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원 전 전라북도지사 회고록, ‘공직과 인성 - 강상원 나의 인생 여정’
길이 막히면 돌아가고, 물길을 만나면 헤엄쳐 가야 한다. 걷다가 뛰기도 하고, 어느 때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한달음에 멀리 갈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길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인생이 아닌가.
여든여덟 살 미수(米壽). 미수는 미(米) 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되는 데서 유래됐으며, 또는 농부가 모를 심어 추수를 할 때까지 88번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강상원 전 전라북도지사가 미수를 맞아 회고록 <공직과 인성 - 강상원 나의 인생 여정>(물레)을 펴냈다. 어린 시절의 삶부터 공직생활 35년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담아낸 자서전이다.
강 전 전북지사는 전주시장을 지내며 오늘날 전주의 전통미를 상징하는 건물로 자리매김한 시청사를 신축했으며, 전북도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용담댐 건설을 성사시켰다. 공정함과 청렴성을 평생의 신조로 언제나 주민 편의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을 펼쳐왔다는 평가.
책에는 강 전 전북지사가 공직자로서 크고 작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맛본 보람과 좌절,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과의 관계 등이 꾸밈없이 그려졌다. 또한 완주 삼례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 집안을 지켜나간 이야기 등도 담겼다.
책은 축사,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제1장 식민지배와 전쟁의 격동 속에서 보낸 성장기, 제2장 국가고시에 도전하던 법학도, 제3장 공직의 길에 들어서다, 제4장 두 차례의 전주시장 임기, 제5장 전라북도 부지사에서 도지사까지, 제6장 은퇴 후의 삶, 이야기를 마치며 등 552쪽으로 구성됐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박성일 완주군수, 임명환 전 진안군수, 김성연 전 정읍군수, 이석봉 징검다리 회장이 축사를 통해 박수를 보냈다.
강 전 전북지사는 부족한 내 삶을 통해 반면교사의 교훈을 전하고, 관직에서 제일 중요한 자질이 인성이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집필 배경을 밝히고 거짓말을 부끄러워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으니 이제는 내 이야기를 기록해도 괜찮을 듯하다고 했다.
이어 순탄했던 길, 험난했던 길, 운이 좋았던 길, 불운했던 길을 피하지 않고 뚜벅뚜벅 걷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다다랐다. 철없던 어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90세를 코앞에 둔 나이가 됐다며 이제야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나이 철학 속에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음을 깨닫는다. 30세 이립(而立),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이순(耳順), 70세 종심(從心). 나는 지금 어디에 이르렀는지 새삼 부끄럽다고 했다.
강 전 전북지사는 1932년 완주군 삼례읍에서 출생했으며, 전주북중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특별시 재무국 촉탁으로 공직의 길에 들어섰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4년간 근무했다. 이후 내무부로 옮겨 전라북도 기획관리관실 기획담당관, 순창진안군수, 내무국장 등을 지내고, 전주시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전라북도 부지사, 총리실 심의관, 총무처 소청심사위원을 거쳤고, 전북도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전북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용담댐 건설을 기획하고 추진하여 그 기반을 닦음으로써 전북도민들의 가뭄과 홍수 문제 해결에 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