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 유래는 전후(戰後) 서구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표현한 T.S 엘리엇의 ‘황무지’란 시의 첫 구절에 나온다.
이 말은 4월이면 시인의 의도와 다르게 4.3항쟁, 4·19혁명과 4·16 세월호 참사 등 유독 굴곡 많았던 우리 현대사와 맞물려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된다.
한편으로 4~5월은 온갖 종류의 꽃망울이 찬란하게 꽃피우는 시기로 연간 축제 중 약 30%가 개최되는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렇듯 4월은 누군가에게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달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슬픔과 아픔으로 점철된 잔인한 달 일이기도 하다.
특히,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의 가슴속에 치유되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누구도 그날의 아픔을 상기하려 하지 않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최근까지도 제천 스포츠센터, 밀양 요양병원 화재 참사,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즈음하여 그동안의 안전정책 등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해보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전차가감(前車可鑑)의 자세가 필요한 시기이다. 즉 앞 수레의 실수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안전에 대한 욕구는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 다음의 원초적인 욕구로 누구나 안전한 환경, 안정된 삶이 충족되기를 희망한다.
우리 도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안전’을 도정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요소에 대해 철저하게 사전에 예방·대비하고, 사고 발생시에는 골든타임내 신속한 대응·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결집해 나가고 있다.
최근 2개월 여에 걸쳐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도내 공공과 민간분야 다중이용시설 1만 3000여 개소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해 재난취약시설에 대한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또한 자칫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를 위해 전국 최초로 민간다중이용시설 재난위기관리 매뉴얼과 훈련 상황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해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행정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도민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적폐청산 대상인 안전불감증은 아직도 여전하다. 제천 참사 이후에도 주택가 이면도로에는 불법 주차 차량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골든타임 내 인명구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도민 스스로 불법 주정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해 나가려는 작은 실천과 내 주변 생활안전 위해요인에 대한 안전신고 한 건이 나와 내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흐름의 안전 지형을 만들어내고, 실행력 있는 안전정책이 더해져 한목소리로 나아간다면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한 꽃다운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304명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누구에게나 찬란하고 아름다운 계절로 기억되는 4월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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