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 꿈꾸는 '청년 이성계'의 패기
고려의 장수 또는 조선의 건국 왕이기 이전, 청년 이성계를 창극으로 마주한다.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제50회 정기공연 및 지역순회공연 창극 청년 이성계를 11월 29일 익산예술의전당, 12월 8~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다.창극 청년 이성계는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총 11장으로 구성해 담은 작품. 이성계는 원나라 쌍성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화령부에서 지배층 아들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편하게 살다가 어떤 사건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깨닫게 된다. 이후 원나라 쌍성총관부 지배에서 벗어나, 고려 내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는 과정까지 그렸다.왕 이성계보다 인간 이성계에 주목했다. 소년의 모험심과 반항심, 이성에 눈뜨기 시작한 사춘기 모습 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고려인이라는 자각과 각성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 이성계에게 주목했다. 이 자각 지점부터 이성계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등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일깨우는 인물로 가상 인물인 여진족 전사 아발타를 설정했다.작품은 도내외 젊은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제작했다. 대본은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1995년 제18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수상, 1997년 국립극장 장막극 공모 귀로 당선 등 뮤지컬과 창극 극본을 써온 오은희 씨가 집필했다. 연출은 오진욱(전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장) 씨가 맡았다. 향후 전북도립국악원이 자체 제작방식으로도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고려해 연출했다.작편곡과 작창은 각각 홍정의(밴드 AUX 대표), 박인혜(창작집단 희비쌍곡선 대표) 씨가 맡았다. 작곡은 고제 소리의 변칙성과 확장성에 주목했다. 작창은 창극의 5관청 고정이라는 틀에서 탈피해 개별 소리꾼의 기본 음색과 청을 고려했다. 또 계면조를 비롯해 우조, 평조, 서도소리제, 가곡 등 다양한 악조를 활용해 음악적 다양성을 살렸다.안무는 박이표(dance project Ann-Park 안팍 리더) 씨가 담당했다. 안무는 가창 시 방해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구성했다. 대신 출연자와 함께 가사 내용과 상황에 어우러지는 너름새를 사용해 안무를 구성했다.작품이 청년 이성계를 다루다 보니 제작진뿐만 아니라 출연진까지 젊어졌다. 이성계 역은 전북도립국악원 신입 단원 박현영 씨가 연기한다. 이성계의 아내 한 씨 역에는 최현주와 신입 단원 고승조 씨가 더블캐스팅됐다. 지난해 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이성계로 열연했던 이충헌 씨는 이자춘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 단원과 객원 등 100여 명이 출연한다.조통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은 이번 작품은 젊은 예술가들이 작곡과 작창 등 제작에 참여하고, 신입 단원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보는 내내 젊음의 패기가 느껴진다며 이 작품을 일회성 공연이 아닌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공연 청처럼 잘 갈고 닦아 전북브랜드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