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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행복 갈망하는데…

출세 위주 입시공부 탈피 현장 교육 통해 자아실현 청소년 행복지수 높여야

▲ 김만성 법무정책국민평가위원·前 전주북일초 교장
얼마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 6410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학생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25개 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 가장 낮게 나왔으며 3년 연속 최하위라는 것이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은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가족"이라고 응답한 반면에 고학년 일수록 '돈'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우리사회가 무책임하게 방임했거나 혹여 적절한 대책을 마련했다 할지라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고학년이 될수록 행복지수가 낮고, 행복을 느끼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가족에서 돈으로 바뀌고 있는 점은 우리사회에 던지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이다.

 

우리 사회는 '인류와 명품'이 삶의 가치의 기준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류대학이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명품을 지녀야 사회 엘리트나 상류계층에 속할 자격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회습관화 되어 밤늦게까지 학원을 찾는 학생과 부모는 속이 탄다.

 

부모들은 내 자식만큼은 상류계층의 신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위 명문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자식이 명문대학을 나와 출세하여 상류계층의 신분을 갖게 되면, 부모자신도 상류계층에 속할 수 있다는 대리만족에 사로잡혀서 나타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대다수 부모들이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기 보다는 예속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예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내 자식은 어느 대학에 입학시켜서 어떤 직업을 갖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어머니들이다. 부모는 자식을 일방적으로 내몰고 자식은 그 목표달성을 위해서 부모가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노릇을 한다. 자식들의 의사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부모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진로를 선택할 기회조차 없다.

 

이점은 비단 가정에서 부모의 문제만은 아니다. 입시철만 되면 각 고등학교에서는 명문대학이나 일류대학에 한 명이라도 더 합격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아마도 이것은 고교졸업생의 80~9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현실에서 고교간의 경쟁과 차별을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진로상담을 통해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진로지도가 과연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일류와 명품으로 만든 만성질환의 원인이 비단 청소년의 부모와 학교 교육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최고 지향적인 인식이다. 명문대학을 졸업해야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는 명문대학 만능주의, 명품을 소지해야 부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물질 만능주의가 판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지 않고는 청소년은 긴 터널을 헤매게 될 것이다.

 

비록 일류 대학이나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그 직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으로 최선의 노력과 사회에 봉사하며 자아실현을 실천해나가는 사람들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사회풍토 조성에 이바지 하게 됨을 인식시켜 주는 일이 중요하다.

 

출세를 위한 입시공부가 전부가 아니고 농촌현장체험, 공사장의 비지땀, 그늘 속에서 살고 있는 양로원 등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교육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 청소년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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