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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걸어 주차문제 풀자

불법 주정차 민원 폭주 / 강력 단속 중요하지만 의식전환 해결 실마리

▲ 이기선 전주 완산구청장
모악산 등의 명산을 찾는 많은 시민들은 산에 오르기 전부터 주차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주말이나 행락철에는 말할 것도 없이 도로변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량들로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진다. 둘레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러 온 등산객들은 단 1분이라도 덜 걷기 위해 빈 자리가 있는 무료주차장을 뒤로 하고 경쟁하듯이 차량을 몰고 산 입구쪽으로 몰려든다. 걷기 위해 등산을 온 사람들의 이러한 모순된 행태로 인해 비어있는 주차장이 무색하기만 하다.

 

'단속구간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주차할만한 공간도 없고, 차량통행에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차량들도 다 주차되어 있기에 주차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주정차법규 위반 뒤 따르는 이유들이다. 이에 더해 일부 시민들은 주차장 확대와 상주인력의 단속 등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불거지는 불법 주정차 문제의 원인을 고스란히 행정 탓으로만 돌리기도 한다.

 

시민들의 공영주차장 확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주시는 계속해서 주차공간을 확대해왔고, 그 결과 작년에 드디어 주차면 증가율이 차량증가율을 넘어섰다. 한옥마을의 경우 극심한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2층으로 이루어진 주차전용 건축물을 완공하여 곧 개장, 운영에 들어간다. 주차장 확보 외에도 단속 안내 전광판 및 눈높이 안내판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교통법규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부족한 면에 대하여는 도로변 홀짝제, 한 쪽면 주차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인 주차공간 확대를 주장하는 분들을 보면 모든 시민 개개인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차량증가와 맞물려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 실태에는 직장·주거 분리현상 외에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 유·무료 주차장의 이용률이 현저히 저조하다. 중화산2가나 서부신시가지의 일명 먹자골목의 경우 음식점이나 카페 앞마다 주정차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지만 정작 공영주차장은 텅텅 비어 그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공용주차장을 찾기보다는 목적지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려다보니 진행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운전을 하게 된다. 갖은 방법으로 주차장을 확보·확대해도 이를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주차난 해결은 요원하다.

 

둘째, 불법 주정차는 단속을 하더라고 '새쫓기'식이고, 단속 인력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 주차단속요원이 나타나면 잠시 차를 뺐다가 다시 주차하는 경우도 있고, 그 잠깐 사이에 다른 새로운 차량이 와서 그 자리를 채우기도 한다. 또한 불법주정차와 관련된 민원만도 하루에 100여 건 이상인데 단속인원은 고작 10여 명뿐이다. 혹자는 단속 인원을 보강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지만 지키는 사람 열이 도둑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처럼 단속만이 해법일 수는 없다.

 

'습관은 처음엔 거미줄 같다가 나중에는 쇠사슬처럼 된다'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이동수단이 필요할 때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운전할 때는 지정된 장소에 주차하는 습관이 처음에는 많이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이 일단 우리 몸에 밴 후에는 이러한 좋은 습관이 쇠사슬같은 구속력을 발휘할 것이다. 적극적인 관리·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주시민의 올바른 주차 습관과 의식 전환이 '쾌적하고 안전한 전주, 시민이 행복한 전주'를 만드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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