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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 강간한 혐의 기소된 50대 남성 ‘무죄’

이혼한 아내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법정 공방 끝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A씨는 피해자인 B씨(43)와 결혼하기 전인 지난 2003년 6월 C씨와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A씨는 C씨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자 2018년 9월 브로커를 통해 경남 지역에 거주하던 탈북민 B씨와 대리모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B씨가 자녀를 낳을 경우 그 대가로 1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계약금은 2000만 원으로 하며, 임신 확인 시 3000만 원 지급, 출산 시 친자확인 후 5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담겼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의 법적 배우자로 자신을 등재해줄 것을 요구했다. 거듭되는 B씨의 요구에 그는 C씨를 설득, 2019년 협의이혼 신고를 했다. 약 한달 뒤인 2019년 5월 A씨는 B씨와 혼인신고를 마쳤다. 혼인신고 후 B씨는 돌변했다. C씨에게 A씨와 생활하는 모습 등을 찍은 사진을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이혼 등 합의금 명목으로 9000만 원을 B씨에게 지급하고 2019년 8월 12일 이혼했다. 이틀 뒤에 A씨와 C씨가 재차 혼인신고하자 B씨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스스로도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피고인과 함께 자연스럽게 돌아다닐 수 없을 것이라고 진술하면서도 CCTV 등 증거 자료에 의해 피해자와 피고인이 같이 장을 보거나 커피숍 등을 간 것들이 확인됐다면서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고소해 합의금 명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상당한 금원을 받아내려는 목적에서 이 사건고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 법원·검찰
  • 최정규
  • 2021.10.27 18:02

‘연구원 인건비 빼돌린 혐의’ 전 전북대 교수 항소심서 벌금형

연구원 인건비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전북대학교 농과대학 교수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2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 전북대 교수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애초에 전북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받은 연구원 인건비를 연구원 각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공동 관리했는데 불법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인건비를 공동 관리하면서 이를 사적 용도 이외에 운영비, 출장비 등 연구와 관련한 비용으로 지출했다. 다만, 공동 관리는 연구실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방법이자 오랜 관행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관해서는 피고인은 30년간 300여 편의 논문을 작성하고 한림원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연구 분야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며 이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전북대에서 이미 해임된 사정 등을 참작하면 1심의 징역형은 너무 무거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3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원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한 6억 5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연구원의 통장과 도장을 관리하던 A씨가 입금된 인건비를 인출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 법원·검찰
  • 최정규
  • 2021.10.27 18:02

[10월 28일 교정의 날] ‘전주에서 재판받는데 광주에서 오는 소년범’ 전주소년원 역할 확대 대두

제76주년 교정의 날(10월 28일)을 맞아 전주소년원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에서 범죄를 저질러 구속상태서 재판을 받는 소년범들이 전주가 아닌 광주소년원에 수용돼 소년범의 인권보호와 가족의 접견권 보장을 저해하고 있어서다. 27일 전주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 등에 따르면 전주소년원에는 소년범 중 법원으로부터 8910호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이 수용된다. 8호 처분은 1개월 이내의 소년원 송치, 9호 처분은 6개월 이하 단기 소년원 송치, 10호 처분은 2년이내 장기소년원 송치다. 문제는 재판대기 중인 소년범 중 법원으로부터 임시조치(구속)를 받은 이들은 고룡정보산업학교(광주소년원)에 위탁되고 있다. 전북에서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들은 전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어 재판이 진행될 때마다 광주와 전주를 오가는 신세다. 광주소년원에서 전주지법까지는 왕복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곳에 위탁된 소년범들은 대한 가족들의 접견은 물론, 변호인들의 조력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소년원의 역할 확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도내 한 변호사는 도내 소년범들에 대한 변호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다녀야 한다면서 이 같은 불편함 때문에 변호사들도 광주재판이 있거나 다수의 소년범들을 한 번에 면담신청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전주소년원은 과거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들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전주소년원은 임시조치를 받는 소년범 수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임시조치 소년범 관리가 광주소년원으로 이관됐다. 전북에서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들은 이때부터 광주와 전주를 오가며 재판을 받아왔다. 법조계는 도내 소년범들의 변호인 접견권과 소년범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전주소년원이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들도 수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요셉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광주의 소년범들은 광주소년원에 입소해 재판을 받지만 왜 전북의 소년범들은 전북이 아닌 광주에 위탁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소년범죄가 증가되고 있고, 만약 전북에서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이들을 전주소년원에 위탁하는 것이 당연하다. 전주소년원의 역할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 법원·검찰
  • 최정규
  • 2021.10.27 18:02

