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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할 색채 ⑥

색동 저고리
색동 저고리

또 천주교의 성직자가 입는 여러 가지 색상의 옷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 12세기의 교황 이노센트 3세의 기준을 보면 흰색은 환희·결백·승리·영광·불사(不死)의 상징으로 혼례 때의 천사 및 청문 된 사제의 제식에 사용되었고, 빨간색은 불과 피, 신의 사랑을 상징하여 신이 사랑의 불꽃을 피우는 성령제 혹은 순교자의 제식이나 수난일과 성령 강림제에 쓰였으며, 초록색은 희망·행복, 영원한 생명으로 성직자의 연륜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고 검은색은 애도를 상징하여 장례식과 성금요일에 쓰이도록 한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우리나라를 일컬어 자칭 백의민족이라고들 하지만 이는 우리를 미화시킨 것으로 염색하는 시간과 공력이 없어서이다. 옛 사극을 보라. 조정에서의 관복에는 흰색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계급과 신분을 나타내는 데 쓰였으니 평민들이 채색된 옷을 입을 수 있는 기회는 고작 혼례 때나 아이의 첫돌과 같이 특별한 날에만 허용되었다. 녹의홍상이라거나 때때옷 등이다. 왕이나 귀족들에게만 염색된 옷이 허용되었고 그나마 등급을 나누어 입게 했다. 조선 왕조를 보면 정 1∼3품과 종 1∼2품은 붉은색, 정 4∼6품과 종 3∼6품은 파란색, 7∼9품은 초록색, 사법을 담당하는 관리들은 검은색 등으로 구분하였다.

서양 르네상스 시기의 많은 성화에 나타난 옷의 색상을 살펴보자. 성모마리아나 예수와 같이 중심인물에 채색된 색채에는 파란색이 많이 쓰이고 그 중심인물에게서 멀어질수록 파란색의 농담이 엷어짐을 볼 수 있다. 당시 파란 안료가 다른 색 안료보다 몇십 곱절 비쌌기 때문이다. 햇빛이 없는 곳에는 의사가 찾아간다. 햇빛이 없으면 색도 없어서이다. 색채를 잘 이용하면 병원을 비롯한 각 사업장에서도, 아이들의 성장과 학습 능력에도, 하물며 사랑도 얻는다. 나폴레옹이 어느 날 연회를 열었다. 황후 조세핀은 그 당시 황제의 총애를 얻고 있었던 후궁이 그날 어떤 색의 드레스를 입을 것인지 염탐하라 일렀다. 파란색의 드레스를 입을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연회장의 커튼 모두를 초록색으로 바꾸고 본인은 붉은색 계통의 드레스를 입어 다시 사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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