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두고 데이트를 고민하는 연인에게 도심을 벗어난 드라이브코스를 소개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부안의 고사포해수욕장과 자연의 신비 채석강. 해안가에서 맛볼 수 있었던 먹거리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 부안여행에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부안커플여행기를 지금부터 함께 떠나보자.
△현대판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고사포해수욕장
우리의 첫번째 드라이브코스는 바다다. 둘이 시원한 바다에서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기로 했다. 부안을 들어서는 30번 국도의 첫 바다는 고사포해수욕장이다. 이곳은 2㎞에 이르는 백사장과 방풍을 위해 심어 놓은 약 300m의 넓고 긴 송림이 장관을 이룬다. 부안 일대의 해수욕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울창한 송림은 야영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른 아침 여자친구와 함께 고사포해수욕장 한켠에 차를 주차하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간다. 뿌연 안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사포해수욕장의 수평선, 서해의 다른 해수욕장보다 물이 맑고 깨끗하며 모래도 곱고 부드럽다.
재미있는 사실은 해수욕장 앞에는 새우 모양을 닮았다 하여 하(鰕)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이 있는데, 매월 음력 보름이나 그믐쯤에는 해수욕장에서 이곳까지 사람들이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약 2㎞의 바닷길이 열린다. 이때에는 섬까지 걸아갈 수 있으며, 조개나 낙지·해삼 등을 잡을 수 있다.
고사포해수욕장 한켠은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연인과 백사장을 걸으며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고운 모래 입자 덕분에 신발을 벗고 발도장을 찍어보기도 한다. 밀물과 썰물을 잘 계산해서 간다면 조개도 잡을 수 있다. 우리 커플도 조개잡기 체험을 했는데, 잡은 조개를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섭섭한 마음을 털어놓는 채석강
부안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어디일까? 여행시에 늘 관광안내소를 찾아 관광지도를 받고 여행을 시작하는데 이날 그 주인공은 바로 전북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채석강이다. 채석강은 선캄브리아의 화강암 지형과 편마암을 기저층으로 한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이다. 바닷물이 침식돼 퇴적한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의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흡사해 지어진 이름이다.
여철에는 해수욕을 즐기기 좋고 빼어난 경관 때문에 사진이나 영화 촬영도 자주 이뤄진다. 채석강에서 해수욕장 건너 백사장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 암벽으로 이뤄진 적벽강이 있다.
울퉁불퉁한 채석강을 연인과 손잡고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 속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채석강의 절벽을 보면서 여자친구와 서로 섭섭했거나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는다. 아무리 연인 사이일지라도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행동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해야 됨을 알게 된다. 채석강의 그늘은 연인이든 가족이든 이야기 나누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 절벽이 우리의 비밀이야기를 끝까지 지켜주겠지. 채석강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유명한 브랜드의 리조트와 채석강 주변의 해수욕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유는 드넓은 바다와 신비로운 채석강을 보기 위함은 아닐까?
△태양을 가려주는 전나무 산책길, 내소사
부안 드라이브코스 마지막 장소는 내소사다. 어떤 이유로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중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당시 사찰 건축물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내소사는 현금이 아니면 입장을 할 수 없다. 내소사 부근에도 현금인출기가 없으니 꼭 기억해두자. 오후가 되니 날씨가 후끈 달아오른다. 내소사의 하늘 높은 전나무길은 누구에게나 시원함을 제공한다. 평소 도시에서 데이트하는 우리 커플은 풍경 좋고 공기 맑은 내소사 안에서 손을 잡고 전나무길을 거닐며 오늘 부안여행 일정을 되새겨 본다. 뜨거운 태양빛을 가려주는 전나무 산책길은 유난히 더웠던 초가을 날씨를 잊게 해준다. 양쪽으로 드리워진 전나무 아래에서 여유로운 걸음을 걸으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평소 시내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면 카페를 찾았겠지만 이렇게 나란히 걷고 있으니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소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일상으로 발길을 돌린다. 자동차로 부안을 빠져나가는 길,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평소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바다를 찾았고 주변 바다로는 이곳이 으뜸인지라 즐거운 마음을 얻어 간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체험거리 등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았던 부안여행. 무엇보다 도심의 데이트와는 달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조개도 잡고, 새로운 추억이 쌓여가는 기분이 참 행복하다. 그동안 비슷한 주말 데이트에 조금은 지루했다면 부안 여행코스를 강력추천한다. 이번 주말 부안여행을 즐겨보는건 어떨까?
※김진철씨는 원광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이며,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