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들이 참 많다. 그러면 우리는 흔히 “도대체 너는 언제나 철이 들까?”라고 한다. 여기서 ‘철부지’는 무슨 뜻일까? 우리말에는 알고 보면 참 재미있는 말이 많다. 그런데 흔히 쓰고 있으면서도 그 말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모르고 쓸 때가 많다. ‘철부지’라는 말도 그렇다.
‘철부지’의 어원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 ‘철’인데 그 변화를 알고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곧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알지 못한다는 한자 말 ‘부지(不知)’가 붙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을 일컬어 철부지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달력에 24절기를 표시하여 태양의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력인 태음 태양력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24절기를 모르면 ‘철부지’라고 했다.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씨를 뿌려야 할 때인지 추수를 해야 할 때인지 김치를 담가야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때를 모른다는 의미였으나 현대에 와서 때와 장소를 모른다는 의미로 확장됐다. 예를 들면 여름에 털옷을 입거나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으면 철부지가 된다. 그리고 조심해야 할 자리에서 함부로 지껄이면 철부지 소리를 듣는다. 옛날의 철부지들은 대개 어린아이들이었는데 요즈음은 나이 많은 철부지들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도 하루빨리 철부지가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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