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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종점 여행 - 무작정 떠난 곳…익숙한 듯 낯선 풍경

▲ 최현아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버스카드 한 장으로 떠나는 버스 종점여행. 여행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탈출을 소개한다. 누구나 한번쯤 버스 안에서 잠시 졸아 한 두 정거장 지나쳐 걸어갔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황급히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며 '이곳은 어디? 난 누구?'라며 멘붕을 겪은 적도 있다. 이번엔 음악을 들으며 작정하고 종점으로 가보자. 기분 좋은 나른함과 더불어 익숙한 듯, 아닌 듯 낯선 풍경이 함께하는 버스 종점 여행이다.

 

 

△ 준비물 챙기기 그리고 여유

 

버스여행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 버스카드와 버스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당연히 챙겨야한다. 편안한 옷차림과 운동화도 필수! 종점에서 내려 여러분 안에 숨어있는'뚜벅이'본능을 꺼내보자. 이곳저곳 발길 닿는대로. 그리고 또 하나! 무언가를 감상할 수 있는 여유! 살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머릿결을 스치고, 아무렇지 않은 풍경들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순간을 즐겨보자.

 

 

△ 우리 집에서 제일 먼 그 곳으로 떠나기

 

1. 숲 속 미술관. 도립미술관으로 떠나는 문화 충만 - 평화동방면 970번 버스

 

평화동 종점을 지나서 또 다른 종점으로 향하는 버스. 익숙한 대로변을 지나다 들어선 골목길. 작은 마을들을 굽이굽이 지나 도착한 곳은 모악산 입구에 위치한 숲속 미술관. 도립미술관에서는 2월 17일까지 '세계미술거장전 :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를 전시한다. 미술책에서만 보았던 피카소와 마네, 샤갈 등 거장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 연인, 친구, 가족들과 함께 찾아오면 어떨까.

 

'세계미술거장전'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버스를 탔던 승객분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약속이나 한듯 미술관으로 향했다. 마치 함께 나들이 나온 단체관광객 같다고나 할까. 워낙 많은 분들이 미술관을 찾으시니 혼자 여행 다니기가 쑥스러운 분이라면서 슬쩍 버스에서 같이 내리는 분들과 함께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전시도 보고, 늦가을 산행도 즐길 수 있는 버스 종점! 바로 970번 버스를 타시면 가능하다.

 

2. 수목원에서 즐기는 단풍놀이 - 동산동방면 428번 버스

 

두번 째 코스는 창문 너머 보이는 호남제일문을 지나 어디론가 향하는 버스다. 고속도로로 가는 길가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 그곳에서 내려서 걷다보면 이르게 되는 전주수목원. 화사한 꽃이 피는 봄에도 많이들 찾지만, 지금처럼 낙엽이 지는 계절에도 아름답게 떨어지는 붉은 낙화를 보러 찾아가게 된다. 입장료도 없고, 전주외곽에 위치해 점심시간 잠깐 짬을 내서 찾아오는 직장인분들도 많다.

 

유난히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던 날 찾아간 수목원에는 병아리같은 노란색 단복을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 온 모습이 보였다. 넓은 잔디밭에서 선생님과 재밌는 놀이도 하고, 새 둥지를 꽃으로 꾸며주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수목원은 산책로가 매끄럽게 잘 다듬어져 있어서 유모차를 가지고 나온 가족들도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추천 장소는 암석원 앞 단풍나무숲. 나무 밑 벤치에 앉아있으니 바람에 흔들려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CF속 한 장면이 됐다. 멋스러운 연출. 연인과 함께 카메라도 챙겨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수목원 앞 주차공간이 넓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없지만, 428번 버스를 추천한다. 동산동에서 수목원으로 오는 방면에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옮겨놓은듯한 길을 지날 수 있다. 버스 안 큰 창문으로 바라볼 수 있는 풍경도 즐겨보길.

 

3. 연인과 함께할때 더 재밌는 동물원 나들이 - 165번 버스

 

나른한 오후에 학교를 가다보면 버스에서 졸다가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 본 적 있다. 그렇다면 한두번 쯤은 학교 앞 정류장을 지나 버스를 타고 나들이 가보는 건 어떨까. 165번 버스를 타고 동물원으로 소풍가는 방법도 있다.

 

그동안 전주동물원은 벚꽃 야간 개장을 하는 4월에만 나들이를 갔다. 낙엽이 지는 요즘같은 시기에도 예뻤다. 단체관광을 하러 오신 어머님들과 아이와 함께 소풍 온 가족들,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낙엽이 깔려있는 잔디밭에서 셀카도 찍어보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는 동물원. 가을의 낭만이 넘치는 곳이다.

 

동물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도 들러보시길 권한다. 연말이라 공연도 많이 하니 연인과 가족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165번 버스를 추천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앞선 두 여행처럼 느긋하게 종점여행을 즐길 수도 있지만, 165번은 전주의 주요 관광지를 지나는 '황금노선'이라는 사실! 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동물원등을 이어주는 경로이기에 '전주의 관광버스'라고 생각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도립미술관, 전주수목원, 전주동물원.

 

※ 최현아씨는 지난해 한국음식관광축제 단으로 활동했던 취업 준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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