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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문화관광의 행정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 지방임용령의 '문화관광' 직렬 신설을 건의하는 한편, 전문직 공무원 채용을 추진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문화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관광' 직렬 신설을 건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다 문화정책에 대해 높아진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문화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 문화관광국은 문화 관광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공무원에 '문화관광직렬' 신설과 전문직 공무원 채용, 일반 행정직 공무원의 장기근무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문화관광직 직렬 신설은 전북도가 행정자치부에 건의하는 형식. 현재 지방직 임용령에는 직렬을 다시 세분화하는 '직류'에 '문화공보'가 분류되어 있지만 공무원 채용때는 직류까지 세분하지 않으므로 현실적으로 활용되지 못한다. 유숙자 도 문화예술과장은 "직렬의 세부구분이 오히려 탄력적 조직운영을 떨어뜨린다는 지적과 행자부의 수용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행정수요에 맞는 분야의 공무원이 충원되어야만 전문성을 살릴 수 있어 직렬신설을 건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함께 추진하는 계약직 전문 공무원 채용도 관심사다. 전문인을 대상으로 한 계약직 공무원 채용은 현재 상당부분 진척되어 이르면 연말부터 시행될 수 있는 단계에 와있다. 채용 분야는 문화예술과의 '예술진흥', 문화산업과의 '영상산업', 관광진흥과의 '관광홍보' 등 3명. 직급은 각 분야 계약직으로 지방공무원 '나'급(6급 상당)이다. 김용학 도 문화기획 계장은 "표준정원제 등 탄력적인 인력 운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만큼 전문직 공무원 채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추진 중인 3명의 계약직 외에도 평가 실적에 따라 인원 및 상위직급으로 확대 시행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는 문화관광 업무의 지속성을 위해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의 장기 근무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우대 방식 적용도 추진하고 있다.
섬진강변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서도 교실에 남아 그림을 그린다. 아이들에게 그림은 공부가 아니라 놀이다. 봄이면 새움트고 겨울이면 잠을 자는 나무와 꽃, 늘 씩씩한 앞산의 소나무, 아빠 같은 선생님, 오며 가며 친구가 되어주는 엄마소와 송아지. 그림 속 풍경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세상의 전부다. 그림으로 세상을 다시 만나는 아이들은 행복하다. 임실 덕치초등학교 2학년, 일곱명 어린이들이 놀며 공부하며 그린 그림을 책으로 엮은 '꽃을 주세요'(백년글사랑)가 나왔다. 1년동안 담임을 맡았던 김용택시인의 섬진강변 이야기를 함께 담은 산문집이자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학교주위에 새로 핀 꽃들을 찾아 다니는 선생님을 닮은 아이들, 까만 머리통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는 선생님은 눈빛만으로도 통한다. 그러니 시인의 글 옆에 놓인 꽃이며 나무며 눈오는 날의 그림들이 따로일 수 없다. "어느날 아이들이 내미는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1년 내내 교실에 두었던 꽃병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린 꽃병은 어느 하나도 같지 않았지요. 때묻지 않은 순수함, 맑은 상상력이 담긴 그림을 보았을때의 감동은 충격이었어요."시인은 그림을 어떻게 그리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다만 그림이 아이들의 놀이가 될 수 있도록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을 뿐이다. 이 책에 실린 아이들의 그림은 40여점. 지금은 3학년이 된 아이들이 지난해 그렸던 그림은 대부분이 화병속에 담긴 꽃이다. 눈에 보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은 상상속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난 그림에 시인은 마음속 한편에 감추어놓았던 소중한 기억과 세상을 향한 꿈을 짧은 글을 붙였다. 그림속에서는 포도도 꽃이 되고, 딸기도 토마토도 모두가 꽃이다. 화병속에 놓이면 모두가 꽃이 되는 이 아름다운 상상은 아이들의 그림으로만 가능한 세계다. 