탄소소재 경찰장비 실용화 추진하는 전북경찰청 임상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임상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탄소를 이용한 경찰의 각종 장비에 도입할 방법을 고심했습니다. 임상준(54경찰대 6기) 전북경찰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의 말이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임 과장은 경찰관들의 무거운 장비를 첨단소재를 활용해 대입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그러던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과 공동 연구진행을 추진했고, 임 과장은 탄소 소재를 활용한 연구를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임 과장은 경찰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첫 번째 단추로 탄소특화 도시인 전북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면서 KIST도 탄소소재 연구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어 상황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의 주도하에 탄소소재를 활용한 치안기술장비 연구는 속도를 더했다. 지휘부와 실무진의 논의 끝에 모든 경찰관들의 의견을 넘어 도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우선적으로 탄소소재 등 첨단소재에 도입할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임 과장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토시형 안전가드를 결합한 방검장갑, 복원능력이 뛰어난 탄소의 장점을 극대화 한 손상이 스스로 복원되는 스마트 헬멧 및 투명 방패, 탄소소재 일체형 벨트 수갑 포승, 탄소경찰조끼, 탄소권총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임 과장은 참신한 도민들의 생각과 치안현장에서 도입되어야 할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효과는 더 증대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공모전을 추진하자마자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당장 이런 아이디어를 담은 경찰장비들이 현장에 배치되진 않지만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현장에 첨단소재를 활용한 장비들이 배치돼 경찰관들에게 도움이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임 과장은 또 경찰의 과거를 정립하기도 했다. 역사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전북경찰의 역사와 현재를 담은 모바일 역사관도 주도했다. 그는 경찰 조직 내에서만 접하는 그런 역사가 아닌 도민들과 함께한 역사를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누군가는 조직의 역사를 정립해야하고 비판, 평가 받으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초석이 이뤄져서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 출신인 임 과장은 서울 신일고, 경찰대를 졸업한 뒤 1990년 경위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김제경찰서장, 전북경찰청 경비교통과장, 남원경찰서장, 전북경찰청 정보과장, 군산경찰서장, 전북경찰청 생활안전과장 등을 역임했다.

  • 사람들
  • 최정규
  • 2021.10.27 18:02

[르포] ‘비보호 좌회전 없어졌는데’ 불법좌회전 차량들 위험천만

빠앙~ 26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홍산 교차로. 전북경찰청 방면으로 좌회전을 기다리는 차량이 줄지어 서있다. 잠시 후 한 차량이 눈치를 보더니 좌회전을 했다. 당시 신호등은 좌회전 신호가 없었다. 다가오던 한 차량은 경적을 길게 울렸다. 좌회전 하는 차량과의 충돌을 우려하는 다급한 신호였다. 전북도청 방면으로 향하는 교차로와 전주세관으로 향하는 교차로도 마찬가지. 반대 차선에서 차량이 보이지 않자 다급히 좌회전을 하는 차량이 다수 목격됐다. 이 세 곳의 교차로는 당초 비보호 겸용 좌회전이 가능했던 곳이다. 하지만 비보호 좌회전 차량과 직진하는 차량과의 교통사고가 증가되면서 지난 2019년 중순께 비보호 좌회전이 해제됐다. 해제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보호 좌회전 차량들이 많아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자 김모 씨(34)는 비보호 좌회전이 아닌데도 비보호 좌회전을 하는 차량이 많이 보인다면서 가끔 아슬아슬하게 좌회전하는 차량들로 사고위험도 높다고 했다. 비보호 좌회전은 지난 2015년 3월 국민편의 제고를 위한 교통규제 개선 계획에 따라 도입됐다.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 없이도 직진 신호일 때 좌회전을 허용하는 신호 운영 방식이다. 정차신호인 빨간불일 때는 좌회전이 불가하다. 26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비보호 좌회전 운영교차로는 4차로 미만의 교차로이면서 좌회전 교통사고가 연간 4건 미만이여야 한다. 또 해당 교차로 좌회전 교통량이 시간당 90대 미만 등을 모두 충족해야 설치될 수 있다. 하지만 좌회전 방법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단기간 내 급격한 확대로 사고가 증가하면서 비보호 좌회전 구간을 다시 해제하고 있다. 실제 도내 비보호 좌회전 운영교차로는 지난 2018년 1018곳에 달했다. 이후 2019년 1001곳, 지난해 987곳, 올해(9월 기준) 937곳으로 4년간 81곳이 해제됐다. 특히 전주시 완산구는 2018년 133곳에서 올해 129곳으로, 덕진구는 123곳에서 74곳으로 전주시내에만 53곳의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 해제됐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 아님에도 비보호 좌회전을 하는 행위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면서 비보호 좌회전이 아닌 곳에서 할 경우 사망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서 단속도 진행할 예정이다. 운전자들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신호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1.10.27 18:02

