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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새판짜기를 해야 하는가

존재감 없는 국회의원 국가예산 확보 힘들어…내년 총선땐 참인물을

▲ 상무이사 주필

눈을 바깥으로 돌리면 전북의 현실이 어떠한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시·도는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 수도권 못지 않게 충청권이 괄목할 만큼 달라졌다. 충청권은 수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세종시 건설을 필두로 삼성전자가 지난 5월 평택에다 15조원을 들여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짓는 등 개발 열기가 확산돼 가고 있다. 지금 전북은 정치적 고도(孤島)로 전락하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차별만 받고 있다.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공간도 없다.

 

타 시·도와 비교가 안될 만큼 전북은 산업화가 미진하고 지역개발이 지지부진하다. 새만금사업도 기획재정부가 예산과 개발방식을 놓고 발목을 잡아 계획기간 내 완공이 불투명하다. 상당수 도민들이 새만금사업에 회의적이다. 지난 1991년 착공한 이 사업이 지지부진해 언제 끝날지 모른다. 만약 타 지역에서 이 같은 사업을 했으면 일찍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이 장차 전북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오랫동안 지지부진해 큰 기대는 안걸고 있다. 역대 지사들이 새만금사업에 광신도처럼 죽기살기로 매달렸다. 그 만큼 이 사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력이 약해서 국가예산 확보가 잘 안됐다. 4대강 사업처럼 대통령의 의지가 있으면 자신의 임기내에 끝마칠 수도 있지만 새만금사업은 그런 사업으로 분류가 안돼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새만금사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북은 국가재원 배분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정권적 차원에서 관심 없는 지역으로 됐다. 전북 출신 장관이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대선과 총선 때 집권당에 표를 안준 탓이 제일 크다. 정권은 생리적으로 표를 많이 준 지역부터 챙긴다. 광주 전남은 예외다. 그 사람들은 표를 안줬어도 워낙 야성이 강해 안 챙겨 줄 수가 없다. 그 사람들은 전북을 호남권으로 묶어 파이를 키운 후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는데 이골 나 있다. 국회의원들도 하나로 똘똘 뭉쳐 국가예산을 잘 확보한다. 그에 비해 전북 정치인들은 어떤가. 수적으로 열세인데다 정치력이 약해 관련부처에서부터 말발이 제대로 먹히질 않는다. 국가예산 확보는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좌지우지한다. 송하진 지사가 예산 확보하는데 애를 먹는 이유도 힘센 국회의원이 없어 뒷받침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다 같은 의원이 아니다. 선수(選數)에 상관없이 보이지 않게 등급이 매겨져 있다. 중앙정치 무대서는 놀지 못하고 지역구에서만 뱅뱅 도는 의원이 있다.

 

도민들은 누가 똑똑한 의원인가를 잘 안다. 19대 국회의원들이 약체들로 구성돼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20대때는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높은 지역 벽을 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각 지구당협의회를 맡은 위원장들로는 기대할 게 없는 것 같다. 장·차관급에서 차출해서 출마시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더 버릴 수 있다. 내년 선거구도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 아니면 무소속 대결로 끝날 공산이 짙다. 광주 전남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보고 신당 출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누구를 대표로 할 것인가만 남아 있다는 것. DJ와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야권 세력판도가 달라져 셈법도 다양하다. 친노세력이 많은 전북도 누가 깃발을 꽂고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전북서도 새정연을 탈당해 신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그간 천정배 의원과 교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신당창당을 위해 막후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은 결론을 못 내리지만 가을쯤 가서는 그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상당수 입지자들이 새정연 갖고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무척 신중하다.

 

내년 총선은 낙후된 전북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일꾼을 뽑는 선거라서 중요하다. 도민들도 지역정서에 함몰되는 선거 대신 인물본위로 끌고 가려면 어차피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야 전북정치가 복원되면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앙에서 전북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존재감 없는 국회의원은 ‘팽’(烹) 당할 것이다. 11명 전원이 자신 만큼 열심히 뛴 사람도 없다고 말하겠지만 도민들은 이미 의원들의 정치적 역량을 안다. 선거구 획정이 끝나야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형제의 난’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실속없는 명망가보다는 단체장을 잘했거나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면 될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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