산옆에 바위 하나, 주인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바위를 피하는 아이'를 그렸다. 그 위의 하늘이 파랗다. 시인은 '하늘이 파란 것은 우리 삶이 아직 저렇게 맑다는 증거'라고 붙였다. 파란 보리밭에 훌쩍 뛰어 오르는 말 한마리.시인은 '나는 세상에 늘 새로 눈뜨는 첫 눈이고 싶다'고 말한다. 아름드리 느티나무에는 새들이 집을 지었다. 시인은 '백년도 넘은 이 느티나무 아래에서 자랐다'며 '온갖 추억이 저 나뭇가지와 잎만큼이나 많이 뻗고 저 잎사귀들만큼이나 산들거린다'며 해살거린다. 19편 시인의 맑은 감성으로 쓰여진 산문들도 이 책을 껴안게 하는 선물이다.스물한 살 되던해 한 시골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던 시인은 어린 제자들로부터 잃어버렸던 시간을 추억해낸다. 따뜻하고 진솔한 그의 산문들은 '섬진강 시인'의 시적 세계를 마치 아이들의 그림속 징검다리를 건너가듯 따라가게 만드는 통로와도 같다. 벌써 여러편의 산문들이 섬진강 시인의 삶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새롭다.아이들 그림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눈이 빛난다.'아! 어떻게 아이들이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지금도 나는 모른다. 다만 나는 이 그림들 앞에서 화들짝 놀라고 끝없이 경이로울 뿐이다.' 이 그림들을 보면 시인의 찬사에 고개 끄덕여진다. 시인은 '그림그리는 내 친구들한테 모두 보여주고 싶다'며 웃는다. 섬진강변 시인은 시로 그림을 그리고 섬진강변 아이들은 그림으로 시를 쓴다.
문예연구 여름호(제37호) 출간장르와 작가의 폭이 대폭 확대된 문예연구 여름호(제37호)가 출간됐다. 남완석(우석대 영화과 교수)·김재국(주성대 강사)·조성면(문학평론가)·류현주씨(부산외국어대 교수)가 '다매체시대 문학의 위상'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고, 소설가 박완서, 시인 복효근·김상호·김경인·정끝별, 평론가 정철성·김남석씨의 작품을 '이 계절의 문학'으로 엮었다. 오창렬·박현수 시인이 이동재 시집'세상의 빈집'과 송기한 평론집'한국 현대시의 서정적 기반'을 읽고 평한 동지애 가득한 서평에 눈길이 간다. 국토의 가장 청정한 곳에서 넉넉한 글쓰기를 하고 있는 강원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특집으로 한 '지역문학의 현장'도 흥미롭다. 수필과비평 7/8월호수필과비평 7/8월호(제66호)가 나왔다. 성기조씨의 사색의 창을 비롯해 조한숙씨의 자전적 에세이, 정성화씨의 나의 아버지, 류영국·변해명씨의 연재수필, 정경씨의 의약에세이, 고임순씨의 서예가 있는 에세이, 정진권씨의 한 수필가의 짧은 이야기(2), 황필호씨의 철학수필산책 등 각각의 테마로 엮어진 수필이 눈에 띈다.'다시 읽는 이 달의 수필'에선 중견 반숙자·최일순씨와 신예 우애령·김수봉씨의 작품이 실렸고, 김종완씨가 네 작품을'삶이 아름다운 이유'를 제목으로 평했다. 수필이 문학답지 않게 된 원인과 대안을 토로한 유병근씨의 초대수필과 박양근씨의 월평 '수필적 서사성의 진정성'은 수필문학의 현재와 방향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이 달의 신인상' 당선자인 권화송·김미정·배점옥·이기택·이성연·최인화씨의 소감과 심사평, 작품도 함께 실려있다.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이종택) 회원인 이기택·안세호씨(74)와 김영자씨(63)가 문예지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행촌수필문학회는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수료하거나 수강중인 수필동호인들의 모임. 예비역 육군중령인 이씨는 격월간 '수필과 비평' 7/8월호에 '까치'란 작품으로,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안씨와 농협에서 정년퇴직한 김씨는 격월간 종합문예지 '한국문인' 8/9월호에 '열쇠''새벽기도129'와 '아버님의 재혼''벌초'란 작품으로 각각 신인상을 수상했다. 세 사람의 결합으로 행촌수필문학회 출신 등단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전북대 전호춘 명예교수가 문예연구 수필부문 신인상에 당선됐다. 당선작품 '손'은 우리 신체 중 손의 고마움과 기억을 차분하고 산뜻한 문체로 쓰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전 교수는 "외국문학작품을 해독하며 살아온 30년은 안고수비(眼高手卑)였다”며 "첫발을 내딛는 소년처럼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교수는 전북대 인문대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순복음신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농민 자녀들을 위한 독서캠프가 마련된다. 전북청소년교육연구소가 농민자녀 100명을 대상으로 31일부터 8월3일까지 3박4일간 전북학생해양수련원(부안군 변산면)에 마련한 여름 청소년독서캠프. 김용택 시인과 함께 하는 작가와의 만남, 복효근 시인과 함께 하는 야생초 탐사를 비롯해 골든벨을 울려라, 별자리 관측, 동화쓰기, 독서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참가비 4만원. 063)274-0650.