원광보건대 홍보영상, 유명 유튜브 영상 표절 의혹 휩싸여

익산 원광보건대학교의 공식 홍보영상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유명 유튜브 채널 티키틱의 한 영상과 콘셉트구성그래픽 등에서 상당 부분 유사한 모습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8일 원광보건대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2분33초짜리 홍보영상은 검은 양복을 입은 진로의 요정이라는 캐릭터가 나와 노래를 부르며 원광보건대의 장점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이 영상이 지난해 7월 공개된 티키틱의 뭐 먹을지 고민될 때 부르는 노래와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은 선택의 요정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노래를 부르며 식사 메뉴 선택을 도와주는 콘셉트다. 이 영상에서도 선택의 요정은 검은 정장을 입고 등장한다. 또한 일부 대사도 단어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 매우 유사한 부분도 발견됐다. 원광보건대 홍보영상의 제목 또한 대학 선택 고민될 때 부르는 노래로 제목의 유사성까지 보인다. 티키틱 측은 지난 25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원광보건대의 홍보영상이 자신들의 영상과 유사한 점을 다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용된 곡의 장르와 영상의 구도, 그래픽, 캐릭터(요정)의 콘셉트와 의상, 기타 인물 구성, 이야기의 흐름 등 많은 요소가 뭐 먹을지 고민될 때 부르는 노래를 떠오르게 한다면서 원광보건대 채널과 학교 측에 깊은 실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광보건대 측의 향후 대처에 따라, 필요한 경우 티키틱과 소속사 차원에서 정식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광보건대 홍보영상을 제작한 홍보팀 관계자는 티키틱의 영상을 참고한 것은 맞으나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저작권법)을 검토한 후 영상을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영상들을 변호사와 변리사들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법적 자문을 구해놓은 상태라면서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사과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의 홍보영상은 순수창작물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온라인에서 근거 없는 비방성 댓글이나 허위 주장을 게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법정 대응까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저작권위원회 법률상담관은 콘셉트, 구성 등을 참고하는 것은 아이디어 영역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어떤 것을 홍보하든 간에 영상이 매우 유사하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사회일반
  • 이동민
  • 2021.10.27 17:56

5억 원대 가상화폐 투자사기 3명 구속

코인 등 가상화폐가 해외 시세보다 국내 시세가 높은 현상인 김치 프리미엄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빼돌린 일당이 구속됐다.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온라인플랫폼 대표 A씨(50대)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한 달간 가상화폐 투자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하고 SNS 채팅방 등을 이용해 해외 거래소를 통해 구입한 가상화폐를 국내 거래소에 팔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38명으로부터 5억 6000만 원 상당의 투자금을 챙긴 후 사이트를 폐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외거래소에서 구입한 가상화폐를 국내 거래소에 판매하면 3일 안에 15~20%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외에도 서울 강남에 오프라인 사무실을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이 피해자로부터 모은 투자금을 실제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거래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에 피해자들에게 받은 투자금을 마치 수익금인 것처럼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을 이용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3명은 편취한 금액 일부를 나눠가졌으며, 나머지는 태국에 있는 해외계좌로 송금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수백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추정하고 있는 총 피해금액은 22억 원 상당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30~70대로 다양했으며, 노후 자금을 단기간에 불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1억 6000만 원을 투자한 노령의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8월 대표 A씨를 구속했고, 지난달에는 모집책과 투자관리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자금관리책 B씨(50대)를 추적하는 한편, 태국 방콕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한 E씨(30대)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김광수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공범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비대면 투자사기 유형이 다양해지고 치밀해지는 만큼 실체가 불분명한 고수익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찰
  • 이동민
  • 2021.10.27 17:56

