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문재인 정권에서 전북이 없다는 게 다시 증명됐다.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전북이 요구한 사항이 하나도 반영이 안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것은 도가 여야 정치권의 협조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등 전략부재에서 비롯됐다. 철도망 구축이 좌절됐지만 1980년대초부터 군산과 포항을 잇는 동서고속도로가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전두환 군사정권이 급작스레 88올림픽고속도로란 이름으로 선형을 바꿔 담양서 대구 달성까지 2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역대 정권마다 전북을 변방으로 취급하며 업신여겨왔다. 그도 그럴 것이 힘 있는 정치지도자가 없고 주민들의 성향이 온순해 대항하는 기질이 약하기 때문에 무시해 버렸다. 이번 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전북이 요구했던 전주 ~김천 간과 새만금~목포 간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연결하는 산업선 등이 몽땅 빠졌다. 전주~김천 간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빼버렸고 최소한 5000억 원도 안 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은 반영될 것으로 알았지만 안됐다.
반면 광주 전남이 요구한 광주에서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는 반영 되었다. 막판에 청와대가 정치적으로 반영시킨 것.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전북은 도와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안일하게 대응한 게 패착이었다. 도가 범도적으로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나섰어야 했다. 광주 전남은 정치권은 물론 시 도민들이 청와대나 국토교통부를 향해 강력하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이번에도 강한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전북은 김윤덕 의원이 소관 상임위와 김부겸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의를 한 것이 고작이었다. 10명의 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도 않았다. 서울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대응키로 했지만 시늉만 내고 말았다. 전북 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너무 존재감이 약하다 보니까 무시당한 꼴이다. 서로가 똘똘 뭉쳐서 함께 대처해 나갔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고 각개약진하기에 바빴다. 이런 식으로 가니까 지리멸렬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한테 64.8%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모든 게 아니올씨다로 끝나간다. 도민들이 너무 순진무구했다. 이런 상황인데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책임질 사람이 없다. 모두가 자기책임이 아니고 남의 탓으로 돌린다. LH 전북 유치가 좌절될 당시 서울까지 가서 관제데모를 했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동력도 없다. 새만금공항건설사업 같은 현안사업을 안되게 하기 위해 바지 가랑이나 잘 잡지 진정으로 의기의 성냄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나서질 않고 있다.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매사가 안되는 쪽으로 가면서 열패감에 휩싸여 있는 게 문제다. 큰 감이나 자기 앞에 놓을려고 하지 목에 방울 달 사람이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쥬 실천은 딴 나라 이야기로 들린다. 이제 도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 대선 때 어떻게 해야 전북몫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 전북은 고요하고 거룩하기만 하다. 혁신의 아이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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