이성복 시인이 10년만에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을 냈다. 내 눈에 이 시집의 말들은 여전한 빛으로 반짝이고 영감으로 풍성하다. 그리고 이성복 시의 특징인 아슬아슬함도 여전하다. 헤아릴 수 없는 결과 울림을 지닌 말들이 입체적인 의미를 더하는 것이다. 오랜 만에 그의 책장을 넘기며 내 손끝도 긴장으로 흔들린다.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가 나온 1980년, 나는 대학 1학년이었다. 1학년이 으레 그럴 테지만 나는 그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굵직한 충격들 가운데 잊을 수 없는 하나가 이성복의 시를 읽은 일이다. 나는 어떤 글에서 그의 첫 시집을 '새로운 시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것이었다고 적은 적이 있다. 이후 시를 공부하는 젊은 시인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의 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그는 좀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소문은 조용한 가운데 신비롭기조차 하다. 그러나 세상에 신비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그의 어떤 처신이, 그에게 호감과 존경의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그렇게 비칠 뿐일 것이다. 첫 번째 시집과 그 자장 안에 있는 두 번째 시집 '남해금산'에서 일군 성취에 이구동성으로 열광했던 1980년대의 독자와 평자들은, 1990년대에 나온 세 번째 시집 '그 여름의 끝', 네 번째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에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시작이 드높고 화려했던 예술가가 걷는 고달픈 강박의 길을 그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빛나는 출발은 역설적으로 보자면 예술가에게는 불행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나는 특히 침묵의 평가를 받았던 '호랑가시나무의 기억'도 좋게 읽었다. 적어도 내 느낌을 잣대로 삼자면,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에서와 같은 긴장감으로 평생 시를 쓸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시인이 요절시인이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어떤 독자들에게 이성복의 시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특히 서점의 잘 보이는 자리에 깔린, 꽃그림으로 장식된 시집만 읽어온 사람에게는. 하지만 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어렵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이른바 <본격 시>를 읽기 위해 단계적으로 훈련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복 시인의 시는 <본격 시>이다. 이 시집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나는 뒤에서부터 읽기를 권한다. 뒤로 갈수록 쉽기 때문이다. 어떤 시인들은 시집 앞쪽에 공들여 쓴 작품들을 배치한다. 역작은 읽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마디마다 고심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인의 먼저 나온 시집을 이 기회에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요사이 시를 못 쓴다고 알려졌던 <흘러간 시인>의 새 시집을 반기면서, 세속적 호강과 거리가 먼 길을 자초하여 걷는 진짜 시인과 재회하게 되어 또한 기쁘다. 새 시집에 변산을 다녀간 흔적이 있어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이러면 어쩌나, 낸들 어쩌나 / 찰랑이는 채석강 연안 바닷물이 / 쨍알쨍알 보채는 나를 달랜다 / […] 이러면 / 어쩌나, 낸들 어쩌나 마냥 발길 / 떨어지지 않는 나를 달래며 바다는 / 속이 탄다 검은 오지항아리 속 / 자글자글 끓는 바다는 나를 달랜다 / 이러면 어쩌나, 낸들 어쩌나 / 오늘도 난 바다에게 짐만 되었다>([76 이러면 어쩌나, 낸들 어쩌나]).
