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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심장 혈관 막히거나 좁아져 생명 위협 / 심근경색 스텐트 시술해도 10명 중 1명 재발 / 처방에 따른 아스피린 복용 등 철저한 관리를

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지고 봄기운을 느끼기 위해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기온 변화가 들쑥날쑥한데다 큰 일교차로 인해 심근경색과 협심증 같은 심혈관계 질환 환자 발생이 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심혈관 질환 환자 수를 계절별로 분류한 결과 겨울철(12~2월 82만9089명)보다 봄철(3~5월 83만4687명)에 심혈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채제건 교수의 도움말로 심혈관 질환 중에서도 대표적인 중증질환인 급성관상동맥 증후군(협심증, 심근경색)의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심혈관 질환 환자 꾸준히 증가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심근경색증과 같은 허혈성 혈관질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심근경색증 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환자가 퇴원한 뒤 1년 내 숨질 확률은 여전히 존재한다.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가 퇴원 뒤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2008년 8.2%에서, 2011년 8.8%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들면 뇌 심장 등 주요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엔 이른바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혈전 즉, 피떡이 잘 생긴다. 혈전을 한자로 풀어쓰면 피 ‘혈(血)’, 마개 ‘전(栓)’으로 뭉쳐진 피가 마치 마개처럼 혈관을 막는다는 의미다. 손에 상처가 났을 때 생기는 상처 딱지도 혈전의 일종이다. 이처럼 적당한 혈전은 지혈에 도움을 주고, 외부 위협을 막아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혈관 속의 혈전은 생명에 위협을 준다. 심장 혈관에 생기는 혈전은 혈관 전체를 막아버리는 심근경색과 혈관을 좁게 만드는 협심증을 일으킨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므로 병원에선 가장 우선시하는 응급질환이다.

 

△스텐트 시술 이후에도 재발 위험 커

 

심혈관 질환 중에서도 대표적인 중증질환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이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 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과 부분적으로 막히는 협심증으로 나뉘는데 환자의 80%는 심근경색이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이 있다. 이는 다리나 손목에 있는 동맥을 통해 심장혈관으로 접근해 혈관 속으로 금속 철망 모양의 스텐트(Stent)나 풍선을 넣어 막힌 부위의 심장 혈관을 뚫는 것이다. 흉터가 남지 않고, 치료 시간도 짧아 자주 이용되는 시술법이지만 만약 3개의 주요 관상동맥이 여러 군데 심하게 좁아져 풍선·스텐트 시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미 좁아진 관상동맥 대신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해줄 우회로 혈관을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한다.

 

명심할 것은 스텐트 시술로 고비를 넘겼다 하더라도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스텐트 주변에 다시 혈전이 생겨 심장 동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급한 위기는 넘겼더라도 이후 재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망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퇴원 후 1년 사망률이다. 우리나라의 급성 심근경색증 치료수준이 세계적으로도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약 1명은 퇴원 후 1년 이내에 재발해 목숨을 잃고 있는데 이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관상동맥이란 심장의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말한다. 동맥경화나 혈전 등에 의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의 혈액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심한 흉통을 일으키는 협심증이 발생할 수 있다. 상태가 심해질 경우에는 심장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항혈소판제 복용은 엄격하게 지켜야

 

재발 방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은 매우 낮다. 대한심장학회에서는 환자들에 기본적으로 12개월 이상 항혈소판제를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혈소판은 신체의 방어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혈관 안에 혈전을 만들어 문제를 일으킨다. 이때 항혈소판제가 혈소판의 응집을 차단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항혈소판제 복용을 추천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환자가 스스로 증상을 판단해 독단적으로 항혈소판제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임의로 1회 복용량을 줄이거나 늘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질환을 관리하겠다는 생각 역시 매우 위험하다.

 

요약하자면, 약은 처방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한 알도 빠짐없이 정확한 용량으로 복용해야 하며, 몸이 좋아졌다고 느껴져도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 전북대병원 채제건 교수가 말하는 심혈관 질환 예방법 "운동·식이요법·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 필요"

전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채제건 교수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를 맞아 갑작스러운 심혈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은 싱겁게 먹을수록 좋다. 소금 대신 고춧가루, 후추, 마늘, 식초를 써서 맛을 내도록 한다. 통조림 제품을 사용할 때는 통조림 안의 국물을 버리거나 헹군 후 조리해 염분의 농도를 낮추는 게 좋다. 고지방 어류(오징어, 장어, 갑각류), 고지방 유제품(치즈, 생크림, 아이스크림 등), 육류를 제한한다.

 

그 대신 식물성 단백질(콩, 두부류)과 흰 살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튀기거나 부친 음식보다는 삶거나 찌거나 구운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채 교수는 운동과 관련해서는 “식사를 마치고 1시간이 지난 뒤 하도록 해야 하며, 매주 3회 이상 하며 1회에 30~60분 정도가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의 경우 땀이 조금 나고 숨이 약간 가쁠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고,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일시에 과도한 힘을 쓰는 운동은 피하는게 좋다고 한다. 특히 걷기, 자전거, 수영, 스트레칭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채 교수는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품고 사는 심장질환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3배 높게 심장질환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평소 앓고 있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금연 등도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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