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은 예나 지금이나 농업이 전체 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달 현재 전체 인구의 19%인 2만300여명(9,953가구)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비옥한 농토와 함께 내장산과 옥정호 등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또 우울증 등의 건강 관리가 어느 연령대보다 필요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이달 현재 29.3%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이기도 하다.
정읍이 치유농업(Care Farm)에 주목한 이유다.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는 농업과 돌봄․복지를 연계한 ‘치유농업’이 사회복지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가 농장에 참여해 치유하고, 관광 등을 즐기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부담하여 돌봄 복지를 실현하고 농가소득도 보장,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구조다.
치유농업의 건강증진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지난해 농진청 연구에 따르면 치유농업 참여 노인의 객관적 기억장애는 40.3% 감소하고 우울증은 정상범위로 개선됐다. 치유농업은 노인뿐 아니라 만성 스트레스와 불안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정서적․신체적 건강증진 효과도 크다.
우리나라 치유농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데, 지난해 3월 25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 시행으로 본격적인 치유농업의 닻이 올랐다.
우리 정읍에서는 지난해 ‘정읍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 초보단계로 정읍시농업기술센터와 정읍시 치매안심센터에서 찾아가는 직장인 치유농업이나 정원 가꾸기 등을 추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현재 정읍에는 1개소의 치유농장이 운영 중이고, 10여 개소에서 농작물 수확과 요리 등의 농촌체험을 진행하면서 치유농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준비 중이다.
앞서 언급한 정읍의 특성과 여건을 정확하게 분석․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한 치유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훈련이나 치유농장 육성, 치유농장- 지자체 – 유관기관 연계 구축과 치유농업 상품 개발, 치유농업 센터 건립과 지역네트워크화, 치유농업과 의료시설․보건 등을 연계하는 시스템 구축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 또는 마을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농업프로그램 개발, 도시민 대상 치유힐링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치유농업 활용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여기에 어르신 텃밭농업 장려와 연계한 로컬푸드 협동조합 판매망 구축이나 지산지소((地産地消)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농산물 재배-생산-유통 체계가 구축되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사업은 소외계층과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건강하고 편안한 생활환경 만들기와 농업을 활용한 우울증 등 신체적, 정신적 질환 예방과 회복, 그리고 소득 창출 방안 찾기에 고민해온 결과물이다. 현재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렇게, 이런저런 정읍의 치유농업 실현 방안 등을 구상하면서 유럽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치유농업이 건강보험 등 보건․복지정책과 제도적으로 연계돼 치유농업 서비스 대상자와 제공 기회가 확대되고 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소멸하고 있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농업인에게 지속 가능한 소득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학수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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