'단재 신채호 선생이 고구려 옛 땅을 돌아보고 우리 고대사를 다시 썼듯, 선구자의 숨결이 남아있는 땅에서 조상들이 만든 역사를 다시 더듬고 보듬어서 오늘 우리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고 싶었다' 원광대학교 사학과 나종우 교수가 중국과 몽골 기행을 엮은 '잃어버린 세월 그리운 땅'(신아출판사)을 펴냈다.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옛 무대이기도 했던 그곳을 방문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자료집 성격으로 엮은 책이다. 일송정자·해란강·청산리 전적지·오희분오호묘의 벽화·몽골의 나담축제 등 여정에서 담은 사진을 곳곳에 배치해 현장감을 높인 것도 그 때문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옛 시가 떠올랐다”는 저자는 리찬의 '북만주로 가는 월이', 송철리의 '도라지', 김경석의 '모아산의 노래', 윤해영의 '해란강'·'발해고지' 등 그 지역과 관련된 시와 지방 민요들을 함께 실어 여행에 문학적 의미를 더했다. 나 교수는 우리문화연구소와 도문화재위원, 문광부 한일문화교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사람들 이야기(공저·전3권)''한일양국의 상호인식(공저)''한국중세 대일교섭사연구' 등 다수의 역사서를 펴냈다.
'처음에 다가서기는 쉬워도 가까이할수록 어려운 상대가 수필이다. 조선 여인처럼 고고한 게 수필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야멸차게 토라져 버린다. 수필은 연인처럼 곰살갑게 굴어야 사랑을 나눌 수 있다'김학 교수(전북대 평생교육원)가 여덟 번째 수필집 '아름다운 도전'을 펴냈다. 20세기를 마감하며 발간한 '오수 땅 오수 사람'이후 발표했던 작품 중 80여편의 수필을 모아 낸 4년만의 결실이다. 개인적인 사색과 고뇌에서부터 현 세태를 여운 있게 비판하고, 도내 문인들에 대한 추억과 이 땅에 대한 간절한 소망까지 저자는 수필이란 안경을 끼고 바라본 세상풍경을 알알이 담고 있다. 서술된 내용들은 천차만별이지만,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는 한결같다."수필은 고마운 나의 친구요, 나의 연인”이라는 그의 삶을 떠올리면 "하루 세끼 식사로 육체의 건강을 돌보듯 하루 세 편의 수필을 읽어 정신의 건강을 지키며 살고 싶다”는 바람도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1980년 월간문학을 통해 문단에 선 그는 전북수필문학회와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펜클럽 전북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문학상·백양촌문학상·신곡문학상·영호남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7가지 선물 이야기졸지에 망해버린 회사, 밀린 집세, 텅빈 은행잔고, 그리고 급박한 딸아이의 수술비.... 46살의 데이비드 폰더씨는 그나마 얻은 임시직마저 해고당하고 "왜 하필 내게만 이런 일이”라며 절규한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사망보험금"을 생각하며 자포자기하듯 과속으로 운전하다 사고를 당한다.하지만 폰더씨가 깨어난 곳은 1945년의 독일 베를린. 폰더씨는 이곳에서 원폭투하를 고민하던 트루먼 대통령을 만나고 그후 차례로 모두 7명의 역사속 인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솔로몬왕, 콜럼버스, 안네 프랑크, 링컨, 가브리엘 대천사 등이 폰더씨에게 준 선물의 의미는 무엇일까.현대판 우화로 평가되는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의미 심장하다. 포기한 희망과 끝없는 절망으로 가득찬 우리에게 가브리엘 대천사는 말한다. "가장 강한 쇠는 가장 뜨거운 불에서 만들어 지며, 가장 밝은 별은 가장 깊은 어둠에서 빛을 낸다”라고./양계영(홍지서림전무)
장사하는 여인은 나라가 망해 가는 한(恨)도 모르는 채, 강 건너에서 오늘도 〈후정화〉노래만 부르고 있네. 商女不知亡國恨하고 隔江猶唱後庭花라상녀부지망국한 격강유창후정화당나라 말기의 시인인 두목(杜牧)이 쓴 〈박진회(泊秦淮:진회 항구에 배를 대고)〉시의 끝 두 구절이다. 찬 강물 위에는 물안개가 끼고 강가의 모래톱에는 달빛이 환히 비치는 밤, 시인은?진회'라는 항구의 술집 근처에 배를 대고 배 안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되었다.밤이 깊어지자 술과 노래와 몸을 파는 여인들의 간드러진 노래가 취객들의 웃음소리에 섞여 들려온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강 건너에서 들려오는 음탕한 가사의 〈후정화〉라는 노래가 유난히 크고 자지러진다.안록산의 난을 겪은 후, 당나라는 날로 국운이 기울어 망해가고 있는데 나라가 망하는 것과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양으로 강 건너에서는 기생들의 노래가 밤새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래 소리를 듣고 있는 시인의 가슴은 저리고 아프다.