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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쌀! 명품 브랜드쌀로 거듭나다

성신상 전북도 농수산국장

금년도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전북쌀이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1등인 금상에는 익산시 명천RPC의 ‘탑마루 골드라이스’를 비롯하여 은상에 ‘철새 도래지쌀(제희RPC)’, 동상에 ‘상상예찬 골드(공덕농협)’와 ‘무농약쌀 지평선(새만금농산RPC)’, ‘못잊어 신동진(옥구농협)’이 본상 12개 중 5개를 수상하였다.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쌀농사를 잘 지어 주신 농업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쌀은 우리 민족과 뗄래야 뗄수 없는 곡식이다. 농경민족인 우리 문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쌀이 있었다. 한 때 쌀은 화폐를 대신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었다.

 

약 1만 3000년전 것으로 보이는 충북 청원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탄화미의 흔적으로 보아 우리나라는 고대에서부터 벼농사가 발달한 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표현을 즐겨쓰는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겸양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을 만큼 겸허하고 선한 민족이었다.

 

그러나, 쌀은 우리 민족에게 좋은 기억으로만 자리잡은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쌀밥이 빈부의 상징이었고,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 수탈의 상징이기도 하였으며, 6·25전쟁을 전·후해서는 서민에게 춘궁기의 배고픔이기도 하였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식량 자급자족이 최우선이었을 당시, 정부는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초다수확 품종인 인디카 계통의 통일벼를 보급하였다.

 

통일벼는 녹색혁명의 터전을 마련한 육종의 대성과로 기록될 만큼 다수확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였다. 덕분에 쌀 자급자족이 가능해졌지만, 경제부흥과 더불어 국민 식생활의 향상으로 쌀 소비량이 줄자 정부는 다수확을 통한 증산보다는 밥맛좋고 품질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한 고품질 쌀 생산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었다. 좋은 쌀 하면 대다수 소비자는 경기미를 떠올린다. 이 지역 토양이 밥맛 좋은 추청벼에 잘 맞고, 임금님께 진상하였다는 이미지가 꽤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쌀하면 저가저급미로 여기는 이가 많았지만 최근 이러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전북쌀 = 밥맛 좋은 쌀”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 도는 전국 쌀 생산량의 16%를 차지하는 국내 손꼽히는 곡창지대다. 다량의 일조량과 맑은 공기, 기름지고 깨끗한 넓은 들녘 등 최상의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간 전북쌀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밥맛이 크게 떨어지는 통일벼를 재배하는 바람에 전북쌀은 저가저급미로 통용돼 온 것인데, 전북쌀은 이후 이미지 제로를 위해 ‘증산’에서‘품질’로 정책방향을 수정하였다. 하지만 저가저급미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전북쌀에 대한 평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금년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선정한 고품질 상위 12개 브랜드 중 5개가 전북미다. 경기미는 전무하다. 작년에도 3개가 전북미였고, 경기미는 전무했다. 이제 전북미가 품질에서 경기미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옛날 소비자의 선입견과 구시대의 명성으로 쌓아온 이미지만으로 쌀의 품질을 보장하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과학적인 방법과 공정한 평가를 통해 명실공히‘대한민국 대표쌀’로 매년 선정되는 전북쌀을 볼 때, 우리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저가쌀 이미지를 무릅쓰고 달려온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발분도강(發憤圖强)’의 마음, 즉,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열심히 힘쓴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예전 통일벼 시대의 주역이었던 전북쌀이, 이제는 ‘밥맛좋고 품질좋은 전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쌀’의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농업인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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