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받지 않으면 사라질 무형유산
본인은 지난 7월부터 본 기고를 통해 짧고 부족한 지면이지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어 이제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넘어 세계인들이 함께 보존하고 지켜 나아가야 할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의미 등을 살펴보았다. 공교롭게도 지난 5일 새롭게 우리의‘김장문화’가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를 맞게 되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던 나에게도 더욱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문득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마냥 좋기만 한 일일까?’‘왜 이렇게 많은 유산이 등재 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기준을 살펴보았다. 기준에는 다양한 조건과 요건이 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한 가지 기준이 있었다. 그 하나는 바로 ‘사라져버릴 수 있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보호’라는 기준이었다. 이는 바꾸어 이야기하면 이미 그 무형유산 자체가 보호 받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는, 동식물로 비유하면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등재된 김장문화만 하더라도 겨울철 음식문화와 관련된 우리 민족의 독특한 생활양식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점이 대부분이기 하지만, 한국인들의 식생활문화와 주거양식 등이 바뀌면서 점차 대한민국의 가정에서 김장을 하는 가정이 줄어들면서 김장문화가 점차 퇴색되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도 인류문화유산 등재 권고 이유 중 한 가지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종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들이 스스로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순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인간의 자연파괴와 난개발, 무차별적 자연훼손 등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멸종위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라져 가는 동식물에 대해 무감각하며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가치 있는 것들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영원히 자연에서 사라져 버리는 돌이킬 수 없는 극한으로 그들을 내몰고 있다. 우리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대화·세계화라는 거대한 사회적 물결과 흐름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아름다움과 정신문화적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나 고민 없이 ‘남’의 생각과 ‘남’의 옷을 내 것처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입으며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는 소홀히 함으로써 ‘멸종위기’로 내 몰았던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인과 공유해야 할 우리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등재는 정말 자랑스럽고 우리가 꼭 보존해야 할 세계인의 인류문화유산임으로 이를 널리 알리고 자랑하며 보존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그에 앞서 반드시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함께 공유해야할 것이 있다.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의미! 우리가 그것들을 바라보며 가져야할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하는 진정한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 깊은 고민과 성찰 후 정제(精製)되어 나온 결정(結晶)! 그것이 바로 우리가 세계인과 함께 공유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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