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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죽음2

자코피노 델 콘테가 그린 미켈란젤로 초상화

“사람들은 나의 뛰어난 솜씨에 놀란다. 하지만 이런 솜씨를 익히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알게 된다면 더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1475-1569, 이탈리아)와 레오날도 다빈치 그리고 라파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연의 힘으로는 다시 만들 수 없다는 천재로 이 세상에서 67년을 살다 간 다빈치는 평소 “보람찬 하루 끝에 행복한 잠이 오듯 보람있게 쓰는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라는 말과는 달리 유언은 “나는 단 한 가지도 이룬 것이 없다.”이었다.

이미 모든 학문의 천재이며 화가를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훌륭한 인문주의자로 위치를 증명해 보인 다빈치의 유언치고는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짐작건대 그 당시에는 황당하기까지 했었을 그의 천재성을 몰라주는 사람들이 못내 원망스러웠을 것이며 그래서 그의 유언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 시기의 세 천재는 다빈치가 미켈란젤로보다 23살이 많았고 라파엘은 미켈란젤로보다 7살이 적었다. 그리고 라파엘이 37세로 요절하였으니, 이 지구상에서 그들이 같은 공기를 마셨던 기간은 36년쯤 된다.

당시의 교황 율리우스 2세에게 “네 몸에는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페인트가 흐를 뿐이다.”라거나, “내가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교황 따위는 되지 않으리라. 반드시 너와 같은 화가가 되어 신을 가깝게 보리라.”라는 말을 하게 만든 미켈란젤로는 4년간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 자기가 가장 존경했던 아버지께 보낸 편지에 “지난 6개월 동안 교황청에서는 단 한 푼의 돈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나의 아름다운 죽음을 위하여”라고 했다. 왜냐하면 당시 교황은 거듭되는 전쟁의 군비로 돈을 모두 지불해야 했기에 자신의 묘지도 못 만들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89년의 생애를 마감하면서는 “나의 영혼은 신에게. 나의 육체는 땅에, 나의 재산은 친척에게”이었다. 지극히 냉정하고 정리된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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