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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전북지역 상설 뮤지컬 - 전북의 역사·문화자원 바탕 명품 브랜드 공연 '날갯짓'

홍도
- 정여립이 부르짖던 대동세상
- 여인 홍도의 이야기로 풀어내
- 아리울스토리3
해적2 : 월영의 검
- 무용·마샬아츠·타악 등 융합
- 강렬·화려한 퍼포먼스 눈길

▲ 뮤지컬 <홍도> 공연 모습

진심은 말을 한다. 잔가락이 없는 울림으로 사람의 마음을 크게 들었다 놓는다.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으며, 모든 움직임을 한데 모아 들어 올려서 깨끗이 매듭지어 주는 명무(名舞)들의 손사위마냥 정갈하다. 호남 내륙의 몇몇 춤에서나 보이던 정중동(靜中動)의 맛, 장엄하면서도 고아한 품격이 전해진다. (재)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주관하는 뮤지컬 <홍도> 를 벌써 두 번이나 만나러 가게 된 이유이다.

△ 뮤지컬 <홍도> , 400년을 기다려온 여인의 이야기

조선시대 혁명가 정여립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홍도> 는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홍도’를 원작으로 했다. 대동계(大同界)를 조직하여 반상의 귀천이라든가 사농공상의 차별, 남녀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던 정여립의 사상과 삶, 그에 얽힌 대동계 사람들의 이야기가 배경이다. 그리고 불사의 몸이 되어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400년 동안 기다리는 정여립의 손녀 홍도의 삶과 사랑이 최기우 극작가의 극작으로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살아 돌아오게 된 것이다.

▲ 뮤지컬 <홍도> 공연 모습
▲ 뮤지컬 <홍도> 공연 모습

총연출을 맡은 권호성 씨는 홍도와 자치기라는 가공의 인물이 어떻게 관객의 마음속에 각인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그리고 뮤지컬 특성상 음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좋은 음악은 전체 극을, 상황을,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처음엔 홍도라는 여인에 대한 표본이 없어서 캐릭터 잡기가 어려웠어요. 홍도는 개인의 삶이나 사랑보다도 정여립이라고 하는 대동세상과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만의 홍도가 아닌 치열하게 버텨온 한 역사를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홍도 역을 맡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객원배우인 29세의 김채현 씨는 말한다. 맞는 얘기다. 홍도는 자치기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는 여인을 넘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시대이고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정여립이 그렇게도 부르짖었던 대동의 세계이며 정신이다. 죽을 수 없는, 결코 죽지 않는 혼의 맥이 홍도의 몸을 빌어 지금에 이르러 있는 것이라고.

거듭 두 번을 관람한 <홍도> 는 극중 홍도처럼 볼 때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엔 작은 민들레꽃을 사랑하는 소녀였다가, 여인이었다가, 정여립이었다가, 불멸의 역사였다가…. 홀로그램 등 디지털 영상 기법을 충분히 무대에 적용시켜서인지 시공간의 구애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최첨단 영상기술, 입체음향의 결합도 한몫을 했다. 시대의 어느 곳엔가 침잠해 있는 역사를 견인해 최대한 끌어 올리고자 노력한 그 모든 것들이 우리가 전북관광브랜드 상설공연작 <홍도> 를 지극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입 안 가득 맴도는 ‘홍’, 잇부리를 혀끝으로 톡 차고 ‘도’ 부르면, ‘홍도’ 내이름~” 하고 언제 어디서나 살아나올 것만 같은, 여인 홍도의 이야기를.

△ 뮤지컬 아리울스토리3 <해적2: 월영의 검>

▲ 뮤지컬 아리울스토리3 <해적2:월영의 검> 공연 모습
▲ 뮤지컬 아리울스토리3 <해적2:월영의 검> 공연 모습

전북을 대표하는 상설공연이 또 하나 있다. 새만금의 고유한 공연 콘텐츠를 브랜드화한 아리울스토리(Ariul Story) 뮤지컬 <해적2: 월영의 검> . 군산에서 부안까지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다 보면 신시도 새만금휴게소 부근에 있는 상설공연장 아리울예술창고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다.

올 4월부터 공연된 이 작품은 창세신화라고도 볼 수 있는 서해를 관장하는 개양할미 신화와 풍어제 등의 문화자원을 활용해 에피소드 형식의 시리즈물로 재구성되었다. 아리울 즉 새만금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용신족과 천신족의 대립과 통합을 통해 새만금이 진정 희망의 땅이자 생명의 땅임을 알려준다.

극의 역동성을 강화한 새로운 음악 구성 때문일까. 아니면 기존의 군무를 한층 더 강렬하고 힘찬 모습으로 변모시킨 때문일까. 대사 한마디 없이 몸짓과 표정 그리고 안무로만 이루어진 비언어극임에도 엄청난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한국무용과 스포츠댄스, 마샬아츠, 타악 등이 융합된 강렬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하늘은 마음이 움직이는 곳에 머문다 했던가. 어쩌면 그 힘은 저 광활한 새만금과 서해 바다를 관장하는 여성 거인설화의 주인공인 개양할미가 보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아리울 달빛 아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천신제가 끝나고, 사랑의 축제인 달의 축제에서 우연히 만난 극 중 아리 여왕과 미르 장군의 사랑이 지극해서일지도. 아리울을 빼앗기 위해 침략한 해적왕 ‘염왕’에 의해 계속되는 고난을 겪는 아리와 미르. 결국 염왕의 인질이 된 미르와 자신의 백성을 구하고자 검을 들고 염왕과의 마지막 결전을 치르는 아리의 모습에서는 새만금의 지향성을 보게도 되는 것 같다.

크고 무게 있는 부피를 지니고 관객을 압도시키기에 충분한 ‘아리울스토리 시즌3: 해적 ‘. 김충한 총연출과 최석열 안무연출, 김태근 음악감독 등에 의해 완성도를 더욱 높이게 된 작품은 아닐까. 새만금을 공연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시키기에도 충분한 이 작품은 금년 11월까지 공연된다. 새만금이 명품 문화·관광 도시로 부상할 수 있도록 새만금의 혼이 깃든 문화예술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바로 그것을, 새만금상설공연은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 2018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

군산에 ‘희망버스’가 생겼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 GM 군산공장 폐쇄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군산 시민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말 그대로 희망버스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군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 위함이기에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2108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의 일환인 이 버스에서 지난 7일, ‘아리울스토리3: 해적2’가 군산 시민들을 위해 막을 올렸다.

군산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첫 문을 연 <2108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은 단비처럼 군산 시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2108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은 ‘희망버스: 해적2’ 공연을 시작으로 올 11월까지 공모를 통해 선정한 팀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그리고 별별마당(마당상설공연, 거리퍼레이드, 버스킹), 집중상설공연, 찾아가는-희망버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군산 곳곳에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찾아가는 희망버스 두 번째 움직임은 단연 뮤지컬 <홍도> 다. 8월 4일, 군산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홍도가 400년을 견뎌온 그 모든 세월을 다해 외롭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대동세상을 만들어갈 것에 기대가 된다.

▲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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