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1-29 06:36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블로거, 전북을 탐하다
일반기사

남원 향기원에 불 밝힌 소망나무 '반짝반짝'

가족과 함께 소원 빌며 추억 만들어요

▲ 시민들이 소망나무에 단 소원 쪽지를 구경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뒤돌아보면 아무 한 것도 없이 한 해가 흐른 것 같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흰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을 보면 설레는 기분이 들고 내년을 또 기대한다. 남원의 도심 속 향기원에는 새해 소망을 담은 소망나무가 생겼다. 향기원은 예전 남원역 터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이면 꽃양귀비가 유혹하고 가을이면 작약이 피고,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시민의 쉼터로 꾸며져 있다. 이런 향기원이 밤마다 불빛으로 아름다워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금부터 예쁜 크리스마스트리 구경도 하고 트리에 담긴 남원 시민들의 새해 소망도 들어보자.

 

△한 등 한 등 정성들여 수놓다

 

지난 12월7일 오후 향기원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올해 향기원에서 ‘크리스마스 사랑·소망트리 만들기 경연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개인, 가족, 단체 시민의 참여로 크리스마스트리도 만들고 새해 소망카드도 달았다. 유치원생 아이부터 예술인 단체, 교회, 문화관광해설사회 등 모두 향기원으로 몰려 나왔다.

 

각자 소망도 담고 주제에 맞춰 예쁜 나무도 만들면서 단합했다. 참여하지 않은 시민과 관광객은 멋진 구경도 할 수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을 달고, 조명을 감고,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했다. 참여자들 모두 “하하 호호”즐거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은 방송사 카메라까지 나와 뜨거운 현장분위기를 담아갔다.

 

주말동안 장식한 나무는 지난 14일 점등식을 하고 시상식을 열렸다. 이날 설레는 맘으로 따뜻하게 차려입고 다시 향기원으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은 삼삼오오 나와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하고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작품도 자랑했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모두의 두근두근 신나는 외침과 함께 불이 환하게 켜졌다. 박수와 환호가 뒤섞였다. 도심 속 향기원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남원 중앙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점등식을 보러 나왔기에 그 모습이 예뻐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곳까지 나와 둘러본 소감을 물으니 주변에서 이런 행사를 해 좋고 장식된 나무들이 예뻐서 맘에 쏙 든다고 한다. 사진 속 그들의 표정만 봐도 즐거움을 알 수 있었다.

 

△시민이 함께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불 밝혀진 크리스마스 트리.

이번 사랑소망크리스마스트리는 시민이 참여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다. 경연대회라기보다는 축제마당이었다. 시민이 나와 예쁜 나무를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남긴다. 가장 신난 건 아무래도 아이들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불빛만큼이나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비싼 돈을 들인 작품은 아니지만 시민이 하나하나 조명을 달고 장식을 붙이고, 정성을 기울인 작품들이라 소중하고, 더욱 밝고 아름답다.

 

참가자 중 사랑상은 남원시 문화관광해설사회의 ‘신 남원5경’ 이 차지했다. 예부터 남원에는 교룡낙조, 축천모설, 금암어화, 비정낙안, 선원모종, 광한추월, 구룡계곡, 순강귀범 등을 아름다운 경치로 꼽았다. ‘신 남원5경’ 은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남원 관광안내를 하는 광한루원, 실상사, 국악의 성지, 춘향테마파크, 혼불문학관을 ‘남원팔경’에 빗대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해원(解寃)의 굿판, 영혼을 위로하다

 

도심 속 향기원은 남원 역사의 중심지 중 하나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이곳은 남원성 북문에 해당하는 곳으로 치열했던 전투 뒤 이복남 장군과 병사들이 순국한 곳이다. 지금은 장소가 옮겨졌지만 정유재란 희생자인 만인의사의 혼을 위로하던 무덤과 ‘충렬사’ 도 있었다. 일제는 이곳에 남원역을 설치했고 지금은 역이 이사를 가고, 이렇게 다시 시민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환한 불빛이 호국영령의 영혼도 함께 달래 주길 바라본다.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새해 소망도 빌며 왁자지껄 떠들고 행복하게 웃을 때, 나라와 후손을 위해 목숨 바쳤던 그들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남원 도심 속 향기원 크리스마스 사랑·소망트리는 1월 중순까지 불을 밝힌다. 아직 구경하지 못하신 사람들은 새해 소망 빌러 남원으로 놀러오시길 권한다.

▲ 신해정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 신해정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