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향기, 현대미술역사 한눈에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따뜻한 실내로 향한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가족 또는 연인과 밖으로 놀러가기도 여간 녹록하지 않다.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밖으로 나가자니 너무 춥고 어디 똑부러지는 대안은 없나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반가운 소식을 하나 들고 왔다. 바로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미술전이다.
지난 11월 8일부터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2012년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에 이은 2013년도 한국미술의 거장전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을 격동의 한국사와 함께 조망해보는 특별전으로 박수근, 이중섭, 백남준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명 화가들의 작품 11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회의 제목이 인상깊다. 이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에서 차용했다. 상처 속에 성장한 한국 근현대 미술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 붙인 제목이다. 참 적절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한국거장들의 작품세계로 빠져보자.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엿보다
제1전시실에는 박고석, 도상봉, 오지호 작가의 작품이 각각 4작품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박수근, 이중섭 등 유명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미술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음직한 화가들의 작품이라 더욱 흥미 있게 관람할 수 있다. 제3전시실은 권진규 조각가의 단독 전시실이다.
권진규의 조소작품 9점을 진열해 놓은 이곳의 백미는 ‘마두’라는 작품이다. 말의 머리를 조각해 놓은 것인데 주목해야 할 점은 말의 표정이다. 부릅뜬 눈, 벌린 입, 뭔가 놀란 표정 등의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제4전시실에서는 이응노, 김기창, 박래현, 이상범이 있다. 특히 김기창·박래현은 부부 화가였다. 김기창은 청력장애를 앓고 있지만 작품을 통해 장애를 승화시키고자 했고, 박래현은 김기창 화백의 명성에 가려 예술성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작품성에 있어 남편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이러한 정보를 미리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제5전시실에서는 김창열, 하인두, 백남준 등을 만날 볼 수 있다. 5전시실은 현대미술 전시실답게 작가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물방울의 소재를 이용한 김창열의 ‘회귀’·‘물방울’과 하인두가 선보인 전통적인 소재와 모더니즘의 접목, 백남준의 비디오 아티스트 등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편의시설도 최고
전북도립미술관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 대여가 가능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쾌적한 휴식공간도 있다. 물론 관람의 편의를 돕는 오디오 해설기의 대여도 가능하다. 도슨트(안내자)의 해설도 매우 유익하니 해설 일정도 꼭 확인하길 바란다.
한국의 시대를 품은 거장들의 미술작품은 내년 1월5일까지 열린다. 휴관인 월요일은 제외다. 입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입장료는 무료이니 부담 없이 한국거장들의 작품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미술관을 관람하는 건 어떨까? 그 어떤 데이트, 나들이 보다 가장 만족스러운 나들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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