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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도 수출·입이 이루어진다

▲ 이경식 전주세관장
지난 3월초 전주세관장으로 발령받아 첫 출근 하던 날, 숙소에서 세관까지 출근길이 생소하고 부임 첫날부터 지각을 할까 염려스러운 마음에 택시를 타면서 기사분께 전주세관으로 가자고 하였더니 고개를 돌려 “전주세무서요?” 라고 되묻는다. “세무서가 아니고, 세관이요. 도청 옆에…”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이 “아~ 세관이요! 지나는 다녔는데…뭐 하는 곳인지는…” 하고 말끝을 흐린다. 또한 부임이후 여러 기관을 방문하는 자리에서도 공·항만이 아닌 내륙지에 왜 세관이 있어야 하는지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예전에 세관은 대부분 부산, 인천, 군산처럼 항구나 김포공항(현재는 인천공항)등에 있었고 따라서 그 지역 시민들은 세관의 존재와 하는 일을 알고 있는데, 이곳 전주는 아무래도 내륙지역이다보니 시민들이 세관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세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단지 외국에 다녀올 때 검사만 하는 곳으로 알고 있고, 조금 아시는 분들도 세관의 주요 역할인 수출입 물품의 통관이 주로 공항이나 항만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전주에 세관이 필요한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는 것 같다.

 

하지만 관세청에서는 오래전부터 내륙지에 위치한 수출입업체의 편리한 무역활동을 위해 지역별 내륙거점 도시에 세관을 세우고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지원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와 익산세관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관세청 소속 세관은 총 47개로 공·항만 세관이 24개이고 내륙지세관이 23개다. 이렇듯 내륙지에도 세관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보세(保稅)라는 제도가 있기에 가능한데, 이는 “세금을 유보한다”는 뜻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용어겠지만 내륙지 공장에 보세창고나 보세공장을 설치하고 공·항만에서 외국물품을 보세운송하여 필요시 세금납부 등 통관절차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당장 물품이 필요한 경우는 항구나 공항세관에서 통관절차를 수행하면 되지만 이러한 보세제도가 있어 수입물품을 자신의 창고로 운송한 후 보관하고 있다가 물품이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서 금융비용을 절감하게 되며, 아울러 이러한 수출입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부산, 인천 등 원거리 세관을 오가는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역 특색과 물품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관할세관에서 수출입 절차를 수행함으로써 타 세관보다 신속하게 업무처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긍정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전주세관은 76년 5월 8일 개청 이래 38년이 되었으며 현재 전주, 정읍, 남원 등 3개시와, 완주, 임실, 순창, 무주, 진안, 장수 등 6개 군을 관할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수입 5000여건에 3억불 상당, 수출 3만2000여건에 26억불 상당을 통관하였고 이 과정에서 320억원이 넘는 세금을 거두었다.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트랙터, 합성섬유, 화학제품 등이고, 수입품은 페인트원료, 농기계부품, 원면, 실리콘 등이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이나 세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고, 별 볼일 없는 것으로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출입 수요가 분명히 전주지역에서도 존재하고, 원활한 무역활동을 위해 전주세관 직원들은 불철주야 통관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라북도의 경제, 특히 수출입이 활성화되고 규모가 증가해야 전주세관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렇듯 사면이 육지로 막히고, 하늘길 하나 없는 우리고장 전주에서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외국과의 수출입통관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출입통관이외에도 수출하게 되면 수입시 납부한 세금을 되돌려 주는 관세 환급, FTA 활용지원, AEO(성실무역업체)인증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고 수입물품 원산지표시단속 및 유통이력관리 등 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국가발전과 사회안전을 위하여 공헌하고 있다.

 

이제 세관이 왜 내륙지에도 있는지 그 이유와 역할에 대해서 말씀드렸으니 전북도청과 전주KBS 사이 큰길을 지나다가 전주세관이라고 간판이 걸린 5층 건물이 보이거든 우리고장 제조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외국원료를 수입통관하고,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특화제품 등의 수출통관을 지원하여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전주세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한번쯤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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