지금,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 근검절약하면서 나라를 바로 세우기에 힘을 다하여도 기운 나라가 되살아날까 말까 하는데 국민들은 나라가 망해 가는 줄도 모르는 채 그저 향락에 취해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음탕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이를 어찌 한단 말인가?이 시에는 두목(杜牧)의 애타는 심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북한 핵 문제는 풀리지 않고 경제는 어렵기만 한데 밤마다 유흥가의 불빛은 밝기도하고 노래와 영화와 인터넷은 음란과 폭력이 넘쳐나고 있다. 어찌 할거나? 商:장사 상 恨:한 한 隔:건널 격, 사이 격 猶:오히려 유 唱:부를 창 庭:뜰 정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곽병창)에서 홍보담당 직원 1명을 모집한다. 70년 이후 출생자로 대학 졸업자면 가능하고 홍보·기획 경력자와 외국어 가능자는 우대한다. 서류접수는 31일까지. 문의 063. 280-7000/7077(총무계)
전북민예총 창립준비위원회(위원장 최동현)가 지난 28일 오후 7시 전북작가회의 사무실에서 첫 모임을 갖고 민예총 지회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 날 준비위원들은 회원 가입 형식과 회원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종필 준비위 총괄간사는 "민예총 가입은 개인별 가입을 원칙으로 하지만 전북작가회의·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전주독립영화협회 등 단체 단위 결합이 가능한 세 단체는 단체가입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다음달 20일까지 수필창작반 2학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기간은 9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15주간이며, 심화반(목·금)과 기초반(목·금)을 주간(오전 10시∼12시)과 야간(오후 7시∼9시)으로 나눠 각 40명씩 모두 4개반을 운영한다. 수필가 김학씨(전북펜클럽 회장)가 지도교수로 나선다. 접수는 전화(063. 288-0022)와 인터넷(www.ccc.chonbuk.ac.kr)으로 가능.
전주시립도서관에서 온고을시민대학 단기과정반 수강생을 모집한다. 운영기간은 9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16주. 모집과목은 컴퓨터 4개반과 동화구연반, 영어독서지도반, 종이아트반 등 모두 7개 반이다. 다음달 1일부터 전주시민 18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완산도서관에서 접수한다. 수강료는 2만원. 문의 063)287-4836/281-2703
'수필과비평'사는 다음 달 2일과 3일 대전 유성홍인호텔에서 '2003 하계수필대학 세미나 및 신인상 시상식'을 갖는다. 성기조·정진권·최병호씨 등 중견수필가들이 발제에 나서는 세미나는 '한국수필의 고민'과 '동수필에 대하여', '수필을 위한 변명' 등을 주제로 첫 날 오후 4시 20분부터 40분씩 이어진다. 이튿날은 유성일대와 동학사, 갑사 등 문학기행. 수상자는 강종우 김명자 박복례 우민자 전옥자 정미령 오재광 이숙자 정은희 최준강 피귀자 한명숙 권화송(권혁구) 김미정 배점옥 이기택 이성연 최인화씨 등 상반기 신인상 당선자들이다. 문의 063)275-4000
내년 5월 동학혁명기념관의 개관을 앞두고 동학혁명 관련 유물, 유품이 제대로 수집되지 않고 있어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지금까지 수집된 것중 가치 있는 것은 거의 없고 복사본, 모조품, 필사본, 또는 당시의 생활도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이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주민들의 소장품을 자발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전북도에 따르면 도 동학사업소가 지난 3월말 정읍시로부터 인계받은 유물, 유품은 총 1백96종 2백78점에 이른다.이는 기존에 정읍시에서 관리하던 것들을 인계 받은 것으로 이후 동학사업소는 5월부터 유물, 유품 수집운동을 벌여 30종 1백10건을 추가로 기증 받았다.그러나 손병희 선생 친필 1점과 서화류 몇점을 제외하곤 복사본이나 모조품, 또는 당시의 생활도구에 불과해 대내외적으로 전북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는 동학혁명 기념관이 초라한 모습으로 출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처럼 가치 있는 유물, 유품이 제대로 수집되지 않는 것은 동학당시 난으로 몰려 소중한 유품 등이 멸실된 경우가 많은데다 의미있는 것은 규장각이나 독립기념관 등에 이미 기증이 이뤄진 때문이다.