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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전주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제방 폭 확대·보 재가설, 생태·경관 해칠 우려"

전주시, 수달·반딧불이 서식처로 생태복원 추진 / 환경단체"정확한 실태조사,이수·취수보 철거를"

   
▲ 전주 서부신시가지 조성사업으로 용도폐기된 지 5~6년이 경과한 이수보.
 
   
▲ 전주 삼천상류 원당교에서 바라본 풍경.

2010년 7월 환경부로부터 선정돼 현재 실시설계 중인 전주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전주시와 전주생태하천협의회의 전문가 및 환경단체와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7일 열린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 보고회에서는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의 핵심인 반딧불이 깃대종 복원사업과 보 철거 등 수질 및 생태복원사업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멸종위기종 서식 악영향 우려

 

삼천생태하천복원사업은 전주시 평화동 원당교에서 전주천 합류부까지 9.8㎞ 구간에서 실시되는 사업으로, 환경부로부터 280억여원의 예산을 받아 실시할 계획이다. 생태하천복원사업은 그동안 하천직강화와 주차장, 보 등 인공구조물로 인해 훼손된 수생태계와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가 2015년까지 추진하는 사업이다.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의 핵심내용은 삼천하류 팔복동에 위치한 상습침수지역의 공장지대를 매입해 수달서식처로 생태계를 복원하고, 삼천 상류를 반딧불이 서식에 알맞은 환경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며, 보를 여울형 낙차보로 개량하고 콘크리트 호안블럭을 자연석으로 교체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사업에 대해 환경단체와 환경전문가들이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삼천상류의 반딧불이 서식지의 경우 2011년 전주시 환경과의 조사결과 약 500여개체의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맡은 용역사는 반딧불이 서식처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없이 인위적인 환경조성사업에만 집중해 오히려 반딧불이 서식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주시 삼천동 삼천교에서 원당교까지 약 4㎞ 구간의 제방 폭을 현재의 너비 3m에서 5m 너비로 확대하는 보축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오히려 반딧불이 뿐만이 아니라 수달과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대 지구환경공학과 오창환 교수는 "지금 삼천상류는 자연형하천 구간으로 건강한 하천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딧불이를 살리겠다는 사업이 오히려 반딧불이를 죽이고 하천생태계를 훼손해서 시민들에게 욕만 먹는 사업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수보·취수보 재가설은 예산낭비"

 

또한 수질개선과 수생태계 복원을 위한 보 개선사업의 경우 삼천동 신일강변아파트 앞의 이수보와 상류의 취수보, 강녕보, 중작보 등 4개의 보를 여울형 낙차보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이수보와 취수보의 경우 이미 용도폐기돼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철거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재가설하겠다는 계획은 예산을 낭비하는 불필요한 사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수보의 경우 서부신시가지 조성사업으로 이미 5~6년전부터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아 흉물로 방치되고 경관상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수보 상류 좌안의 경우 상습침수구역으로 장마철마다 교통이 통제되는 지역인데, 이는 이수보가 하상의 높이를 상승시켜 홍수피해의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질과 경관, 홍수피해 등 악영향을 끼치며 용도폐기된 보를 몇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재가설하겠다는 계획은 예산낭비이자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업이라는 지적이다.

 

이수보 재가설에 대해 전주시는 "높이 2.5m 정도의 보를 철거할 경우 하상에 변화가 생겨 하천 상류가 침식되고 상류의 하천시설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농어촌공사가 침식을 우려해 철거를 반대하기 때문에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보의 상하류간 하상의 차이는 불과 1~2m 정도였으며, 이미 하천하류에 모래와 자갈이 퇴적돼 있어 보를 철거한다 해도 하상높이에 큰 변화를 가져 오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설사 보철거로 인해 안정화 단계까지 상류에 일부 하상의 침식이 발생한다 할지라도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1960년대에 이수보를 축조한 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지사 담당자도 "하상의 침식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철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보의 관리에 대해서는 이미 전주시에 일임했기 때문에 전주시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미 손을 놓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반대해서 보를 완전히 철거할 수 없다'는 전주시의 변명이 궁색해 보이는 대목이다.

 

전주천의 경우 삼천에 비해 하상의 경사가 심하고 유속이 빠름에도 2007년 높이 3m의 덕진보를 철거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저수호안이 유실됐지만 관리가능한 상태로 안정화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는 삼천의 경우 전주천에 비해 하상의 경사도가 완만하고 유속이 느려 전주천보다 피해가 더 적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의 주요 계획에 대해 전주시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지만 삼천하류의 상습침수지역 생태복원사업, 콘크리트 호안블럭의 자연석으로의 교체, 불필요한 호안블럭의 철거, 제방산책로의 가로수 식재 등은 환경단체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13년부터 본격사업을 실시하겠다는 삼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전주천과 더불어 모범적인 생태하천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사업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승우 NGO시민기자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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