문대통령, 고 노 전 대통령 “과오 적지 않지만 성과도 있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발표하며 문 대통령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찾지 않을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조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알다시피 문 대통령은 내일(28일) 오전에 (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나고, 오늘(27일)은 오후 4시와 8시에 (아세안+3 등) 중요한 다자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국가장을 결정했지만 찬반으로 엇갈리는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가장 결정에 대해 진보 진영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시민단체 성명을 포함해 여러가지를 종합적,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 정부·청와대
  • 김준호
  • 2021.10.27 17:53

전북은행, 52년 만에 첫 여성 부행장급 임원 탄생

김선화 고객업무부장 전북은행 창립이래 최초로 반세기만에 굳건한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 부행장급 임원이 탄생했다. JB금융지주 전북은행(은행장 서한국)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인 CCO(Chief Customer Officer)에 김선화(52) 고객업무부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올해 3월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CCO의 역할 또한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김 부장은 앞으로 은행 전반의 제도와 프로세스를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진단하고 개선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번 전북은행의 여성 임원 발탁은 전북은행 창립이후 52년만에 처음이며 서한국 은행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양성평등 지향과 여성인재 발탁으로 유리천장을 해결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첫 여성임원이란 중책을 맡게 돼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제 몫을 충실히 해 나가면서 많은 여성 후배들에게 길잡이가 되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군산 출신으로 군산여고와 군산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입행 이후 영업점은 물론 전산부와 종합기획부 재무팀장, 리스크관리부 신용리스크 팀장, 여신심사 부장 등을 거쳐 현재 고객업무부장을 맡고 있다. CCO의 임기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 사람들
  • 김영호
  • 2021.10.27 17:43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온라인 신청부터 먹통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손실보상이 온라인 신청 첫날부터 접속 지연 반복 등 먹통 사태가 발생하면서 큰 불만을 야기했다. 당초 신청인이 온라인에 접속하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대기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로그인이 지연되는 등 접속 자체가 저속이 되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손실보상 대상자인 소기업소상공인이 이날 오전 8시부터 소상공인 손실보상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별도의 서류 없이 신속 보상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상에서 본인 인증만으로 신청과 보상금 확인이 가능하며 신청 후 2일 이내에 신속 지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 손실보상금 신청 대상은 지난 7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 정부의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처를 이행해 경영상 심각한 손실을 본 소상공인 사업체와 소기업 80만곳으로 이중 전북은 3만 3142곳이 해당한다. 전북의 경우 집합금지 조치는 전주, 완주 갈산리의 유흥시설업종에 최대 8일 가량 이뤄졌으며 영업제한 조치는 전주, 군산, 익산, 완주 혁신도시 식당 카페 등 영업장에서 최장 74일간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한시가 급한 소상공인들은 손실보상금에 대한 기대치가 컸다. 하지만 손실보상 온라인 신청 첫날 이른 아침부터 열일을 제쳐두고 컴퓨터 앞에 앉거나 휴대폰만 바라보던 소상공인들은 접속 자체가 지연되고 오류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주시 고사동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사장 김모씨는 거의 하루 종일 손실보상금을 신청하려고 사이트 접속에만 매달렸다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신속한 집행을 홍보해놓고 네트워크 문제로 신청 자체가 막혀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27분께 사이트 접속 상황을 확인한 결과 1만 6000여명이 넘는 대기자가 밀려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실보상을 신청하려다 포기하는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심지어 정부를 성토하는 게시글까지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손실보상 신청에서 이와 같은 먹통 사태가 빚어지는 일이 빈발할수록 소상공인들이 갖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온라인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부터 트래픽 과다에 대비해 면밀한 사전 점검과 시뮬레이션 과정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그동안 손실보상에 대한 홍보활동을 많이 해왔고 특히 온라인 신청 첫날이다 보니 서버가 다운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신청자가 밀리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자체에서 오는 11월 3일부터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도내 14개 지역 시군구의 오프라인 전담 창구에서도 손실보상 신청접수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경제일반
  • 김영호
  • 2021.10.27 17:43

