 강도가 세졌으며 노동시간도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청소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이렇게 해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여성청소노동자들이 한 달 일하고 손에 쥔 돈은 72만1000원, 실 수령액은 66만원 정도였다. 이렇게 5년 동안 편법으로 운영되던 노동시간은 2011년 6월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33일간 파업을 한 이후인 2011년 9월 7.5시간, 올 3월에 와서야 8시간으로 환원되었다. 형식적으로 줄었으나 내용적으론 줄지 않은 1.5시간을 임금으로 계산하면 4억원이다. 청소노동자들은 노동부에 '체불임금'으로 진정을 한 상태다.

 

이명재 노무사는 "(주)온리원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실질임금을 동결할 목적으로 업무범위와 업무량의 변동 없이 근무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인다" 며 "사용자가 임금인상을 않기 위해 일을 시키지 않은 1.5시간은 명백한 휴업이기 때문에 휴업수당은 100%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온리원은 같은 기간(2006년~2011년) 용역 사업으로 평균 15% 내외의 이윤을 얻었다.

 

△입찰가 3순위 불구 온리원 재선정

 

노조가 결성 된지 한 달 만인 2011년 7월에 (주)온리원은 개정된 노조법에 따라 전국 30여개 매장 직원 및 관리자를 주축으로 210명 가량의 복수노조 (주)온리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33일간의 파업과 법원의 성실교섭 결정에도 복수노조를 핑계로 교섭에 나서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주)온리원과 대학과의 11년간 지속된 수의계약 방식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공개경쟁입찰'을 요구한 겁니다"

 

오윤임 조합원 대표의 바람대로 여론에 밀린 대학 측은 공개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 입찰가격이 3순위이고 타 청소업체에 비해 전문성이 낮다는 평가에도 (주)온리원이 재선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온리원의 대주주인 대학 측은 (주)온리원과 노동자간의 문제이지 대학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우리가 개입하면 3자 개입이다. 그리고 청소를 잘 하고 있는 데 어떻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겠느냐"며 이번 파업에 대한 책임도 해결할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하루 300만원의 벌금을 내라는 공무집행방해 소송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했는지 벌금은 조합원 개인이 아닌 34명 조합원 전체에 대한 부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곽화정 간사는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자 (주)온리원의 대주주 임에도 책임 있는 대응은커녕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 본질이며 이는 가난한 청소노동자를 두 번 울리는 시대착오적인 구태" 라며 비난했다. 또한 이들이 외치는 구호는 '살기 위한 비명'이라며 이제라도 (주)온리원은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정현 NGO시민기자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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