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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달고 그동안 도대체 뭘 했나?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의기양양했던 사람들이 임기동안 뭘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지역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바람에 도내인구 180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기 4년인 국회의원은 3년은 면책특권 아래서 호의호식하며 발 뻗고 지내다가 선거가 다가온다 싶으면 1년간 지역구를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온갖 어릿광대짓을 한다. 평소 잘 안가던 불우시설장은 물론 표가 될만한 곳이라면 주저 않고 달려가 뻣뻣한 고개와 허리를 숙인다. 이들 뇌리에는 유권자가 오직 표로 밖에 안보이기 때문에 염치불구하고 표 동냥에 나선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 되는 것은 출세의 상징이다. 독재자인 전두환도 국회의원 할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국회의원은 권한은 많은데 별로 책임질 일이 없다. 연간 세비가 자그마치 1억 8000만원이고 후원회를 열어 후원금까지 모금해서 쓸 수 있는 힘 있는 자리다. 분명 금배지는 선망이다. 장·차관을 지냈어도 국회의원하려고 기를 쓰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국회의원이 혐오의 대상으로 불신을 받지만 그래도 가문의 영광이요 부러움을 사는 자리라서 그렇게 할려고 발버둥친다.

지난 3년간 4선의 정동영을 비롯 도내 10명의 국회의원들이 어떤 의정활동을 했을까.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3년간 예특위원이 돼 국가예산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성과를 올린 반면 나머지는 정치적 영향력이 미약해 겨우 지역구 면피성 예산 확보에 그쳤다. 전북의 현실은 경제적으로 어렵다. 1인당 GNI(지역내 총소득)가 2455만원으로 울산에 비해 2.1배가 낮다. 전국 최하위다. 과거에는 강원 충북이 전북 한참 아래였는데 언제부턴가 순위가 뒤바꿔졌다. 소득이 낮아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간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활기를 잃다보니까 무력증에 빠졌다. 뭔가를 해볼려는 의욕과 자신감도 없고 남 잘되는 꼴도 못보는 묘한 현상만 생겼다. 고소·고발·무고·이혼율 등 나쁜 것만 많아졌다.

송하진 지사가 중앙정치무대를 오가며 최선을 다해 새만금공항 예타면제 등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지만 관료로서 한계와 10인 4색으로 나눠진 전북 정치권의 지원을 받지 못해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지난 총선 때 정동영·정운천·김광수 등 전주 3명 국회의원들이 전주 완주 통합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지난 총선 때 정동영의원은 그 누구보다도 통합작업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 당시 정 의원은 통합무산은‘정치인들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다’고 지적하면서 당선되면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21대 총선이 다가온 지금까지 가타부타 아무 말이 없다. 정 의원은 전주역사 신축비로 450억을 확보했다고 자랑할뿐 종합경기장 개발은 원론적인 입장이고 이슈로 떠오른 대한방직개발건은 유구무언이다.

최근 정 의원은 칼럼을 통해 전주를 특례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명자가 80만이 넘어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지정 기준만 바꾸면 된다는 것. 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특례시 지정에 많은 시민이 서명한 탓에 그것이 더 솔깃해 보여 통합보다는 특례시 지정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보다는 지난 총선 때 공약한 전주 완주통합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여겨진다. 완주가 전주와 통합하면 국회의원 한석을 더 확보하면서 윈윈구조를 만들수 있어 국가예산 확보도 용이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도내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낙제점 수준이다. KTX 타고 다니면서 지역구행사장에 얼굴만 내밀었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전북여당격인 민주평화당 5명은 여권인지 야권인지 정체성이 모호하고 야성이 약해 중앙정치무대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2.5%의 당 지지도가 시사한 바가 크다.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 폐쇄로 군산경제가 반토막 났는데도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하게 메시지를 못던져 실망감만 안겨줬다. 특히 민평당 대표인 정동영 의원이 다시 국회의원 할려고 주민접촉빈도를 늘렸으나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큰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해 과연 전북 정치적 자산인지 의심 갈 정도였다. 대다수 도민들은 누굴 뽑은들 어찌 하겠느냐며 정치권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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