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가르고 갈등하기보다 시민행복·후대번영 위한 큰 숲을 보는 지혜 모아야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더불어 지난 40년간 중앙집권정책으로 인해 파생된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발전을 위한 국가균형 발전 계획에 의하여 추진되어왔다. 우리 전라북도 역시 국민연금관리공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대한지적공사, 농촌진흥청 등 굵직굵직한 공공기관 이전이 계획되어 도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 보다 높다. 대부분의 이전 기관들은 2015년까지 입주를 완료할 계획으로 혁신도시의 인구 역시 그 사이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전북혁신도시가 두 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다는데 있다.
혁신도시부지 990만여㎡ 가운데 373㎡는 전주시, 617만여㎡는 완주군 관할로, 혁신도시 중앙을 관통하는 시·군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전기관이 전주시와 완주군으로 나뉘게 된다. 혁신도시 12개 이전 기관 중 전주시 이전기관은 국민연금관리공단과 농업 진흥청 등 5개 기관이고, 지방행정연수원과 국립농업과학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7개 이전 기관은 완주군으로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약 5000명의 직원과 혁신도시 예상인구 3만 명의 시민들이 한 생활권인데도 전주·완주의 두 행정구역에 놓이게 되어 행정서비스, 교통여건, 교육시설, 문화체육시설 등 정주여건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도로하나를 두고 한 쪽은 전주시, 다른 한쪽은 완주군에 편입되어 행정서비스를 위해서는 주소지에 따라 완산구청과 완주군청을 각각 찾아가야하며 관할 경찰서 역시 각종 사건·사고 예방과 처리에 관할권 시비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5개의 초중고교가 계획되어 현재 2개교가 착공되고 2개교는 12월 착공예정이나, 모든 교육시설이 전주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전주, 완주 거주 지역에 따른 학생, 학부모의 위화감 등의 문제와 학교시설 개방에 따른 주민 간 갈등도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식구가 같은 집 안에서 울타리를 치고 살며 네 집 내 집 따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옛말에 일인불과이인지(一人不過二人智)라 하였다.
혼자서는 두 사람의 지혜를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여럿이 힘을 합하는 것만은 못하니 협동하고 협력하라는 가르침이다.
우리는 모처럼 계획도시를 만들고 새 시대의 여명을 맞고 있다.
지역 발전의 대도약을 앞두고 서로 땅을 가르고 갈등하기보다 손바닥을 내밀어 하나의 소리를 내며 진정한 혁신도시 시대를 개막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것은 현재의 득실이라는 작은 나무 한그루가 아니라 시민의 행복과 후대의 번영이라는 큰 숲을 보는 일과 같으리라 믿는다. 더 이상 혁신도시가 행정구역 분할로 인한 분쟁을 만들고 시민불편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또한 공기업이전으로 인하여 혁신도시에 이주하게 된 주민들이 이러한 불편으로 인하여 이주를 꺼리고 당사자만 월세방이나 원룸을 찾게 된다면 혁신도시는 주민이 없는 도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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