이와 관련 윤동욱 동학관리사업소장은 "대대적인 운동을 벌이는 한편, 진품의 경우 단순히 기증받는데 그치지 않고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에도 적극 나서겠다”면서 기증된 유물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감사패 증정, 연구자료집 발간, 특별전 개최 등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황토현문화연구소(소장 신정일)에서 다음달 15일부터 17일까지 '7번 국도를 따라가는' 여름문화기행을 마련했다. 국내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이 도로는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을 잇고 있지만 원래 부산과 한반도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을 잇는 길이었다. 북쪽은 물론이고, 남쪽만 따져봐도 화진포·천학정·정간정·정동진·망양정·월송정·보경사·장기곶·장생포 등 명소가 즐비하다. 백두대간 봉우리와 동해의 푸른 바다가 길 양쪽에서 파도를 치며 유혹하고, 해안을 굽어보는 송림과 바닷바람에 가려진 철조망 너머의 미래까지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모집인원은 선착순 45명이며, 참가비는 일반 10만원(학생 6만5천원). 신정일 소장과 김판용 시인이 강사로 참여한다. 문의 063)277-3057
전주 아중문화의집에서 다음 달 4일부터 22일까지 '2003년 여름을 위한 영상릴레이'를 마련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 여름밤의 가족 발레 축제'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방학특별다큐공룡지배기', 네 번째 아중영화관의 테마인 '공포를 즐겨봐!', 8·15 광복절 특별 영화상영 '하늘색 고향' 등이다. 모든 상영작 무료. '가족 발레 축제'는 '해적''잠자는 숲 속의 미녀''신데렐라' 등 발레를 소재로 한 3편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특히 2백년 전통을 가진 키로프 발레단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대가 담긴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음악과 안무가 완벽하게 융합된 로맨틱 발레의 최정상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4일부터 6일까지 오후 7시)수억년전 공룡이 남기고 간 메시지를 통해 자연과 우주의 신비를 실감나는 영상으로 밝히는 '공룡지배기'는 어린이들에게 학습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아프리카·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시아 등 세계 각 대륙에 서식했던 공룡의 흔적을 찾고,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환경이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조명해 본다.(6일부터 8일까지 오후 3시)'공포를 즐겨봐!'는 '폰''월하의 공동묘지''검은 물밑에서''링''고스트 쉽''할로윈''네임리스''페시스' 등 공포·스릴러 영화 8편을 통해 한국·일본·미국·스페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공포를 탐닉한다. 대부분 15세이상 관람 가능.(11일부터 14일까지 오후 3시와 7시) "여름과 방학이라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 기획했다”는 양귀의 운영실장은 "발레·다큐멘터리·공포 등 여러 장르의 영상물을 전 세대가 함께 향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릴레이 상영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영화는 일제 시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한인들의 이주역사와 삶의 애환을 그린 장편 다큐멘터리 '하늘색 고향'(감독 김소영). 우즈베키스탄 공훈화가인 신순남씨의 대표작 '레퀴엠'을 테마로 지난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한인들의 이주사와 삶의 애환을 엮어나간 본격적인 장편 다큐멘터리영화다. 한국 다큐멘터리사상 최초로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2001 야마가타영화제와 2002 대만영화제에서 각각 Special Mention상과 NETPAC상을 수상해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다.(18일부터 22일까지 오후 2시) 문의 063-24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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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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