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이 2016년 말에 개관한 가위박물관이 특혜의혹으로 몸살이다. 주민들의 감사 청구에 대해 전북도가 지난 20일 주민감사청구 심의워원회를 열어 가위박물관 감사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그동안 주민들이 제기해 온 가위박물관 설립과 운영 과정, 가위가격 담합과 계약해지 후 철회 등을 둘러싼 특혜 의혹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들은 “가위박물관은 설립에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군수의 의지가 관철된 사업인 만큼 주무공무원이 아닌 군수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설립 추진, 가위 구입, 위탁자 선정, 운영비 지급 등 전반에 걸친 특혜와 비리 의혹이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안지역 8개 시민단체들이 나선 이번 사안에 대해 전북도는 추호의 의심이 없도록 철저히 감사해야 할 것이다.
가위박물관은 마이산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3층으로 된 박물관은 가위의 역사 등에 대한 소개 및 인류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주방가위, 미용가위, 공예가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잘 운영하면 국내는 물론 동서양의 다양하고 희귀한 가위들이 전시된 가위박물관은 마이산과 용담호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색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진안군이 가위박물관을 기획해 개관하는 과정에서 박물관 위탁운영자측에 가위가격 담합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고, 진안군의 해명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심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가위박물관 운영에 따른 문제 제기에 대해 진안군이 위탁운영자와의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를 확실히 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계약해지를 철회하고 원래 위탁자에게 다시 운영을 맡겼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주민들에 따르면 진안군은 가위박물관을 개관하면서 위탁 계약을 체결한 세계가위문화연구소 대표 이모씨의 가위 113점을 4억4000만 원에 구입했다. 이 가위들 상당수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이씨가 구입했고, 진안군에 크게 부풀려진 가격에 판매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진안군은 지난해 말 이씨측과 맺은 박물관 위탁운영계약을 해지했다. 그랬던 진안군이 불과 2개월도 안된 지난달 23일 위탁계약해지를 철회, 이씨측에 박물권 운영권을 되돌려줬다.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행위라고 한다.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 전북도는 철저히 감사, 주민 의혹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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