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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대로 놔둘 것인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선거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정치를 잘못해 세상살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하면서 물갈이를 요구한다. 민초들은 생업에 종사해야 하므로 정치에 적극 개입을 안한다. 오직 기회는 선거 때 밖에 없지만 지역에 살다보면 온갖 연고관계로 얽매여 갈아 엎어 치우들 못한다. 이 게 문제다. 촛불집회를 통해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하듯 의정활동을 잘못하거나 지역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여기면 가차없이 바꿔야 한다.

전북의 현실은 각종 지표상 하위권에 쳐져 앞이 안보인다. 올 국가예산을 7조6000억 확보했다고 자랑하지만 도세가 많이 위축됐다. 충북이나 강원도도 수도권 팽창으로 우리보다 앞선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 인구는 늘어 구조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떠나간다. 정치권이나 도 시군이 연초만 되면 장미빛 청사진을 밝히지만 한해를 되돌아보면 도돌이표로 끝난다. 관주도형 경제는 임시방편이지 근본문제 해결에 도움이 못된다.

선거때마다 기대감이 컸다. 뭔가 지역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여겼다. 촛불혁명을 이룬다는 뜻에서 진보성향의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전국에서 64.8%라는 가장 높은 지지를 자랑으로 여겼다.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 도민들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아 70% 가깝다. 야권분열로 민주당도 크게 잘한 것이 없지만 덩달아 지지세가 올라간다.

문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보수정권으로부터 인사와 각종 자원배분때 엄청나게 불이익을 받아 문 대통령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상당부분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 정권 초기 때 보란듯이 이 지역 출신들을 장차관으로 많이 기용해줬지만 시간이 갈수록 느낌이 다르다. 마침내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을 총리로 발탁했고 전북의 며느리인 대구 세탁소집 딸 추미애의원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해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신태인 출신 3선의원인 김현미의원은 총선 출마를 접고 순장조로 남아 문 대통령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을 지휘한다. 국회가 자유한국당 때문에 동물국회로 변해가면서 4+1로 올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했다. 새만금사업도 달라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런 상황인데도 도민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낮다. 한쪽에서는 케 세라 세라 할 정도로 열패감에 휩싸여 있다. 원기가 부족해 생기가 안돈다. 그 이유는 호남제일문을 통해 전주를 진입하는 순간부터 긴박감도 없고 적막강산 같다. 지역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피가 마르면 생명이 꺼져 가는 것처럼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 돈 될만한 것이 없고 외부로 금융 보험 유통을 통해 돈만 빠져 간다. 아파트 하나 제대로 짓는 업체가 없을 정도로 건설업도 죽을 맛이다. 서울이나 광주에 있는 업체를 찾아가 하도급 받기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 모든 문제는 정치에서 비롯됐다. 정치는 독립변수로서 경제 등 종속변수를 이끌기 때문이다. 정치판을 갈아 엎어 치우지 않고서는 전북병을 치유하기 힘들다. 국토관리청만 익산에 있을 뿐 KT 등 대기업 마저도 광주 전남본부로 흡수통합시키고 있다. 광역별로 기관을 통폐합해서 전북은 더 광주 전남으로 예속 내지는 종속돼 간다. 금융권도 똑 같다. 여신한도 전결권을 광주에 있는 지역본부가 갖고 있어 전북 기업인들은 광주 가서 읍소한다. 전북이 호남이란 카테고리에 묶여 광주 전남사람들 봉노릇만 열심히 해왔다.

전북이 자존심을 세우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갖도록 할려면 새판을 짜줘야 한다. 중앙정치권에서 큰소리 못치고 지사 한테나 힘주려는 구태의연한 모습이 전북을 병들게 한다. 선거 때마다 누굴 뽑아야 할지가 현실적 고민이다. 앵무새처럼 말 잘하는 사람 보다는 국가나 지역을 위해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간 연고주의와 지역주의 선거를 하다 보니까 역량있는 사람을 뽑지 못했다. 야당이 사분오열 돼 민주당이 유리해졌지만 민주당이 잘해서 보다는 상대 실수로 점수를 땄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 한국당이 사사건건 발목잡아 국회를 동물국회로 만들면서 민주당이 반사이득을 취한 것이다. 야당이 정권실정과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부르짖어야 하지만 민주당 친위정당 같아 모기소리도 못내고 있다.

믿을 건 오직 도민 뿐이다. 정치권을 갈아 엎지 않고서는 전북의 장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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