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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사회 갈등 해결과 관리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념·정치성향 혹은 입장 차이가 진영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최근에는 세대·젠더 간 갈등이 특히 심화되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자산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있으며 세대별로는 혐오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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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정치권은 국민들을 ‘편가르기, 갈라치기’ 하면서, 정치혐오와 국민 분열을 초래하였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정치가 타협과 조정 대신 극단적인 대립과 적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더 가속화 된 ‘팬덤정치’와 맞물려, 정치권의 갈등이 국민들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실시한 ‘제9차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7%가 우리 사회의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의 이러한 인식은 센터가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로 9년간 변함이 없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갈등 1위로 '공인'을 받았다는 주장이 지난해 6월 영국 킹스컬리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에 의뢰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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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각 지역의 현안 사업을 놓고 인접한 지자체간의 갈등부터, 우리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의 갈등까지 그 규모와 종류도 다양하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행정절차와 지방의회 등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의민주주의 시스템보다 직접 참여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구제하고자 하는 선택적 경향이 강해졌다. 시민들의 민원이 일선 책임자 선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을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윗사람 나와!’가 문제 해결의 시작처럼 되어 버렸다. 결국 소송까지 가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탓에 개인 ‘SNS’가 적극 활용되고, 그런 흐름을 반영한 ‘청와대 국민신문고’가 국민들의 호응을 얻어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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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문고 홈페이지 캡처

너무도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는 지금 시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있도록 하고, 적극적으로 정부, 광역, 시·군 지자체가 갈등관리 해결주체로 나서야 한다.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지역 현안을 해결한 첫 지역 사례로, 대구광역시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새 시청사 터를 정했다. 2019년 12월 시민참여단 250명이 현장답사와 토론을 거쳐 대구시 새 청사 후보지 4곳 가운데 옛 두류정수장을 새 자리로 결정했다. 이로써 15년 동안 결론을 내지 못하던 해묵은 과제를 시민 스스로 풀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직접 시청 터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부지 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와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이 뒤따랐다. 시민들의 직접참여로 만들어진 숙의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보다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첫 걸음의 토대가 될 것이다. 

이처럼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제도(조례나 법 제정)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준을 제대로 세우고,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도는 2013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해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따른 갈등조정위원회를 2019년 3월까지 상설기구로 운영해오다 비상설기구로 전환했다. 위원회는 도내 자치단체 간 갈등발생으로 인한 과도한 사회적 비용의 지출을 막고 통합을 이바지해 전북발전에 힘을 모으자는 의미로 설치됐다. 하지만 도내 지자체 대부분은 갈등이나 분쟁을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소송의 결정에 따르기는 하지만 지자체 간 앙금이 남아 있어 갈등의 불씨가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이처럼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능사가 아닐 수는 있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있어야만, 분쟁 당사자 간에 절차대로 합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도 2020년 9월에 ‘갈등관리기본법’ 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고, 이후에도 법 제정을 위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갈등관리의 제도화를 통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갈등 관리를 주도하는 정부나 지자체의 역량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교육을 통해서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 길러내야 한다. 또한 새롭고 다양한 해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다수결 혹은 합의 등 사안의 성격과 내용,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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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경실련

갈등은 다양한 가치와 철학들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이상할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 ‘갈등’은 다원화되고 민주화된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고, 어떤 면에서는 사회발전을 촉진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갈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수많은 고소고발과 법정 공방으로 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내로남불’ ‘네 탓 공방’만을 하면서, ‘너 죽고 나 죽자’는 파국적 상황으로 가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 갈등지수는 OECD 국가 중 ‘매우 심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년에 적게는 80조원에서 많게는 24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갈등관리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사회 갈등을 어떻게 대하고 해결해 갈 것인가는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리더는 중장기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함에 있어, 구성원들과 함께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좌고우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회문제로 부각된 갈등관리가 법 제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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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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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양병준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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