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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한방에 간다

전북 제1당 국민의당, 도민의 가려운 곳 긁는 섬김의 의정활동 해야

▲ 상무이사·주필

도민들은 양반기질이 강해서인지 속내를 곧잘 드러내지 않지만 광주 전남 사람들은 성미가 급해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말할줄 안다. 전북이 호남권에 속하지만 오히려 기질상으로는 충청권과 가까운 것 같다. 이번 4·13 총선 때도 그랬다. 광주 전남 사람들은 더민주당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찍부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가 무릎꿇고 빌어도 한번 틀어진 마음을 되돌려 놓지 못했다. 그 만큼 광주 전남 사람들은 의사표시가 확실하다. 보통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이 민감한 정치문제에 관해서는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한다.

 

이번에도 언론사들이 앞다퉈 여론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전북에서 국민의당이 압승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조사기법이 잘못되고 낮은 응답율 때문에 빗나갔지만 도민들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탓도 있다. 특히 선거기간 동안 거의 공해에 다달을 정도로 무차별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해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출구조사 때도 자신이 지지한 후보를 틀리게 응답, 결과적으로 엉터리 여론조사가 됐다. 과학의 힘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만 유권자가 정확하게 응답을 안하면 그 여론조사는 틀리게 돼 있다. 이같은 엉터리 여론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후보와 운동원들이 얼마나 일희일비했을까.

 

도민들이 오래전부터 더민주당에 등 돌린 기색이 역력했다. 지지자들 가운데는 더민주당 갖고는 정권교체를 가져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간 재보궐 선거에서 연전연패하고도 책임지지 않은 문재인 전 대표의 뻔뻔함에 지지를 철회한 것. 특히 초선들이 친노·친문으로 얽혀있어 더 반감이 컸다. 이들 가운데는 존재감 없이 여의도 국회 의사당이나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정도로 인식했다. 존재감 없는 저 사람들 한테 더 이상 전북발전을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금배지 단 덕에 호의호식하면서 살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인상이 안 좋았다. 사실 깜냥도 안되는 사람이 착발신 전화여론조사를 잘 받도록 해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일부 지방의원 가운데는 국회의원 되는 것을 쉽게 생각했다. 그 이유는 착발신 전화만 잘 받게 하면 자신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났기 때문이다.

 

의정활동을 시원치 않게 하고 다니면서 목에다 힘이나 준 사람은 가차없이 떨어 뜨렸다.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 한번은 운좋게 국회의원 해먹었을지 몰라도 두번 이상은 안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권자가 현명하다. 정치에 대해 박식하다. 말로만 의사 표현을 안했지 이미 마음으로는 더민주당이 아니고 국민의당으로 바꿔 버렸다. 더민주당이 싫은데 지역정서상 새누리당 찍기는 싫고 그래서 국민의당을 찍었다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당이 예쁘고 잘 한다고 여기진 않는다. 국민의당 지지도가 등락을 거듭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의 더민주당처럼 국민의당이 군림하려 들면 한방에 간다. 국민의당을 도내 제1당으로 만들어 놓고도 마음 들어라 생각치 않는다. 당선된 이후 일부 당직자들이 보인 일련의 행태가 믿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낮은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팽(烹) 당한다. 민심이 성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난지를 알았으면 항상 물처럼 낮고 겸허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온갖 특권 다 누리면서 호들갑이나 떨면 끝장이다. 한방에 날라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전에는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잘못해도 대충 넘어 갔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등이 발달해 한방에 보낸다. 제도권 언론이 아닌 SNS를 통해서도 잘못하면 큰 이슈를 만들어 버린다. 억대의 세비나 타 먹으면서 지역구 활동한답시고 지방의원이나 줄 세우는 국회의원은 아예 퇴출될 각오를 해야 한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므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젠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는 계파정치도 종식돼야 한다. 경제에 비상등이 켜져 민생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선수(選數)에 상관없이 왜 유권자가 자신한테 표를 줬는지를 다시한번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부분 큰 표차로 당락이 갈리지 않아 언제든지 잘못하면 뒤바꿔 놓을 수 있다. 유권자의 힘이 이렇게 거센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말처럼 당선자들이 금귀월래(金歸月來) 해야 한다. 상임위 활동이 없을 때는 귀향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선량이 되어야 한다. 유권자가 달라진 만큼 당선자들도 정신 바짝 차리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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