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클릭 주식시황] 전기전자·화학·음식료 관심 기울여야
지난주 우리 증시는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방향성을 모색하던 미국증시와 달리 거래량 부진과 함께 매수주체의 부재 속에 그 동안 수급주체로서 증시상승을 견인해왔던 외국인마저 소폭 매도세로 전환하였고, 주 후반 장 중 경기선이라 불리는 120일선 이동평균선이 1,560포인트를 하향 이탈하는 모습을 나타냈다.특히 지난 금요일 불어닥친 두바이發 악재와 함께 2차 금융위기의 재발에 대한 우려로 건설업종을 비롯한 전 업종이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12월을 맞이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최근 국내증시가 미국증시와의 디 커플링 양상을 보이면서 연말 소비효과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보다는 불안정한 경기 여건과 함께 줄어든 거래량과 9월말 이후 내림세를 지속 중인 고객 예탁금으로 시장 에너지가 현저히 약해지는 양상이다.지난주 증시 급락은 아랍에미리트 7개 토후국가 중 두바이의 국영개발회사인 두바이 월드 자회사 나킬이 채무상환유예를 선언, 투자심리를 악화 시킨 점이 크게 작용했다. 두바이발 쇼크로 인해 아시아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두바이 악재 그 자체가 아니라 그와 관련한 유럽계 은행의 부실 우려와 자금 경색 우려, 그리고 이로 인한 신용리스크가 다시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서 비롯되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리스크가 대세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기는 이른 시점이다.첫째,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지표상 아직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금융시장의 여건을 가늠할 수 있는 3개월물 달러화 리보금리는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유로와 엔 리보 역시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둘째, 중동계 자금이 두바이 월드에 대한 지원여력이 충분한 상황인데다 아랍에미리트 7개 토후국가 중 리더격인 아부다비 국부펀드 규모가 세계 최대인 6,2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경우 두바이 월드의 구제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현 시장의 장세를 봤을 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피곤해진 상태였고, 그 동안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던 측면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조정이 올 타이밍에서 시장이 돌발악재를 크게 맞은 격인데, 이미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이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빠져나간 현 시점에서 펀더멘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번 주는 가격이 싸진 종목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한편, 최근 증시하락으로 국내증시의 MSCI 12개월 예상 PER는 10배 이하로 떨어져서 이머징시장 중 가장 저평가 되어 있어 이번 조정을 중기적인 시장진입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또 두바이 쇼크로 인한 각국의 출구전략 시행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 되는 등 세계 각국 정부들이 경기부양책을 더욱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이번 주는 미국증시가 주 후반 11월 고용지표에 대한 발표를 앞 두고 있다. 주 초반은 두바이발 악재의 해소 여부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단기 조정양상과 변동성 장세를 피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추세적으로 코스피가 1,500선을 하향 이탈하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전기전자와 화학, 음식료, 철강금속 업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미래에셋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