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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병 치유책

백성일 부사장 주필

도민들이 외지 기관장들 한테는 잘 대해주지만 여기사람들 한테는 그 반대입장을 취하는 나쁜 습성이 있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4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단 말이 있지만 도민 가운데는 남 잘되는 꼴을 못보는 시기 질투가 의외로 많다. 이 같은 몹쓸병이 그대로 남아있다보니까 지역이 발전을 못하고 있다. 그간 전북이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것은 외부 탓도 크지만 내탓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대안 없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보니까 눈치나 살피는 단체장이 좌고우면하면서 심지어 개발사업이 표류한 경우도 있다.

외지인들이 전북에서 기관장을 하면은 거의가 잘 있다가 간다. 법원장이나 검사장 안기부지부장 경찰청장등 힘 있는 자리의 기관장들은 이임할 때 전북에서 잘 있다가 떠난다. 도지사는 명예도민증까지 주면서 재임 동안 이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예전부터 아전근성이 깔려있어서인지 전주시민들이 외지 출신 기관장들한테 잘 대해주는 것 같다. 흥선 대원군 시절 전주아전들은 전국적으로 악명이 높았다. 심지어 감사가 부임하기도 전에 한양까지 찾아가 뇌물을 갖다 바치는 등 아부에 능했다. 관불여리(官不如吏 벼슬아치가 아전만 못하다는 것)는 전주아전들의 세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대변한다. 이들 아전들은 삼정의 문란을 유발,호가호위하면서 가렴주구해 백성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렸다.

그 집 숟가락 숫자가 몇개인지도 훤히 알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인지 칭찬 보다는 헐뜯고 비방하며 깎아 내리려는 악습이 지금도 답습된다. 먹고 살기가 힘들고 공동체의식이 무너져 내린 탓이 크다. 전북 출신이 기관장으로 오면 잘 도와줘서 키워줘야 하는데 못잡아 먹어서 한이란 말도 나온다. 과거 잘 나갔던 일부 경찰서장들의 낙마에서 잘 들어난다. 내부에서 총질을 가하거나 투서로 끌어내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서장은 법 집행자라서 잘못하면 안되겠지만 눈감아줄 정도의 경미한 사건도 침소봉대해서 결국 옷 벗게 만들었다.

지금은 공직사회가 많이 정화돼 이같은 나쁜 풍토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직도 기관장들이 고향근무할 때 몸사리는 경우가 많다. 밥 한그릇 먹는 것도 이눈치 저눈치를 살펴야 하니 무슨 정신으로 고향을 사랑하겠는가. 어렵게 금의환향 한 사람을 더 키워줄 생각은 않고 깎아 내리기만 한다면 누가 고향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치겠는가. 지금은 누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 진영논리에 갇혀 목소리 큰 사람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면 안된다. 농경사회때의 순후한 인심이 되살려지고 사람을 아끼고 키워주려는 풍토가 확산될 때 전북발전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간 잦은 선거로 편가르기가 이뤄지면서 인심이 사나워졌지만 도지사나 시장 군수들부터 먼저 탕평책을 써서 화합을 가져와야 한다. 선거 때 자신을 밀어주지 않으면 그 반대편은 국물도 없다는식으로 간다면 지역은 사분오열되면서 악순환만 거듭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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