경진원, 도내 창업기업 간 교류의 장 만든다

전북도가 주관하고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이하 경진원)이 운영하는 전북중장년기술창업센터가 28일과 29일 이틀동안 부안 모항해나루가족호텔에서 전북 창업기업의 발전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중장년기술창업센터를 비롯한 도내 3개 창업보육센터(전북과학대, 한국농수산대, 전주대)가 공동주최한다. 4개 센터 내 입주기업 대표 30명이 참석해 코로나로 잠시 미뤄뒀던 동종이종 기업간 아이디어 교류를 통해 협업과 발전 방안을 강화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틀 동안 창업기업이 알아야 할 마케팅 사례 및 트렌드 분석, 성공 창업기업 사례, 2022년 전북 창업 유관기관별 사업설명회가 진행된다. 특히 성공사례로서 한국바이오차(한국농수산대 입주기업) 최한국 대표의 강의가 예정돼 있다. 반탄화 특허 기술을 이용해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능성 바이오차를 개발, 2년 만에 10억 매출을 달성한 최 대표가 성공적인 위기 대응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각 창업보육센터 간 특색 있는 주요 지원 분야를 공유하고, 농어업생명공학메카트로닉스정보통신 등 다양한 창업 분야 간 교류를 촉진해 신기술과 지식개발 및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진원 관계자는 도내 기업 간 유기적 교류를 통해 혁신과 성장이 공존하는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다가오는 2022년 창업보육센터의 많은 지원 사업 관련 정보를 얻어갈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김영호
  • 2021.10.27 17:43

[신간] 마중물의 꿈

김계식 시인이 세 번째 육필시집 <마중물의 꿈>(인간과 문학사)를 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교직생활을 하던 1996년부터 써 온 시 형태의 일기를 엮었다. 이 때문에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연 현상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난 날의 채취가 보인다. 시인의 인생을 살필 수 있는 시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뒤늦은 터득과 구절초 연정이다. 전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이 마음이 설레는 일이라는 깨달음 담았고, 후자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구절초를 보면서 향기를 팔지 않은 절개에 대해 노래했다. 시집 뒤에 있는 덧붙이는 글 이름(姓名)에 대한 나의견해가 눈길을 끈다. 이 글은 학문적인 이론이라기보다 작명에 대한 소견과 실제 상황, 전북문인협회 회원들이 좋은 예명이나 호를 지어 이름을 날리게 된 사례를 소개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0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김 시인은 시의 내용과 글씨에 담긴 제 성품을 살피고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며 노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 PEN 클럽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한국창조문학 대상, 교원문학상, 전북PEN작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은 <사랑이 강물되어> 등 28권, 선상시선집은 <천성을 향해 가는 길>, 단시집은 <꿈의 씨눈>와 <나이테에 그린 꽃무늬>, 시선집은 <자화상>과 <청경우독>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7 17:30

[신간] 부엉이 방귀를 찾아라

20여 년 전만 해도 어린이 책에 등장했던 도깨비, 지금은 찾기 쉽지 않다.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것들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도깨비를 어린이의 친구로 소환한 책이 나왔다. 박예분 동화작가가 쓴 <부엉이 방귀를 찾아라>(봄볕)이다. 주인공인 느티는 생일날 무척 심심하다. 바쁜 엄마 아빠는 일찍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급하게 일하러 나갔고, 아파트 살다가 주택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동네 친구들도 사귀지 못했다. 책도 보기 싫고 뭘 해야 할 지 몰라 심심해하던 느티는 창밖에 있는 노랑새를 따라 나갔는데, 그 순간 이상한 숲속에 떨어졌다. 그 안에서 느티는 다리를 다친 토끼를 만나 도깨비 마을로 가고, 그곳에서 열린 축제에서 다양한 시합을 벌인다. 이기는 이의 소원 들어주기 시합이다. 느티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시합을 이겨야 한다. 그러나 도깨비들에게 모든 시합을 지고 난 느티, 남은 건 부엉이 방귀 찾기밖에 없다. 느티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박예분 작가는 이 책은 예로부터 사람의 오래된 친구인 도깨비들과 한바탕 재미나게 노는 이야기라며 예전처럼 도깨비가 아이들에게 다시 친숙한 캐릭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예분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아동문예>에 하늘의 별 따기외 1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솟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동화책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 역사 논픽션 <뿔난 바다>, 글쓰기 교재 <박예분 선생님의 글쓰기 교실>, 그림책 <엄마 아픈 날>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스토리창작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7 17:30

[신간] 이성기 · 용기 형제와 남원 3·1독립만세의거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남원의 독립만세 의거를 자세하게 조명한 책이 나왔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독립운동사연구소가 총서 1호로 발간한 <이성기용기 형제와 남원31독립만세의거>(광문각)이다. 이 책은 30년간 독립유공자 포상에 힘 써온 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이 남원 독립만세 의거를 주도한 이성기 열사 손자의 요청을 받아, 3년 동안 관련 자료를 정리해 발간했다. 손자인 이석문씨가 인천대 독립운동사 연구소를 방문해 조부 형제뿐만 아니라 묻혀 있는 남원 전체 31독립만세의거를 밝혀달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책은 남원에서 1919년 4월 4일 독립만세의거가 일어나는 과정을 자세히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남원의 독립만세의거는 전주 이씨 효령대군파영해군파가 주축이 돼서 계획했다. 효령대군파는 덕과면에, 영해군파는 사매면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는데, 덕과면장 이석기(李奭器)가 식수기념일인 4월 3일 두 마을 사람들을 계명당 고개와 사율리 동해골에 모았다. 도로 보수를 하는 모습으로 가장해 독립만세시위를 벌이기 위해서다. 이날 동원된 수백 명의 사람들은 나무를 심은 뒤 시위를 했다. 그러나 이석기를 비롯한 시위 주도자들은 남원헌병대에 유치됐다. 그 날 밤 사매면 대신리 사람들은 이성기의 집에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여 남원헌병대에 유치된 인사들을 탈환해 오기로 의견을 모았다. 동생인 이용기가 자택에서 大韓獨立旗巳梅面(대한독립기사매면)이라고 쓴 깃발을 만든 뒤, 이튿날 남원 북시장에서 대나무 끝에 매달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순식간에 1000여 명의 군중이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 현장에서 일본 군경의 총탄에 5~8명이 순국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의거를 주도한 이성기는 체포돼 경성감옥(경성형무소 전신)에, 이용기는 광주감옥 전주분감(현 전주교도소)에 수감됐다. 이용기는 2년 3개월 동안 옥고를 겪다가 1921년 6월 27일 출옥했고, 이용기는 병보석으로 출옥했으나 후유증으로 36세에 세상을 떠났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이성기용기 형제 애국지사의 삶을 엮었고, 제2부는 남원 31독립만세의거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했다. 제3부 판결문이다. 남원 31독립만세의거와 관련된 판결문 13개, 남원임실 출신이 함께한 임실 오수리 독립만세의거 판결문 3개가 실려있다. 이태룡 소장은 남원 31독립만세시위로 인해 순국한 의사, 옥고를 치른 지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의거의 진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경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의병문학이다.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던 1986년부터 의병연구를 시작했으며,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유공자를 발굴해왔다. 주요 논저로는 운강 이강년의 도체찰사 제수와 순국과정 연구등 20여 편의 논문,한국 의병사(상하) 등 27종 38권의 단행본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27 17:3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미확인 바이러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하찮게 생각했던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함께 식사를 하고, 편히 잠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귀한 존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려움을 겪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라야 작가가 쓴 동화 『미확인 바이러스』에도 위기에 봉착한 건우네 가족이 나온다.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하고 시시했다. 어느 날 아빠가 자신의 손톱과 발톱이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건망증이라고 무시하던 엄마도 2년 전에 손질한 머리가 그대로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누나와 형은 살이 딱딱해지면서 움직일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나고 몸이 굳어가는 상황이다.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시했지만 신종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진화론과 퇴화론 논쟁이 겹치더니 결국 가족들이 각각 격리되기까지 한다. 유일하게 증상이 없는 건우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친구 재이와 함께 그 원인을 찾아 나선다. 해답은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에 각자의 물건을 담아놓은 상자 안에 있었다. 건우는 일기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했던 추억을 찾아내고 사진을 보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결국 엄마는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 즐거움을 자신의 성공과 맞바꾼 스스로가 어리석었다고 후회하고, 아빠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마음껏 가족을 사랑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함께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10분 미만일 정도로 대화가 거의 없고, 밥도 따로따로 먹었던 건우네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바이러스라고 말한다. 위대하고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서로에게 행복이라는 큰 에너지를 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품 속 건우네 가족의 문제는 어쩌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모두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일 수 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일들이 오히려 그것에서 더 멀어져가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닫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로>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내멋대로 부대찌개(공저)>,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 <설왕국의 네 아이>, <바느질은 내가 최고야>가 있다. <책 깎는 소년>은 2018년 전주의 책으로,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는 2020년 전주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지역의 역사를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0.27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